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 ::
 
 
 
김민수

광야에 길을 내는 사람(대림절 둘째주일)

김민수 (서울북노회,한남,목사) 2020-12-08 (화) 09:45 3년전 1284  
대림절 2주(2020년 12월 6일)
광야에 길을 내는 사람
이사야서 40:1~11

대림절은 하나님께서 인류 구원을 위해 보내주실 메시아의 오심을 기다리며 그분을 맞을 준비를 하는 절기입니다. 대림절 첫째주일에 우리는 ‘마중물을 준비하는 절기’라는 제목으로 ‘회개, 거룩한 독서, 기도’에 대해서 말씀을 나눴습니다. 그리고 12월 1일부터 매일 10시부터 12시까지 ‘거룩한 독서와 기도’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 주간 동안 ‘거룩한 독서와 기도’에 참여해 주신 분들과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거룩한 독서와 기도’에 온 교우가 참여하셔서 광야와도 같은 이 세상을 넉넉히 이겨가는 힘을 얻으시길 바랍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이사야서 40장 1~11절의 말씀은 바벨론 포로기를 살아가던 이들과 폐허가 된 예루살렘에서 새 날을 꿈꾸는 이들에게 선포된 ‘희망의 말씀’입니다. 대림절은 기다림의 절기요, 기다림은 ‘희망’입니다. 오늘 우리에게 주신 희망의 말씀이 힘겨운 삶을 살아가는 모든 분들에게 위로의 말씀이 되길 바랍니다.

너희는 나의 백성을 위로하여라!

희망의 말씀은 이렇게 시작됩니다.
“너희는 위로하여라! 나의 백성을 위로하여라!”
폐허가 된 조국에서 살아가는 이들에게 “이제 지은 죄에 대한 벌을 갑절이나 받았으므로 복역기간이 끝났다.”는 말씀을 전하면서 희망의 메시지를 주십니다. 하나님은 희망을 주시는 분이십니다. 그러나 말씀을 자세히 보면, 희망을 주시는 하나님께서 말씀을 듣는 이들에게 “너희는 나의 백성을 위로하라!”고 하십니다. 희망을 주시는 일은 하나님의 일시이시지만, 그 희망을 현실로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희망의 메시지를 듣는 이들이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 일은 바로 ‘위로하는 일’입니다. 바벨론에서 포로로 살아가는 이들에게, 예루살렘 성전은 허물어지고, 성벽이 무너져 위태위태한 삶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괜찮아, 복역의 기간이 끝났고, 하나님께서 광야에 길을 닦듯, 사막이 꽃동산 되듯 우리를 회복시켜 주신데.” 절망에 빠져 살아가는 이들을 위로해주라는 말씀입니다. 

OECD 국가 중에서 자살률 1위인 우리가 살아가는 대한민국에 필요한 것은 ‘위로의 언어’입니다. 위로의 말, 따스한 말이 실종된 시대를 살아갑니다. 힘 있는 자들과 권력을 쥔 자들에게는 관대하고, 힘없는 자들에게는 가차 없는 세상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연이은 실패 속에서 희망 없이 절망 속에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 우울증에 빠져 살아가는 사람들, 이 사회로부터 소수자라고 해서 차별받는 사람들에게 “괜찮아, 너희의 잘못이 아니야! 내가 네 손을 잡아줄게, 난 너의 편이야!”위로해 주는 것, 이것이 오늘 대한민국을 사는 그리스도인들이 해야 할 일입니다. 

힘겨운 삶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따스한 말, 위로하는 말을 건내며 살아가시는 분들이 되시길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광야에서 외치는 한 소리- 사막에 길을 내라!

아직도 포로기의 삶을 살아가는 이들, 폐허가 된 조국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현실은 광야와도 같았을 것입니다. 한 소리는 “광야에 주님께서 오실 길을 닦아라. 사막에 우리의 하나님께서 오실 큰길을 곧게 내어라!”고 하십니다.

