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뉴스에서 표절이라는 말이 종종 들리는데요. 저도 표절 문제로 곤혹스러웠던 적이 있습니다. 꽤 격식을 갖춘 곳에서 간단한 논문을 발표했는데 어떤 학자에게는 제 글이 명백한 표절이었습니다. 자신의 많은 독창적인 아이디어에도 다른 학자들의 논문을 인용해주시는 분이시니, 참고문헌에조차 논문명을 적지 않은 제가 아주 뻔뻔하게 보이셨을 겁니다. 나중에 불거진 제 표절 의혹은 제 치부를 고백하고서야 해명이 되었습니다. 그 때 제 글은 아주 황급히 써진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다른 논문들을 찾아볼 여유가 없었고 당연히 문제의 논문이 존재하는지도 몰랐지요. 아이디어가 우연히 일치한 것이었습니다.
지난 금요일에 제 책들을 상당히 정리했습니다. 버려야할지 말지 결정하기 위해 책을 살펴보다가 데살로니가전서 5:16에서 “송축”을 읽어내고 부각시키는 내용을 발견했습니다. “송축”은 지난주일 제 말씀묵상에서 중요한 장치였고, 도서관에서 관련 책을 거의 다 살펴보았지만 이런 내용이 없었기 때문에 제 해석이 독창적이라는 뿌듯함이 조금은 있었습니다. 그런데 책 내용의 깊이를 가늠해보려고 챕터 하나만 빠르게 ‘스캔’하면서 밑줄 친 것으로 인해 제 독창성에 흠이 생겼네요.
하지만 지난 말씀묵상에서 강조 드린 것처럼 감사할 이유가 더 많고 큽니다. 첫째, 제가 증언한 것이 한 평범한 목회자의 해석이 아니라 명망 있는 신학자(Phillip Cary)의 해석이기도 하니 그 메시지를 더욱 신뢰하셔도 됩니다. 둘째, 만약 6년 전 스치듯 밑줄 친 것이 지금 발아한 것이라면, 제가 십 수 년 간 전한 말씀묵상에서도 그 기대를 할 수 있겠습니다. 며칠 지나면 잊어버리지만 예배 중 마음에 밑줄 그으시면서 들으셨다면 어떤 상황에서 그 메시지가 발아되어 성도 여러분의 삶에 적절한 도움을 줄 것이기 때문입니다.
어쨌거나 주님을 송축할 수 있습니다. 동시에 억지스럽다할 정도로 일상에서 만 가지 감사의 이유를 찾으십시오.
- 2017. 8. 13 주보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