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들은 춤추라고,
너희들은 고통하라고,
외로우라고,
통곡하라고,
피 흘리라고,
벌거벗으라고,
숨 돌릴 사이도 없이 몰아붙이는 하나님,
목을 조르면서도 숨통은 끊지 않고
백 갈래 천 갈래 길을 만들어 미아처럼 헤매게 하면서도
좁은 길로 좁은 길로만 네 발로 찾아오라 하시는 분,
결코 나도 쓰러지지 않을게다.
버리고 싶어 버리고 나면
항시 외로운 것 나뿐인데.
(1980년 4월 10일 이현주목사님께 보낸 편지)
요즘 수요저녁예배 설교는 “한국 기독교인”의 삶과 신앙을 나누고 있습니다.
오늘은 권정생 집사님을 다루는데
<춤추며 사랑하며> <사랑하며 춤추라>는 책에서 이 ‘욥기’를 보았습니다.
아마 이렇게 욥의 마음과 신앙을 잘 표현하고 있는 글은 드물 겁니다.
네 발은 찾아가는 것은 걸을 수가 없어서 기어가는 것입니다.
주님을 향하여.
책에서 이 인용문이
어울리지 않는 문맥 속에 들어와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어쨌거나 접하게 되어
기쁩니다.
파리에 "몽마르뜨" 언덕이 있다면
안동에는 권집사님이 사신 "빌뱅이" 언덕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