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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배

빛의 순례 선포식 및 한인디아스포라대회 설교

나홍균 (익산노회,이리제일교회,목사) 2013-05-23 (목) 10:40 10년전 2150  
실패한 밤의 환상
 
사도행전 16:6~10
 
<빛의 순례 선포식> 및 한인디아스포라대회 설교
2013년 4월 12일 가이사랴 항구 원형극장
 
 
 
사도바울이 가이사랴 항구를 출발하여 로마로 나아갔던 역사적 선교현장에서 지중해를 바라보며 WCC 제 10차 총회 <빛의 순례> 대장정을 시작하는 지금 이 순간, 저는 설레입니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 바울의 실패를 생각합니다.
 
아시아에서 복음을 전하려고 무시아 앞에 이르러 비두니아로 가고자 애쓰는 바울을 성령님이 막으십니다. 그 실패한 밤에 바울은 환상을 보게 되는데, 그것은 마게도냐 사람 하나가 그에게 청하여 마게도냐로 건너와서 우리를 도우라는 것이었습니다.
 
신비란 알 수 없음입니다. 인간의 예측이나 생각을 뛰어 넘는 것이 하나님의 신비입니다. 당시에는 하나님께서 비두니아가 아니고 마게도냐로 가라는 뜻을 이해할 수 없었지만, 지금 우리는 그 의미를 알고 있습니다. 발달된 로마의 길과 제국의 영향력 때문에 우리 기독교는 급속도로 전파될 수 있었고, 세상의 땅끝까지 복음을 증거하는 기회를 얻게 되는 사건이 오늘 말씀입니다.
 
성경은 이 하나님의 신비로 가득합니다. 믿음이 없는 자에게는 말 할 것도 없지만 믿음이 있다는 하나님의 백성에게도 하나님의 하시는 일은 측량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브루기아와 갈라디아에서 바울 일행은 전도에 실패합니다. 다른 인간적인 곤경이나 장애 때문이 아니라 성령께서 말씀을 전하지 못하게 하셨기 때문입니다. 비두니아에서도 애를 썼지만 실패합니다. 예수의 영이 허락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드로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께서 친히 환상을 보이시며 저들의 하는 일을 막고 마게도냐로 떠나라 하셨기 때문입니다. 비단 여기서만이 아니라 스데반의 박해 이후 예루살렘 교회는 산산히 깨어지고 흩어졌습니다. 하나님께서 저들을 버리셨는가? 저들이 하나님의 뜻을 거스렸는가? 결코 아닙니다. 그렇다면 무슨 이유인가? 당시 저들로서는 아무도 알 수 없었습니다. 도무지 하나님의 섭리를 측량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훗날 이러한 하나님의 신비는 분명하게 그 뜻을 드러냅니다. 예루살렘에서 흩어진 성도들을 통하여 복음은 ‘온 유대와 사마리아’까지 전해지게 되었고, 브루기아와 갈라디아, 그리고 비두니아와 드로아에서 실패한 일들을 통하여 바울 일행은 오히려 마게도냐로 복음을 전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마게도냐가 어디입니까? 오늘날의 그리이스, 희랍입니다. 이제 복음이 유럽 대륙으로, 다시 말해 ‘땅끝까지’전해지는 시작이 된 것입니다.
 
우리에게는 실패가 없습니까? 그리고 그 실패로 주저앉아 절망한 드로아의 밤이 없습니까? 왜 내 인생은 내가 특별히 잘못한 것도 없는데 이렇게 풀리지 않고 꼬여만 가는 것이며, 왜 나에게만 이런 불행한 일들이 닥치는 것인가요? 오늘 봉독한 말씀으로 위로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때로는 실패도 하나님의 신비에 속한다는 것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그처럼 수고하고 헌신했던 바울 일행이 성공하지 못하고 드로아에서 잠못 이루는 밤을 보낸 것, 아브라함과 이삭에게 약속된 축복을 이어받은 야곱이 축복은 커녕 광야에서 돌베게를 하고 잠들 수 밖에 없는 고단한 형편이 된 것, 이런 모든 실패의 밤도 하나님의 신비에 속해 있었음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어떤 절망과 실패의 밤도 하나님께서 지키시고 계시다는 것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사람이 가장 견디기 어려운 고통은 그 고통이 ‘자신에게만’ 닥친다는 생각, 즉 ‘왜 하필 나에게만’이란 생각이고, 또 하나는 ‘내가 무엇을 잘못했기에’하는 생각입니다. 그러한 절망의 밤이 가장 견디기 어려운 것이지만,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당신에게만 그러한 밤이 있는 것도 아니고 당신이 무엇을 잘못했기 때문만도 아닙니다. 그러면 무엇입니까? 다만 우리가 아직은 측량할 길 없는 당신의 계획이 계실 뿐입니다. 조국을 떠나 이역만리 이곳 이스라엘 땅에서 삶의 터를 잡은 여러분들이 어떠한 이유에서 이 곳에 왔든지 그것은 하나님의 위대한 계획 중 하나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뜻에 의해 우리 인생이 굴러가고 있으므로, 삶의 절망한 밤을 만났을 지라도, 하나님께서는 그 밤에 더 밝은 새벽을 준비하고 계시다는 사실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어떻게 준비하시는가? 소망의 환상을 준비하셔서 저들을 다시 일으켜 세우십니다. 야곱에게는 하늘에 이어지는 사닥다리, 소망의 사닥다리를 보여 주시므로 저로 하여금 광야의 고단한 잠에서 다시 일어서게 하셨습니다. 바울과 실라에게는 마게도냐 사람이 저들을 부르는 환상을 보여주셔서 저들이 실패의 연속 가운데서도 아직 해야할 일이 남아있음을 보여 주어, 그 고단한 몸을 다시 일으키게 하셨습니다. “우리를 도우라. 당신들에게는 아직 할 일이 남아 있다”는 것입니다.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실패와 좌절의 밤에서 일으켜 세우시는 방식은 이것입니다. 너는 더 가야할 길이 있고, 해야 할 일이 남아 있다!
 
