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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막(酒幕) 교회, 알베르게 교회

신솔문 (전북동노회,임실전원교회,목사) 2019-05-02 (목) 17:20 4년전 1904  

 

1.

 

주막(酒幕)이라니... 무례한 표현 같지만

성경에 나오는(개역/개역개정 눅 10:34, 35) 표현 그대로입니다.

새번역과 공동번역은 여관으로 번역하였는데요.

문자적인 의미는 여행자 숙소라는 여인숙(旅人宿)이나 여관(旅館)이 딱 맞습니다.

 

주막의 술()이 식사를 제유(提喩)적으로 의미한다고 점과

당시에 도보 여행자가 대부분이었다는 점을 감안해볼 때

가장 근접하는 번역어는 알베르게아닌가 싶습니다.

산티아고 순례길 숙소 말입니다.

(알베르게의 뜻을 사전에서 찾아보니 다시 여관이군요^^)

 

 

2.

 

임실전원교회가 위치한 곳은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의 알베르게와 관련이 깊습니다.

교회가 사실상 관촌(館村)에 속해 있는데요.

관촌이라는 지명은

객지에서 묵는 숙소라는 뜻인 객관(客館)의 뒷 글자에서 유래가 되었습니다.

 

이곳을 옛날에는 오원(烏院) 또는 오원역(烏原驛)이라고 했다고 합니다. ()이나 역()은 상당히 큰 규모의 국립 여행자 숙소를 뜻했습니다. 이런 곳이다 보니 일반 백성들도 이곳에서 하룻밤 쉬면서 여독을 풀었을 것이며 당연히 주막(酒幕)이 많이 있었겠지요.

 

오원역의 위치가 어디였을까요?

고지도(古地圖)를 보면 오원역이 우리 교회 옆을 흐르는 오원천(섬진강) 북쪽 다시 말해서 지금의 관촌면 소재지에 표시되어있습니다. 그런데 교회 근처인 오원천 남쪽에 표시되어 있는 것도 있다고 합니다. 국립 숙소는 북쪽에 있는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대신에 사설 주막들이 오원천 남쪽에도 자리 잡았을 가능성도 있고요. 분명한 것은 역의 운영비를 충당하는 땅인 마위전(馬位田)이 우리 교회 주위에 있었다는 것과 교회 옆에 있는 길을 통해 수많은 사람들이 오고갔다는 사실입니다. 아마 이몽룡도 이 길을 거쳐 한양에 과거시험을 보러 갔을 것이고 암행어사가 되어 남원에 내려갈 때도 이 길을 지나갔을 겁니다.

 

 

3.

 

그런데 의문점이 하나 생깁니다.

관촌과 전주 사이에 슬치라는 고개가 하나 있습니다.

(말 그대로 분수령分水嶺입니다.

빗물이 슬치 북쪽에 떨어지면 서해로 흐르고

슬치 남쪽에 떨어지면 남해로 흐릅니다)

 

슬치라는 비교적 긴 고개를 통과해야 하지만

관촌과 전주의 거리가 아주 멀지는 않습니다.

저라면 밤길을 걸어서라도

전주에 가서 쉬었을 것 같은데

왜 관촌의 주막에서 머물렀을까요?

 

두 가지 추정이 가능합니다.

 

첫째는 제 가설인데요.

전주에서 남원으로 이어지는 길에서 만나게 되는,

강다운 강은 여기 오원천입니다.

어차피 늦은 것, 나그네들이 강가에서 좀 쉬었다 가지 않았나 싶습니다.

 

하지만 정설은 따로 있습니다.

 

옛날에는 슬치 고개에 밤에 출몰하는 산적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무리하게 길을 가지 않고

관촌에서 밤을 보낸 후 낮에 전주로 들어갔던 것이지요.

 

, 그러고 보니

우리 교회가 있는 관촌 주막

예수님이 말씀하신 여리고 주막의 역할이 꽤 비슷하군요.

 

주막 같은 교회라는 전통적인 설교,

이곳에서는 리메이크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구약의 성막(聖幕)이 신약에서는 주막(主幕)이 되었으니

설교 제목은 주막(主幕) 교회로 해야겠습니다.

 

 

 

교회 위치.PNG

[A 풍선 자리가 임실전원교회 위치입니다]

 

 

 


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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