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제가 이곳에 와서 그려 본, 우리 교회 비전은
“생명의 강(겔 47:12), 작은 시냇가에서
주님 동산을 이루며 살아가는 임실전원교회”입니다.
“동산”은 이 교회 선배님들이
‘전원’(Garden)이라는 교회 이름에 담아 놓은 것을 드러내 놓은 것뿐이나,
“생명의 강, 작은 시냇가”의 모티브는
예배당 옆에 있는, 사진 속의 강(江)에서 나왔습니다.
옥정호로 이어지는 섬진강 상류입니다.
‘작은 시냇가’라고 한 이유는
저희 교회가
세계 교회를 상징하는 생명의 강의
아주 작은 지류이기 때문입니다.
2.
우리 예배당 화단에는
향나무가 세 그루 있는데요.
왼쪽의 향나무와 그 옆에 있는 짝꿍 향나무,
그리고 오른쪽에 있는 향나무입니다.
몇 주 간
예배당 주위를 가꾸면서
오른쪽 향나무 때문에 이런 저런 생각이 많았습니다.
보통 향나무는 왼쪽처럼 키우는데
아주 잘 키웠습니다.
단정하고 우아하게요.
반면에 오른쪽 향나무는 보시다시피 볼품이 없습니다.
왼쪽 향나무와 비교가 되어 더욱 그렇게 보입니다.
이 나무를 돌 본 ‘정원사’의 마음을 헤아려보면
처음에는 왼쪽 향나무처럼 키워보려고 했을 겁니다.
하지만 생각대로 안 되었던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솜사탕 모양이라도 만들어보려고
밑동에 있는 가지들과
위 부분의 줄기를 잘라내었을 것이고요.
3.
왜 그랬지 몰라도
저 두 향나무가 우리나라 청년들처럼 느껴졌습니다.
왼쪽의 향나무는 <스카이 캐슬> 식으로 성공한 아이
오른쪽 향나무는 실패한 아이...
저 나무를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이랬다저랬다 하다가
어제 마침내, 실패한 향나무에 대한 방침을 근본적으로 바꾸었습니다.
일본식으로 다듬지 않고
지금부터라도 자연스럽게 자라도록 하자!
당분간
방치한 것처럼 보이더라도
이 교회 ‘정원사’ 게으르다고 핀잔주지 마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