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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솔문

『흐르는 강물처럼』1

신솔문 (전북동노회,임실전원교회,목사) 2017-05-10 (수) 10:42 6년전 2006  



1.

 

지난 주일(어버이주일/가정주일)에는

흐르는 강물처럼을 나누었습니다.

 

소설(이종인 역, 연암서가)을 보면

책 처음에 내가 오랫동안 이야기들을 해온 진과 존에게라는 헌정이 있습니다.

영문학자 노먼 매클린이 오랫동안 자기 아이들에게 해 온 가족 이야기를

소설화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소설 마지막 부분에

제 심금을 울린 구절이 나오는데요.

 

완벽하게 이해하진 못해도 완벽하게 사랑할 수는 있습니다

 

큰 아들 노먼의 말에 아버지 목사님은 이렇게 답합니다.

 

그래, 그게 내가 평생 설교해 온 것이지

 

그 가족이야기평생 설교해 온 것을 전달하는 것만으로도

가정주일 설교로 충분하다고 생각했지요.

 

 

 

2.

 

이 소설의 영화는 오래 전 어떤 채널에서 우연히 후반부를 먼저 보고

나중에 다른 채널에서 전반부를 본 후 머리에서 봉합한 상태라

복구가 필요했습니다만, “소설 설교로 방향을 잡고 있어서

책에 집중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소설을 읽어보니 난감하더군요.

플라이 낚시에 대한 아주 섬세한 묘사가 상당히 많은데

낚시 한 번 해본 적이 없는 저에게는 생경하였고

다른 소설에 비해

플롯이라든가 서사(敍事) 구조가 매우 약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 점은 스토리가 필요한 설교 작성에 큰 난관이었습니다.

 

영화에서는 큰 아들(화자)의 연애 이야기가 꽤 흥미롭습니다.

하지만 소설에는 그런 내용은 없습니다.

이미 결혼한 상태이며 오히려 속을 못 차린 처남에 대한 이야기가 꽤 길게 나옵니다.

물론 별도로 다룬 것이 아니라 낚시 이야기 속에 양념처럼 서술됩니다.

 

영화에서는 아버지 목사님의 마지막 설교 장면이 나오지만

소설에는 없습니다.

앞에서 소개한 아버지 목사님의 한 마디의 말을

영화감독이 한 장면으로 만든 것입니다.

 

 

 

3.

 

이 소설을 파악하는 단서는

첫 문장에 있습니다(이 글 속에 있는 두 사진은 구글에서 빌려왔습니다).

 

 

흐르는2.jpg

 

  

 

우리 집안에서는, 종교와 플라이 낚시 사이에는 명확한 구분이 없었다

 

 

이 문장에서 세 영역, 집안종교플라이 낚시가 나오는데요.

이 소설은 플라이 낚시를 골간으로 해서

가족 이야기와 신앙 이야기를 엮어내고 있습니다.

 

요컨대, 책을 높이 들어서 플라이 낚시 내용을 탈탈 털어내면

가족 이야기와 신앙 이야기가 붙어 있는데

여기서 더 털어내어도 끝까지 붙어있는 것은 가족 이야기이고

그 이야기의 중심에는 “(부모님의) 둘째 아들 폴또는 “(형의) 동생 폴이 있습니다.

 

젊은 나이에 안타깝게 죽은 동생에 대한 회한이

이 소설의 중심 중의 중심입니다.

 

동생 폴은

플라이 낚시의 대가이자 다른 잡기에도 능한 신문 기자입니다.

 

그는 이미 낚시를 포함하여 잡기의 대가였다

 

불행하게도 에서가 사냥에 능했던 것처럼

폴이 능했던 잡기 중의 하나가 도박이었고

폴은 결국 도박과 관련된 일로 살해를 당하지요(그렇게들 짐작합니다).

 

형제 이야기이니

성경 본문을 정할 때

성경의 형제들을 생각해보았는데요.

 

밖으로 도는 동생이니

가인과 아벨에서와 야곱도 아니고

딱 탕자 비유의 형제이더군요.

 

, 탕자 비유와 다른 점은

비유 속 동생은 해피 앤딩이지만

소설 속 동생은

회복하지 못하고 생을 마감한다는 것입니다.

 

탕자라는 용어 때문에 폴을 망나니처럼 여기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마 소설가는 펄쩍 뛸 겁니다.

 

동생 폴이 살해당하기 전 날

그는 아버지와 형과 아름다운 낚시를 마친 후 이런 말을 하지요.

 

제가 낚시대를 잘 다룬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물고기와 똑같은 생각을 하려면 앞으로 3년은 더 있어야 해요

 

외람되게 소설을 쓴 노먼 매클린과 똑같은 생각을 해보자면,

소설가는 자기 동생 폴을 망나니처럼 보이지 않게 하기 위해

처음부터 끝까지 신경을 씁니다.

 

망나니 처남 이야기가 긴 분량을 차지하고 있는 것도

이 해석으로 설명하고 싶습니다.

대비를 통해,

도박에 빠져있었지만 내 동생은 그런 종류의 망나니는 아니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 거지요.

 

이 소설의 중심으로 좀 더 들어가 볼까요?


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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