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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이 미륵산 된 사연

이상호 (대전노회,공주세광교회,목사) 2017-07-11 (화) 14:56 4개월전 283  

지리산이 미륵산 된 사연

 

월요일은 목회자의 휴일이다. 가능한 도를 넘으라는 말이 있다. 도를 넘어서 나들이도 하고 등산도 하고 지인도 만나고 떠나야 쉼이 될 수 있다는 조크이다. 아니 일터 현장을 떠나야 진정한 휴식이지 현장의 고민을 그대로 품고 몸만 쉰다고 휴식이 될 수는 없다.


매주 그럴 수는 없지만 모처럼 익산에서 목회하시는 최윤식 목사님이 산을 좋아하시는 모습이나 글을 통해 그분의 목회를 들여다보며 양지가 좋아하는 분이시다. 지난 주 총회 홈페이지에 지리산 칠선계곡에 다녀온 이야기를 감동으로 읽게 되어 알았더라면 동행했을 걸 하고 글을 달았다. 그랬더니 연락이 되어 10일 지리산 한신계곡을 동행하기로 하였다.


월요일 아침부터 장맛비가 주룩주룩 내린다. 약속은 했지만 최목사님이 어떤지 전화를 드렸다. 여기는 비가 오지만 목적지 경남 함양 쪽에는 큰 비소식이 없다며 예정대로 출발하자고 하신다. 울릉도 갈 때도 폭풍 소식에 망설이는 동역자들에게 가자고 했던 양지 생각이 맞아 떨어져 기분이 좋다. 혹시 비가 오더라도 지리산 정기는 받아 올 것 아닌가?


아니 흐린 날 안개와 운무가 산의 운치를 더할 수도 있다. 게다가 보령댐이 말라버린 충청도에 살며 혹시 지리산에서 비를 맞는다면 얼마나 기분 좋은 일인가, 얼싸 좋아 출발을 하였다. 시계를 찰까? 핸드폰만 가져갈까 분명 손에 들고 있었는데 막상 익산에서 목사님과 접선하려고 전화를 걸려니 전화기가 없다. 아차 전화기를 집에 두고 온게 분명하다. 1년에 서너 번은 있는 일이다. 아니 앞으로 더 자주 있을지도 모른다. 아내의 전화기로 114에 전화를 걸고 북새통인데 창문을 열고 손짓을 하신다. 최목사님이다. 이 얼마나 반가운 일인가?


목사님 차를 타고 일행 4명이 출발이다. 목사님은 사모님과 함께가 아니라 성도 이희열 님과 함께 였다. 사모님 몸이 안 좋으셔서란다. 익산 톨게이트에서 바로 고속도로로 들어서서 광주방향으로 가야하는데 대전방향으로 잘못 들어섰다. 순간의 실수는 충청도 논산 톨게이트까지 돌아와야 한다. 덕분에 금방 도를 세 번 넘었다. 오늘의 목표는 이미 초과달성이다.


차 안에서 알고 보니 사모님이 심상치 않게 안 좋아지셔서 산행을 다음으로 미루던지 하려고 여러 번 전화를 했는데 받지 않은 것이다. 할 수없이 먼 길에 출발한다고 했기에 편찮으신 사모님을 홀로 두고 나오신 것이다. 목사님은 대신 며느리에게 가보라 하고 연신 전화로 통화하며 사모님의 상태를 확인하신다. 잘 아는 성도가 링거라도 맞혀드리려고 하는데 잘 되지 않는다는 정보도 알아냈다.


어느덧 차는 오수에 이르렀다. 마음이 편치 않다. 드디어 목사님이 어렵게 결단을 내리셨다. 여자들은 애기 날 때, 병들었을 때 함께하지 않으면 두고두고 원망한다면서 차를 줄테니 지리산에 다녀오라며 버스로 귀가하신다고 한다. 나는 망서릴 필요 없이 얼른 “그럼요, 우리 함께 익산으로 돌아갑시다. 아프신 사모님 돌보는 게 먼저지요. 목사님은 사모님께 가시고 우리는 만약 비가 오면 공주로 돌아가면 되고 비가 안 오면 익산에서 좋은 시간 가지면 됩니다.”