나태주 시인은 최근에 <사막에서는 길을 묻지 마라>는 시집을 출간했습니다. 사막에서 걸어온 길을 돌아보면, 바람이 불어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모습을 보면서 ‘사막에는 길이 없다. 걷는 곳이 길이다.’이런 사색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가 사막에서 발견한 것이 있습니다. 문장을 그대로 옮겨보면 이렇습니다.

사막을 찾으며 나는 알게 되었다.
사막이란 다만 모래와 하늘과 바람만 있는 곳이 아니라 
더러는 풀과 나무가 자라나기도 하고
꽃이 피기도 한다는 사실.

그렇습니다.
광야, 사막에는 절망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더러는 풀과 나무가 자라기도 하고 꽃이 피기도 합니다. 사막에서 자라는 낙타풀이 있습니다. 물이 거의 없는 사막에 잘 자라는 풀로 사막을 지나는 낙타의 유일한 먹이라고 합니다. 연할 때는 가시가 연해서 양도 먹을 수 있지만, 조금 더 자라면 가시게 억세져 낙타가 먹을 때 가시에 찔려 피를 흘리며 먹는다고 합니다. 낙타는  가시에 찔려 입안이 다 찢겨져도 사막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낙타풀을 먹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광야에서 외치는 한 소리는 ‘광야에 주님께서 오실 길을 닦아라, 사막에 우리의 하나님께서 오실 큰길을 곧게 내어라!“합니다. 성경은 불가능했던 일을 가능하게 하신 하나님의 역사가 기록된 경전입니다. 광야에 사막에 길을 닦고 큰길을 곧게 내는 것은 불가능한 일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이것이 가능한 이유를 5절의 말씀 ”주님께서 친히 약속하신 것이다!“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인간의 모든 가능성이 끝난 곳에서 하나님의 역사가 시작되는 것입니다. ’더러는 풀과 나무가 자라나기도 하고 꽃이 피기도 한다.‘는 시인의 고백이 진실인 것처럼, 희망의 낙타풀을 하나님은 광야와도 같은 세상에 피어있게 하시는 분이십니다.

”사막에 길을 내라!“
대림절은 바로 광야와도 같고 사막과도 같은 세상이지만, 절망하지 않고 그 어딘가 피어있는 풀과 나무와 꽃들과 연대하며 그 영역을 넓혀가는 절기입니다. 그것이 바로 사막에 길을 내고, 광야에 큰길을 내는 삶입니다. 맑은 눈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면, 황량한 세상 속에서도 아름답게 피어난 풀과 같은 사람, 나무 같은 사람, 꽃과 같은 사람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들과 연대하는 일, 그것이 바로 광야의 큰길을 내는 삶일 것입니다. 대림절기에 사막에 길을 내는 귀한 삶을 살아가시길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광야에서 외치는 한 소리 – 풀은 마르고 꽃은 시드나

“모든 육체는 풀이요, 그의 모든 아름다움은 들의 꽃과 같을 뿐이다(7).” 

이 말씀을 우리는 종종 오해합니다. 인생의 허무함을 노래하는 것처럼 여기는 경우가 많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창세기 4장 26절에 “셋도 아들을 날고 그의 이름을 에노스라 하였으며 그때에 사람들이 비로소 여호와의 이름을 불렀더라.”는 말씀이 나옵니다. ‘에노스’는 ‘유한한 존재’라는 뜻입니다. 사람들이 ‘유한한 존재’임을 자각했을 때 비로소 하나님을 찾았던 것입니다. 그래서 인간이 유한한 존재라는 것이 오히려 큰 축복이 되었습니다. 우리의 인생은 언젠가 끝난다는 것, 그것이 우리의 삶을 의미 있게 만드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피조물 중에서 ‘죽음’을 인식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 그것이 바로 인간입니다. 이러한 관점과 ‘들에 피는 한 송이 꽃도, 내일 사라질 들풀도 가꾸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연결하면, 이 말씀은 ‘영원히 서 있는 하나님의 말씀(8)’을 붙잡고 살아가는 이들은 제철이면 늘 새롭게 피어나는 풀과 들의 꽃처럼 영원한 삶을 살아갈 것이라는 복된 말씀입니다.
여러분, 언젠가 우리의 삶은 끝납니다. 우리의 삶이 끝나기 전에 우리의 삶을 의미 있는 삶으로 만들어가길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백성들에게 주실 상급

