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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강물처럼』2

신솔문 (전북동노회,임실전원교회,목사) 2017-05-10 (수) 10:49 6년전 2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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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소설의 마지막 단락의 첫 문장입니다.

 

이윽고 모든 것은 하나로 융합되고 그 속으로 하나의 강이 흐른다

 

보시다시피 이 문장에 소설의 원 제목이 나옵니다. “흐르는 강물처럼이 아니고 그 속으로 하나의 강이 흐른다”(a river runs through it)이군요. 우리나라 영화와 소설에서는 흐르는 강물처럼으로 번역 했는데, 반은 맞는 표현입니다. 소설 속에서 이런 비유가 있기 때문이지요.

 

그 당시에는 인생의 스토리가 종종 책보다는 강과 더 비슷하다는 것을 뚜렷하게 알지 못했다

 

 

하지만 이 문장에서 중요한 단어는 ‘it’입니다.

이것은 모든 것을 하나로 융합시키는 것인데

이것을 누락했으니 반만 맞은 표현인 것이지요.

 

 

그렇다면 모든 것을 하나로 융합시키는 것은 무엇일까요?

 

아마도 하나님의 섭리아닐까 싶습니다.

인생의 강에서 겪은 숱한 일들, 서로 이질적인 것들이

하나님 섭리라는 용광로 속에서 하나가 되고

그 속으로 인생의 강이 흐르는 것이지요.

 

융합시키는 것을 비롯한, 소설 마지막 문장들에게 대한 단서가

아버지 목사님과 큰 아들의 대화에서 나옵니다.

 

 

내가 읽던 부분에, 태초에 말씀(the Word)이 있었다고 되어 있어. 참 좋은 말이야, 난 예전에, 처음에 물이 있었다고 생각하곤 했어. 하지만 잘 들어보면, 말씀이 그 물 밑에 있다는 것을 듣게 돼.”

 

그건 아버지가 먼저 목사이고, 그 다음에 낚시꾼이기 때문에 그런 거겠지요.” 내가 말했다. “만약 폴에게 물어보면 말씀이 물에서 나왔다고 할 걸요.”

 

아니야, 넌 내 말을 주의 깊게 들어야 해. 물이 말씀 위로 흐르는 거야. 풀도 네게 같은 말을 할 거다. 풀은 지금 어디에 있니?”

 

 

 

이 대화는 소설 마지막 단락과 분명히 조응합니다(밑줄은 필자가 번역).

 

이윽고 모든 것은 하나로 융합되고 그 속으로 하나의 강이 흐른다. 강은 세상의 대홍수에 의해 조성되었고, 시간의 근원에서 흘러나와 돌들 위로 흘러간다. 어떤 돌들에는 영구적인 빗방울 흔적이 새겨져 있다. 그 돌들 아래에는 이야기들(the words)이 있고, 그중 어떤 것은 돌들의 이야기들이다. 나는 언제나 강물 소리에 사로 잡힌다.”

 

 

영화에서는 어릴 때 아버지가 하신 말씀으로 나오지만 (보충: 아버지 목사님 말이 두 아들이 어릴 때 하신 것이 아니고, 성인이었을 때 한 말입니다. 영화에서 어떻게 나왔는지 가물가물하네요


산전수전을 다 겪은 70대 초반의 형 노먼이 하는 말입니다.

 

아버지가 자연 세계 모든 것의 바탕에 있다고 한 그것, 모든 것을 하나로 융합시킨다고 여겼던 그것을, 큰 아들은 인생에 적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the words’를 앞의 ‘the Word’와 다르게 번역해야 한다는 것도 분명해보입니다. 소설가가 의도적으로, 비슷하나 다른 단어를 썼기 때문이지요. 앞의 것이 신적인 말씀이라면 여기는 인간의 말씀입니다. 그리고 인간의 말씀은 바로 이야기입니다. “이야기로 해석해야 바로 앞에서 뜬금없이 한 아버지 목사님 대사가 자리를 잡습니다.

 

넌 이야기를 말하는 걸 좋아하지?”

, 진실한 이야기를 말하는 걸 좋아합니다.”

 

이어 아버지가 물었다.

 

때때로 여러 가지 진실한 이야기들을 다 쓴 다음에, 또 다른 이야기를 꾸며 내고 그 지어낸 얘기에 어울리는 사람을 섞어 넣어야 해. 그렇게 해야만 실제로 벌어진 일과 그 이유를 알 수 있어. 우리가 함께 살았고 사랑했고, 또 마땅히 잘 알아야 하는 사람이 실은 우리의 이해를 벗어나기 때문이지.”

 

 

함께 살았고 사랑했고 마땅히 잘 알아야 했으나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 사람에 대한 진실한 이야기 이상의 이야기는 무엇일까요?

 

따스한 시선으로 사랑했던 사람을 바라보는 이야기이지요.

 

 

하나님의 섭리 속에서 거대한 인생의 강이 흐르고 그 강에 함께 휩쓸리거나 그 강 속에서 버티는 수많은 바위 같은 인생들이 있는데, “영구적인 빗방울 흔적과 같은 상처를 가진 바위들에 대한 따스한 이야기가 그 바위 밑에 흐른다는 것이 이 마지막 단락을 통해 소설가가 하고 싶은 마음 아닐까요?




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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