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몇 주 전에 임실문화원 앞을 지나가다가
“고지도 전시회” 현수막을 보았습니다.
이 기회 아니면
이 지역에 대한 옛날 지도를 보기 힘들 것 같아
차를 돌렸습니다.
소득이 있었습니다.
1872년 조선 중앙 정부에서 만든 임실현 지도를 보고
그동안 제 생각 하나가 틀렸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여기 ‘관촌’(館村) 지명을 일제 강점기 때 생긴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그 이전 지도에 이 지명이 나오니 말입니다.
고지도에 나오는 ‘장기’(場基)라는 명칭도 그렇습니다.
일제시대 이전에 이미 있었네요.
제가 막연히 품었던 이러한 생각을 재고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2019. 4. 11 새전북신문/ 2019. 8. 6. 영남일보)
2.
제가 관촌 지명이 일제 강점기에 생겼다는 ‘오보’를 한 것 같아서
한참 전에 올렸던, 저의 글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런 언급을 하지 않았군요.
그러고 보니 기억납니다.
‘대장촌’ 지명으로 유추(類推)한 추정일 뿐
제가 확인해 본 사항이 아니라서
그 내용은 뺐지요.
이 고지도가 위조된 것이 아니라면(서울대 규장각에 소장된 것이라 제작 시기나 위조 여부는 검증되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입니다만), 이 지도는 “관촌 지명이 일제 강점기 산물이다”는 가설에 대한 결정적인 반박입니다. 그리고 이 가설을 살려보고자 하는 ‘추가적인 가설’은 구차한 변명에 가깝습니다. 구차한 가설을 “애드 호크 가설”이라고 하지요.
충분히 확인되지 않은 것은 유보적으로 대하는 태도, 이 시대를 현명하게 살아가게 하는 덕목이 아닐까 싶습니다. 확인되지 않는 정보를 마구 ‘배설’하고 사태를 가급적 객관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악의적으로 비트는 자칭 언론들이 넘쳐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여기에 말장난까지 횡행합니다. 언어유희를 유식함과 능력으로 여기는 어떤 정치인의 속임수를 드러내 보았습니다.
3.
이 고지도를 보면
옛날 ‘관촌국립호텔’이 강 건너에 있는 관촌면 소재지에 그려져 있고요.
여름에 이 강을 배로 건넜고
겨울에는 다리로 다녔다고 적혀 있습니다.
이 지도가 저에게 준 새로운 정보는
우리 예배당 근처가 “장터”(장기)였다는 것입니다.
주막이 있었을 것이라는 제 추정의 개연성을 크게 높이는 증거입니다.
이전의 관련 글 링크합니다.
http://www.prok.org/gnu/bbs/board.php?bo_table=c_01&wr_id=39138&page=7&p_id=twotal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