이렇게 절망 속에 살아가는 이들을 위로하고, 그들과 연대하며, 하나님의 말씀을 붙잡고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가는 것은 참으로 행복한 삶일 것입니다. 그런데, 이 복된 삶에 더해 “하나님은 상급을 가지고 오시고 보상을 가지고 오신다(10)”고 하십니다. 그것이 무엇입니까?

창조절 마지막 주일(12주)에 “내가 친히 목자가 되리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드렸습니다. 하나님께서 백성들에게 주실 상급은 바로 ‘친히 우리의 목자가 되시는 것’입니다. 11절의 말씀을 읽어 보실까요?

”그는 목자와 같이 그의 양 떼를 먹이시며, 어린 양들을 팔로 모으시고, 품에 안으시며, 젖을 먹이는 어미 양들을 조심스럽게 이끄신다(11/ 새번역).“

여러분, 하나님께서 친히 우리의 목자가 되어주시어 우리의 삶을 이끌어 주신다면 성공한 삶입니다. 우리는 이런 삶을 뒤로하고 헛된 성공신화에 눈이 멀어 자꾸만 세상 것을 구하는 것에만 골몰합니다. 많은 교회들이 ‘하나님께서 주시는 복’을 기복적인 것으로 바꿔버렸습니다. 그러다 보니 하나님의 말씀이 왜곡되고, 기독교의 본질이 훼손되고, 기형적인 그리스도인들이 창궐하게 된 것입니다.

우리 한남교회와 여러분들은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함으로 하나님께서 백성들에게 주시는 상급, 하나님께서 친히 목자가 되어주시는 상급을 받길 축원합니다. 대림절 둘째주일을 맞이했습니다. 광야와도 같은 이 세상에서 절망적인 삶을 살아가는 이들이 우리 주변에 너무 많습니다. 그들에게 다가가 위로하고,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나누며 연대함으로 광야에 길을 내는 삶을 살아가십시오. 그리고 ‘영원히 서 있는 하나님의 말씀’을 붙잡고 살아가십시오. 하나님의 말씀 속에서 광야와도 같은 세상을 살아갈 지혜의 길을 발견하시는 여러분 되길 바랍니다.*

[거둠 기도]

광야와도 같은 척박한 곳에서 살아가는 이들에게 희망으로 오시는 주님, 사막을 꽃동산으로 만드시는 창조주 하나님의 은혜를 찬양합니다. 하오나 주님, 우리는 하나님께서 주시고자 하는 새 하늘과 새 땅을 누릴 준비를 하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용서하여 주옵소서. 하나님께서 우리를 불러주셔서 광야에 길을 내는 삶을 살아가라 하시오니, 광야와도 같은 삶을 살아가는 이들을 위로하게 하시고, 사막에 길을 내는 삶을 살아가게 하시고,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모든 때가 하나님께서 주신 아름다운 때임을 기억하며 살게 하옵소서. 코로나 19로 주님의 전에 모여 예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주님, 광야와도 같은 삶을 살아가는 우리를 불쌍히 여기셔서 코로나로부터 우리를 구하여 주옵소서. 주님, 광야의 길을 내는 사람으로 살아가고자 결단할 때 지혜와 용기를 주시고, 친히 목자가 되셔서 우리를 이끄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한남교회 대림절 둘째주일 설교문, mp3, mp4링크
이곳을 방문하시면 ppt,mp3, 동영상설교를 보실 수 있습니다.


hi
이전글  다음글  목록 글쓰기

츲ҺڻȰ ⵵ ȸ ѱ⵶ȸȸȸ ()ظ ѽŴѵȸ μȸڿȸ ȸ б ѽŴб ûȸȸ ŵȸ ŵȸ ȸÿ ѱ⵶ȸȸͽ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