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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솔문

[이야기] 왕의 노래

신솔문 (전북동노회,임실전원교회,목사) 2017-05-01 (월) 07:51 3년전 1124  

1.

 

세 명의 기사가 탁자 앞에 앉아 왕자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우리 아버지께서, 그러니까 왕께서 여기 계신 세 분의 기사 중 제 동생의 신랑감을 고르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자격을 갖추었음을 가장 먼저 증명하는 기사를 사위로 삼겠다고 하셨지요.”

 

왕자는 자신의 말을 이해할 수 있게끔 잠시 시간을 두고 기사들의 얼굴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먼 길을 헤쳐 온 세 사람 모두 전쟁터에서 얻은 흉터 자국이 얼굴에 남아있었다. 사실 그 세 기사보다 더 강하고 용감한 용사는 없었다. 그리고 그 세 기사는 왕의 딸보다 더 아름다운 여인은 이 세상에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각 기사는 왕에게 공주와의 혼인을 요청했다. 왕은 누가 자신의 딸에게 가장 적합한 사람인지를 알아보기 위해 그들 각각에게 한 번씩의 기회를 주겠다고 약속했다.

 

헴록을 지나 왕의 성곽까지 가는 여행이 세 사람에게 주어진 시험이에요.”

 

숲 말입니까?” 왕자의 말에 한 기사가 얼른 물었다.

 

, 숲이요왕자가 대답했다.

 

기사들이 생각에 잠겨있는 동안 침묵이 흘렀다. 세 사람 모두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어둡고 지루한 헴록이 얼마나 위험한 곳인지를 익히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숲은 나무가 너무 빽빽하게 들어차 있어서 해가 환하게 비칠 때에도 땅바닥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 그런 곳이었다.

 

그곳에는 노란 눈을 지닌 작고 교활한 호페노트가 살고 있었다. 호페노트는 떼를 지어 사는 아주 영리한 동물이었다. 길을 잃어버린 여행자들이 어둠 때문에 동물로 변해 호페노트가 되었다고 믿는 사람들도 있었다. 물론 그것이 진실인지 확인할 길은 없었다.

 

 

2.

 

혼자 통과해야 합니까?”

 

칼리슬레가 물었다. 세 기사 중 가장 용감한 사람이 묻기에는 좀 이상한 질문이었다. 그가 휘두르는 칼의 위험은 온 나라가 다 알고 있는 바였다. 그러나 그 강철 같은 용사라도 혼자 헴록을 여행하는 것은 아주 두려운 일이었다.

 

같이 갈 동료를 한 사람씩 선택할 수는 있어요.”

 

 

이번에는 알론이 물었다.

 

숲은 어두워요. 나무들이 하늘을 완전히 가리고 있어요. 그런데 어떻게 성을 찾을 수 있겠어요?”

 

그는 칼리슬레처럼 용감하지는 않았지만 훨씬 더 민첩했다. 그는 그 날렵함으로 유명한 사람이었다. 나무 뒤로 살짝 피하거나 재빨리 벽을 뛰어넘어, 그를 잡으려고 달려드는 적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방향을 알 수 없다면 그런 민첩함도 별 소용이 없을 것이다. 그래서 알론은 어떻게 길을 찾을 수 있죠?”라고 물었다.

 

왕자는 미소를 지으면서 탁자 위에 있는 자루에 손을 뻗어 상아로 된 피리를 꺼냈다.

 

이 피리는 세상에 딱 두 개 뿐이에요. 하나는 이것이고 나머지 하나는 왕께서 갖고 계시죠.”

 

그는 피리를 입에 대고 부드럽고 감미로운 노래를 연주했다. 마음을 어루만지고 달래주는 음악이었다. 기사들은 한 번도 그런 음악을 들어본 적이 없었다.

 

왕께서도 같은 곡을 연주하시죠. 아버지께서 연주하는 음악이 여러분을 성곽으로 이끌어줄 거예요.”

 

어떻게요?” 알론이 물었다.

 

왕께서 하루에 세 번씩 성벽에서 연주를 하실 거예요. 태양이 떠오를 때, 태양이 가장 높이 떠 있을 때, 그리고 태양이 질 때 이렇게 세 번이요. 그 연주를 잘 듣고 따라가세요. 그러면 길을 잃지 않고 성을 찾을 수 있을 거예요.”

 

이 피리와 똑같은 피리가 하나뿐인 게 확실한가요?” 캐시돈이 물었다.

 

, 딱 하나밖에 없어요.”

 

왕자님과 왕께서 똑같은 음악을 연주한다고 하셨죠?”

 

.”

 

캐시돈은 조심성이 많은 사람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는 다른 사람들이 잘 보지 못하는 것들도 보았다. 이를테면 여행자의 신발에 묻은 흙먼지를 보고 그 사람의 집이 어디인지를 알아 맞출 수 있었다. 그리고 말하는 사람의 눈을 보고 그 사람의 이야기가 사실인지 아닌지를 알아냈다. 또 공중에 나는 새들의 수를 보고 행군하는 군대의 크기가 얼마나 큰지를 알아내는 사람이었다.

