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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팝나무들 이야기

신솔문 (전북동노회,임실전원교회,목사) 2017-09-09 (토) 16:50 6년전 1940  

나무속에 지은 오두막을 나무집이라고 합니다. 나무집 창에서는 나무의 다리를 보는 것이 아니고 나무의 얼굴을 마주합니다. 사택 창문에서 마주하는 것도 나무의 얼굴입니다. 심지어 나무들이 창가까지 손을 뻗어 악수하자고 하지요.

 

얼굴을 보고 있는 나무들 중에는 나무껍질이 자작나무처럼 생긴 것도 있습니다. 수피(樹皮), 막 쪄낸 밤고구마 껍질처럼 벗겨집니다. 황색이어서 자작나무는 아니겠지만 비슷한 수종인 것으로 보입니다. 적어도 이팝나무가 아닌 것은 확실했습니다. 십 수 년 보아온 이팝나무 껍질과 달랐거든요.

 

하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이팝나무였습니다. 한 나무에 속한 줄기더라도 이팝나무 줄기는 두 가지 형태입니다. “어린 줄기는 황()색으로 벗겨지나 나이를 먹은 나무의 껍질은 회()색으로 세로로 깊게 갈라”(우리 나무의 세계)집니다. 제가 그동안 땅에서 나이 먹은 회색 줄기만 보았기 때문에 공중에서 본 황색 줄기의 나무가 이팝나무일 수 없다고 확신했던 것입니다. 성경에서 드러내는 진리의 특징들 중의 하나는 이와 비슷한 점진성입니다. 신앙의 진리가 단계적으로 계시되는 것이지요. 이 점을 놓치면 완결된 진리가 아닌 설익은 진리를 품고 살아가게 됩니다.

 

우리 예배당 둘레의 이팝나무는 모두 같은 시기에 심어진 것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어느 방향, 어느 땅에 심겨졌느냐에 따라 생김새가 크게 다릅니다. 사택 창문 밖에 있는 이팝나무는 가늘고 길게 자랐습니다. 자작나무 종류로 오해한 또 하나의 이유이지요. 심겨진 땅이 좋아서 그렇지만 동시에 곁에 있는 전봇대 나무의 그늘에서 벗어나려고 엄청 노력한 결과인 것 같습니다. 큰 도로 쪽 화단과 주차장에 심겨진 나무는 조금 부실합니다. 심겨진 땅 속이 뿌리내리기 좋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가장 척박한 환경에서 자란 나무가 지난주일 잠깐 언급한 십자가 이팝나무입니다. 그렇게 고생하다가 베어진 후 중고등부실 십자가로 부활하였지요.

 

어떻게 자랐든지 이 이팝나무들의 공통점은 자기가 처한 곳에서 정말 최선을 다했다는 것입니다. 못나게 자랐다고 해서 이 나무를 비난하는 사람이 있다면 참으로 어리석다 하겠습니다. 하물며 하나님께서는 어떠시겠습니까? 하나님께 중요한 것은 어떠한 환경에서든 신실과 성실로 최선을 다하는 노력입니다.

- 2017. 9.10. 주보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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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떠나 온, 먼 길"(long way from home)

1977. 9. 18 보이저 1호 (출처: NASA)


달과 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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