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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문화가 있는 심방

이상호 (대전노회,공주세광교회,목사) 2018-04-16 (월) 06:47 5년전 1684  




역사와 문화가 있는 심방


난 주일 밤 김운태 권사님이 급성신부전증을 동반한 심한 감염증세로 대전 을지병원 응급실로 실려 가셨다. 늦은 시간 따님인 전도사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상태가 위중하고 의사가 이야기하는 걸로는 오늘 밤을 못 넘기실 수도 있으니 오셔서 기도해 달라는 거였다.


열 일 제치고 달려 가보니 정말 환자는 형편없는 상태이고 젊은 의사는 우리 병원에서는 자신이 없으니 진료 가능한 병원으로 옮기라고 권유한다. 그러면서 기가 막힌 것은 바로 투석을 해야 하는데 이동중에 돌아가실 수도 있다니 가족들은 어쩌란 말인가?


절박한 심정으로 간절히 기도했다. 그리고 가족들만 남기고 돌아오려니 발걸음이 잘 떨어지지 않는다. 다행히 투석이 잘 되었고, 중환자실에 계시다가 13일 일반병실로 옮기셨다.


12일에는 마을 임영자 권사가 서울 신촌 세브란스에서 한쪽 신장이 기능을 못해 떼어내는 수술을 받으셨다. 주일예배 후 가실 때부터 오직 믿음으로 씩씩하게 가셨다. 오전 7시부터 수술준비에 들어가셔서 전화로 기도해 드렸다. 심방 오지 말라고 신신 당부하신다.


그래도 필자가 병원에 있어보니 심방이 필요했다. 물론 심방이 길면 안 된다. 짧지만 굵게 기도해 줄 필요가 있다. 가실 분들을 모았지만 이순배 권사가 동행했다. 가면서 전화를 해보니 예정대로 수술을 마치고 회복실에서 병실로 옮길 예정이라고 한다. 심방은 수술 직전에 기도해주는 것이 가장 좋고 수술 후에는 조금 지나서 가는 것이 좋다. 수술 직후에는 마취가 덜 깨어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서울 초입에 예술의 전당이 있다.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지난 해12월 21일부터 조각가 알베르토 자코메티(1901-1966, 스위스 탄생. 화가, 조각가, 철학가, 사상가)전이 열리고 있다. 국내 전시 역사상 가장 큰 작품 평가액(2조 1천억)이란다. 특히 걸어가는 사람(1960)이 유명하다. 이번 주일(15일)에 막을 내리는데 한 번쯤 가보고 싶었다.

 


쐐기골 시골목사가 차를 가지고 서울에 가서 수술환자 심방길에 예술의 전당을 찾았다. 서울에서 사셨던 이권사님은 대단하다고 한마디 보태신다. 우선 으리으리한 오페라하우스로부터 각종 전시 문화공간들을 휘- 둘러본 후 식후경하려고 식당을 찾았다. 제법 근사한 식사를 생각했었는데 6,500원짜리 비지국밥(일명 개밥) 단품이었다.


목적지 알베르토 자코메티 조각전이다. 무려 입장료가 1인 16,000원이다. 그래도 전시장 안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1천억 원이 넘는 조각상에 120여점 합친 작품이 2조 1000억 원이라니 국내전시사상 최고란다. 철학과 사상이 있는 20세기 가장 위대한 조각가라고 하니 궁금하기도 하였다.


아무래도 심방이 목적지이고 이곳은 지나가는 길목이었다. 그러나 묵상의 방에서 ‘걸어가는 사람(walking man)’을 보며 작가의 말을 되새겨본다.

“마침내 나는 일어섰다. 그리고 한 발을 내디뎌 걷는다. 어디로 가야 하는지 그리고 그 끝이 어딘지 알 수는 없지만, 그러나 나는 걷는다. 그렇다. 나는 걸아야만 한다.”

뉴욕의 의뢰로 만든 작품이라고 한다.


도자기전, 미술전 등 볼거리가 많은데 신촌으로 발길을 옮겼다. 서울거리는 서울 지리에 밝은 이권사님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세브란스 본관 16층에 올라가니 아들 형(이름)이 반갑게 맞는다. 병실에 누워계신 권사님은 고통을 참으시면서도 믿음으로 심방을 받는다. 항상 긍정적이시니 심방자들이 은혜를 받는다. 십자가에서 주님이 채찍에 맞으심으로 나음을 입었다는 말씀으로 힘을 실어드렸다. 대화는 계속되지만 ‘환자 심방은 짧게’라는 생각으로 물러나왔다.


2층 주차장 바로 옆에는 본관 정면에 세 분의 동상이 있다. 이 병원 설립자 올리버 알 에비슨 박사와 해관 오긍선 선생, 그리고 김명선 선생상이다. 그중 가운데 오긍선 학장은 우리 공주 사곡출신으로 공주 최초 침례를 받은 분이고 세브란스 병원발전에 지대한 공로자이시다. 동상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귀로에 올랐다. 그야말로 역사와 문화가 있는 서울 심방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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