사람들은 ‘더 이상 나에게 다른 길이 없다. 해야 할 일이 없다’는 생각에 허망해 하고 주저앉아 버립니다. ‘내 인생은 이처럼 실패하고 하찮은 채 그만인 것이 아닌가?’ ‘나는 더 이상 쓸모가 없는 것이 아닌가?’ 우리는 실패할 때 마다 이런 자괴감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말씀하십니다. “마게도냐로 건너가라. 거기에는 아직 네가 도와야 할 사람들이 있고 해야할 일들이 남아있다”는 것입니다. 복음은 이제 더 넓은 곳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당연히 복음의 영역이 넓혀져야 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복음이 땅끝까지 전해져야 하고, 이방인에게도 전해져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고, 나아가 오늘날로 말하자면 복음이 이 세상 구석구석/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등에 그 능력이 미쳐야 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나아가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복음의 영역을 넓히라는 것은 복음을 믿는다는 너희가 마땅히 얕은 물가에서 서성거리지 말고 깊은 곳으로 가서 그물을 던지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복음의 능력이 이 시간만이 아니라 일주일 내내 능력을 미치고 우리 인생의 폭과 깊이를 더하여 삶을 풍성히 하라는 말씀이기도 합니다. 지금 여러분이 밟고 있는 인생의 경계보다 훨씬 더 넓게 내 딛으라는 것입니다. 더 높은 것을 보고 더 깊은 은혜를 사모하라는 것입니다. 그렇게 할 때에 실패와 좌절의 밤을 이기고 새로운 새벽을 맞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환상을 보시기 바랍니다. 하나님의 음성을 들으시기 바랍니다. 당신을 더 넓고 깊은 곳으로 부르시는 음성을 듣고 환상을 따라가시기 바랍니다. 여러분 인생의 마게도냐를 찾으시기 바랍니다. 지금까지 여러분이 아웅다웅, 그리고 근근히 살아온 그 좁은 공간 말고 더 넓은 인생의 마게도냐, 얼마든지 새로운 보람을 얻을 수 있고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각자의 마게도냐를 찾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이 딛고 서 있는 이곳 이스라엘이, 아니 앞으로 내딛게 될 여러분의 모든 영역이 마게도냐가 되기를 바랍니다. 때로는 여러분에게 인생의 실패를 통해서도 아직 나에게 마게도냐가 남아있음을 깨우쳐 주시는 하나님의 능력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WCC 제 10차 총회 준비상황이 녹녹치 않은 여러 여건 속에서도 차질없이 준비되고 있습니다. 이번 빛의 순례가 WCC의 정의, 평화, 창조질서 보존이라는 역사적 주제 의식을 찾는 기회가 되는 것은 물론이고, 척박했던 여건과 암흑한 시대 환경 속에서도 세상의 빛의 사명을 감당했던 신앙의 선진, 믿음의 선배들의 발자취를 새기며 따르는 귀한 순례가 되기를 축원합니다. 그리하여 그 길에서 사람의 능력과 이성을 초월하여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큰 섭리로 WCC 제 10차 총회가 거룩하고도 은혜로이 치러지기를 바랍니다. 그러하기 위해 ‘건너와서 우리를 도우라’는 오늘 말씀처럼 여러분의 관심과 기도, 협력이 필요합니다.
지금 우리는 분단된 한반도, 첨예한 모순과 전쟁의 위협속에 있는 동아시아에서 열리는 WCC 총회를 이해할 수 없고, 그 의미를 파악하지 못하였을지라도, 마게도냐에 퍼진 복음이 전 세계를 구원하는 복음이 되었듯이 WCC 제 10차 부산총회가 한반도의 통일과 평화, 동북아시아의 상생과 화해에 밑거름이 되고, 침체된 교회의 선교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입니다. 이 일을 크게 돕는 우리 모두가 되시기를 축원합니다.
여러분이, 우리가 딛고 서 있는 이곳 이스라엘이, 아니 우리 모두가 앞으로 내딛게 될 모든 지경과 삶의 영역이 하나님의 위대한 섭리 안에 있는 마게도냐가 되기를 축원합니다.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6-11-03 20:48:18 총회장 칼럼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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