목사님은 미륵산을 추천하신다. 익산에 도착하니 비가 그쳤다. 목사님은 많이 미안해하시면서 미륵산 입구까지 안내하며 김밥에 간식거리에 차비까지 질러주신다. 참 좋으신 목사님이다. 감동하며 사모님의 건강을 빌면서 희열씨의 안내로 산에 오른다. 초신자 희열씨, 참 이름도 좋고 하루를 안내해줬으니 기억해 둔다.


미륵사지를 지나 약수터에서 미륵산 등반길은 가파르고 험했다. 큰 산 오르기 전에 전지훈련코스 같다. 재밋고 스릴도 있다. 쉴 때는 간식을 먹으며 눈앞에 펼쳐진 풍광도 즐긴다. 1시간 여 오르니 정상이다. 해발 430m로 나이 든 내게 적당하고 주변도 잘 보인다.


김밥으로 간식을 먹고 희열씨 덕분에 좋아하는 자두도 먹었다. 하산은 다른 길로 들어섰다. 역시 가파르고 돌이 많았다. 하지만 미륵산성이 나와 눈을 즐겁게 한다.


현지 안내문에 보니 미륵산성은 미륵산(일명 용화산) 최고봉인 장군봉과 동쪽 계곡을 둘러쌓은 석성으로 백제 무왕 때 창건된 성으로 전해지고 있다. 성의 길이는 1,822m로서 익산지역 최대규모의 산성이다. 성은 산 경사면에 쌓았는데, 성벽의 높이는 4~5m이며, 폭은 6m정도이다. 지금까지 본 성중에 폭이 이렇게 넓은 건 처임인 것 같다. 성내에는 건물지 장대지 우물터가 남아 있다. 현재 동문지, 남문지와 10개의 치가 남아있고 동문지와 주변 성벽을 정비하였다.


베데스다기도원을 지나 한강 이남에서 최대 대나무 군락지에 집들마다 넓은 잔디밭을 가진 구룡마을을 지나 미륵사지에 도착하니 1시 30이나 되었다. 희열씨의 도움으로 차를 가져와 인근 식당에서 순두부 백반으로 늦은 점심을 먹고 귀로에 낙상으로 허리 골절상을 입은 장로님 문병하고 건양대학에 있는 정현이 전화심방까지 하였다. 하루를 정말 알차게 사용한 것 같아 뿌듯하다. 그리고 지리산 등반이 미륵산 등반으로 바뀌어 양지 체력과 일정에 알맞아 더욱 행복한 하루였다. 불러주신 최목사님께 감사하다.

 





험한 길


정상 430.2m








구룡마을에서 정원 넓은 집








미륵사지에서 본 미륵산




최윤식 2017-07-11 (화) 16:02 4개월전
멀리 계신 분 초청해 놓고 일정에 차질을 빚어 죄송스럽기 그지 없습니다.
사정을 이해해 주시고 기꺼이 일정 변경에 동의해 주신 넓으신 마음에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어그러진 일정 덕에 백제 고도였던 미륵사지를 둘러보고 미륵산 등산을 하게 되었으니
합력하여 선을 이룬 격입니다.
하지만 원래 목적지였던 지리산 한신계곡 등산을 그냥 포기할 순 없지요.
한 주 미루어 담주 월요일에 다시 가게요.  일주 후에 다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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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식 2017-07-11 (화) 16:03 4개월전
사진 구도를 잘 잡아 멋지게 찍으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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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 2017-07-11 (화) 21:55 4개월전
앗! 목사님이 읽어주셨군요.
우선 사모님이 우선하시다니 다행입니다.
예 다음주가 또 기다려집니다.
이곳을 보시는 분들 중에 뜻이 있는 분들은
7월 17일(월) 오전 8:30 익산톨게이트 입구 마지막 주유소에서 만납시다.
한신 사람들 지리산 한신계곡의 절경을 함께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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