 

칼리슬레와 알론은 그가 왜 피리에 대해 물었는지 궁금했다.

 

같이 갈 동료를 신중하게 선택하도록 하세요.” 왕자가 주의를 주었다.

 

다음날 아침 세 명의 기사는 말을 타고 아무도 길을 찾아 통과한 적이 없다는 헴록으로 갔다. 그들이 신중하게 선택한 동료들 역시 각각 말을 타고 뒤를 따랐다.

 

 

3.

왕의 성곽에서 기사들을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하루하루는 매우 느리게 흘러갔다. 모든 백성이 이 시험에 대해 알고 있었다. 그리고 어떤 기사가 공주를 아내로 맞이할 수 있게 될지 모두 궁금해 했다. 하루에 세 번씩 왕은 헴록의 나무들 사이로 음악을 흘려보냈다. 그리고 하루에 세 번씩 사람들은 그 노래를 듣기 위해 일을 멈추었다.

 

여러 날이 지났고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음악이 흐른 후, 드디어 숲에서 비틀거리며 나오는 두 사람의 모습이 파수꾼의 눈에 띄었다. 그 두 사람이 누구인지는 알 수 없었다. 성곽으로부터 너무 멀리 떨어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들에게는 말도 무기도 갑옷도 없었다.

 

왕은 수비대를 불러 명령했다. “어서 저들을 데려와서 잘 먹이고 치료해 주도록 하라. 그러나 어느 누구에게도 저들이 누구인지 말해서는 안 된다. 저 기사에게 왕자와 같은 옷을 입혀라. 오늘밤 잔치에서 저들의 얼굴을 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을 돌려보내며 잔치를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4.

 

그날 밤 연회석은 잔치 분위기로 한창 무르익어 갔다. 식탁에 둘러앉은 사람들 사이에서는 헴록 숲에서 살아남은 기사가 누구일 것인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다.

 

드디어, 최후의 승자를 밝힐 순간이 되었다. 왕의 신호에 따라 좌중은 조용해졌다. 왕은 피리를 불기 시작했다. 상아 피리 연주가 다시 울려 퍼졌다. 사라믈은 들어오는 기사를 보기 위해 모두 고개를 돌렸다.

 

많은 사람들이 가장 용감한 칼리슬레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민첩한 알론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몇 있었다.

 

하지만 칼리슬레도 알론도 아니었다. 이 여행해서 살아남은 기사는 가장 지혜로운 캐시돈이었다.

 

그는 피리 소리에 맞추어 빠른 걸음으로 걸어나와 왕 앞에 허리를 굽혀 절했다.

 

그대의 여정에 대해 듣고 싶네라는 지시가 내려지자, 사람들은 이야기를 듣기 위해 모두 그를 바라보았다.

 

호페노트를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라고 캐시돈은 이야기를 시작했다.

 

끝임없이 공격해왔습니다. 물론 우리는 완강히 저항했습니다. 말들을 빼앗기고도 계속 싸웠습니다. 그런데 정말 힘들게 한 더 끔찍한 것이 있었습니다.”

그게 무엇이었죠?” 누군가 물었다.

 

흉내를 내는 것이었습니다.”

 

흉내라니?” 왕이 물었다.

 

, 피리 소리가 숲 속으로 흘러들어 올 때마다 수백 수천 개의 피리가 연주를 해대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사방에서 피리 소리가 들려왔지요. 칼리슬레와 알론이 어떻게 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용감함이나 민첩함은 진짜 피리 소리를 듣는데 분명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왕은 모든 사람이 궁금해 하며 묻고 싶어하는 질문을 했다.

 

그런데 그대는 어떻게 내 음악 소리를 들을 수 있었는가?”

 

전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동료를 선택했습니다.”

 

캐시돈은 이렇게 대답하며 걸어 들어오는 그의 동료를 가리켰다. 사람들은 숨을 죽였다.

 

 

5.

 

그 동료는 바로 왕자였다. 그는 손에 피리를 들고 있었다.

 

왕처럼 피리를 불 수 있는 사람이 딱 한 사람뿐인 것을 알고 함께 여행하자고 부탁을 드렸습니다. 그리고 동행하는 동안 왕자님께서 피리를 불었습니다. 그래서 전 왕의 곡조를 익혔지요. 비록 수천 개의 피리 소리가 왕의 연주를 듣지 못하게 방해했지만 그 속에서도 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왕의 노래를 알았기 때문에 그 노래 소리를 따를 수 있었던 것입니다.”

 

 

 

 

[]

 

(1) 비밀의 책(맥스 루케이도 저, 마영례 역)승리라는 비밀중에 있는 이야기입니다.

 

(2) 어제 어린이주일로 쇠었고 유초등부/중고등부들이랑 함께 예배를 드렸는데요, 이 이야기 하나 전했습니다.

 

(3) 피리 소리나 왕자나 다 말씀을 상징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피리 소리가 쓰여진 말씀이라면 왕자는 말씀 자체”인 예수그리스도이시지요. 보혜사이시고 '세르파'이신.


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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