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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비극적 요소를 피하는 방법

신솔문 (전북동노회,임실전원교회,목사) 2019-02-08 (금) 09:08 5년전 1860  

돌이켜보면 중고생 시절에 보고 또 본책은 몇 가지 안 되는 것 같습니다.

은연중 우리들 삶에서 작동하는,

디폴트(초기)값들 중 하나를 만들어 준 책들 말입니다.

 

하나는 쇼펜하우어의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와 그의 <‘수필집’>입니다.

다른 하나는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입니다.

 

쇼펜하우어 책을 통해 인생의 불합리성에 대한 통찰을 얻었다면, 범우사 하얀 문고판 <명상록>을 통해서는 아파테이아(apatheia) 즉 부동심(不動心)을 수련하였지요. 약 먹듯이 읽고 또 읽었습니다.

 

그렇지만 두 책의 메시지 모두, 우리 기독교 신앙을 대체할 수는 없습니다.

 

인생과 자연과 세계에 맹목적 요소가 있다는 것에 동의하지만 그래도 큰 틀에서는 합리적인 신()이 전체를 이끌어가시지요. 세계관으로서 기독교 신앙은 안정적입니다.

 

부동심도 우리 기독교 신앙과 맞지 않습니다.

그 빌어먹을 (기독교적) 사랑 때문입니다.

그리고 (기독교적) 사랑은 반드시 부동심이 아니라 동심(動心)을 파생시킵니다.

 

일찌감치 이 점을 깨닫고

부동심을 포기했었는데,

C.S. 루이스가 이 점을 언급했다는 것을 발견하고

기뻤습니다.

 

 

안전한 투자란 없습니다. 여하튼, 사랑한다는 것은 상처받을 수 있는 위험에 자신을 노출시키는 행위입니다. 무엇이든 사랑해 보십시오. 여러분의 마음은 분명 아픔을 느낄 것이며, 어쩌면 부서져 버릴 수도 있습니다.


마음을 아무 손상 없이 고스란히 간직하고 싶다면, 누구에게도-심지어 동물에게도-마음을 주어서는 안 됩니다. 그것을 취미와 작은 사치로 조심스럽게 감싸 두십시오. 모든 얽히는 관계를 피하십시오. 마음을 당신의 이기심이라는 작은 관()에 넣어 안전하게 잠가 두십시오. 그러나 (안전하고 어두우며, 움직임도 공기도 없는) 그 관 속에서도 그것은 변하고 말 것입니다. 부서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깨뜨릴 수 없고 뚫고 들어갈 수도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구원받을 수 없는 상태가 되고 말 것입니다.


사랑의 비극적 요소와 그 위험을 피하는 방법은 지옥으로 가는 것입니다. 천국을 제외하고, 여러분이 사랑의 모든 위험과 동요로부터 완벽하게 안전할 수 있는 유일한 장소는 지옥뿐이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며 살아가다(폴 밀러 저, 윤종석 역, 복있는 사람)에서 재인용하였으며, 빠진 문장 추가하고 조금 다듬었습니다. 원문도 올립니다.

 

There is no safe investment. To love at all is to be vulnerable. Love anything, and your heart will certainly be wrung and possibly be broken. If you want to make sure of keeping it intact, you must give your heart to no one, not even to an animal. Wrap it carefully round with hobbies and little luxuries; avoid all entanglements; lock it up safe in the casket or coffin of your selfishness. But in that casket safe, dark, motionless, airless it will change. It will not be broken; it will become unbreakable, impenetrable, irredeemable. The alternative to tragedy, or at least to the risk of tragedy, is damnation. The only place outside Heaven where you can be perfectly safe from all the dangers and perturbations of love is Hell.


C.S. Lewis, The Four Loves

 

 

[추신] “그것을 취미와 작은 사치로 조심스럽게 감싸 두십시오” - 의미 파악이 조금 어려운데요, 제 생각에는 휴가 가기 위해, 반려동물 버리는 사람들이 이런 경우입니다.


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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