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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0 미터, 기도 베이스 캠프

신솔문 (전북동노회,임실전원교회,목사) 2021-01-17 (일) 07:44 3년전 930  

주일예배 말씀나눔(2021. 1. 17. 가정예배)


관촌 사선대 옆에 성미산이 있습니다. 높이가 약 430미터입니다. 우리가 성미산 등산로 입구에서 산 정상까지 올라갔다고 했을 때 430미터를 올라간 것일까요? 아닙니다. 성미산 아래의 도로 높이는 220미터입니다. 그러니 실제로는 210미터 정도 오른 것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이 에베레스트입니다. 9,000미터입니다. 날씨가 맑을 때 하늘 높이 까마득하게 여객기가 지나가는데 에베레스트 산은 이 비행기보다 높습니다. 이렇게 높은 산을 등산가들이 어떻게 오를까요? 우리는 등산가들이 단숨에 9,000미터까지 올라가는 것으로 아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몇 주일 동안 6,000미터 정도까지 꾸준히 오릅니다. 이 과정에서 사람의 몸이 고산 지대에 차츰 적응되지요. 이후 6,000미터에 있는 베이스 캠프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날씨 등을 고려해서 날을 잡고 3천 미터를 툭 치고 올라가는 것입니다.

 

기도도 마찬가지입니다. 평소에 1m 기도를 하다가 갑자기 9,000미터 기도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6,000미터가 베이스 캠프이어야 합니다. 평소에 기도를 꾸준히 하여 6,000미터 높이에 머물러 있다가 필요할 때 그 이상을 툭 치고 올라가는 기도를 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6,000미터 기도생활은 어떻게 할 수 있을까요? 기독교 전통에 그 답이 있습니다. 매일 정해 놓은 시간에 기도에 힘쓰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의 베드로와 요한에게서도 이러한 원리가 보입니다. 베드로와 요한이 성전으로 들어가려는데 나면서부터 못 걷는 사람이 구걸합니다. 이분에게 베드로는 우리를 보라고 합니다. 못 걷는 사람이 무엇을 줄까 기대하고 쳐다보니 베드로는 은과 금은 내게 없으나 내게 있는 것을 그대에게 주노니,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일어나 걸으시오하는 기도로 그를 일어나 걷게 합니다. 9,000미터 사건을 위한 기도였습니다. 9,000미터 기도는 0미터 기도에서부터 시작되지 않았습니다. 1절을 보면 그들은 오후 세 시의 기도 시간을 지키러 성전으로 올라가는 중이었습니다. 베드로와 요한이 6,000미터 기도를 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매일기도는 수천 년 동안 우리 신자들을 하나님께 이끈 기초적 기도생활이었습니다. 모델은 시편 119164절의 내가 하루에도 일곱 번씩 주님을 찬양합니다입니다. 신실한 사람들은 이 구절을 중시하고 날마다 정해진 시간에 기도를 드렸습니다. 해가 뜰 때, 하루 일을 시작하기 전, 오전 중, 정오, 오후 중, 해가 질 때, 잠자기 전 이렇게 7번이었지요. 우리 같은 사람들에게 하루 7번 기도 시간이 가능할까요? 쉽지 않습니다. 수도사들이 이렇게 하고 있습니다만. 일반인인 우리는 우리의 현실에 맞게 하면 됩니다. 다니엘은 하루에 3번씩 무릎을 꿇고 기도하며 감사를 드렸습니다(6:10). 다니엘처럼 하루 세 번 아니어도 좋습니다. 한 번이라도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러한 매일 기도가 우리 기도 생활을 6천미터에 머물게 합니다.

 

6,000미터 기도생활에 이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영성의 보화 시리즈 제2에서 로버트 벤슨은 네 가지 점을 강조합니다.

 

첫째, 기도서 하나를 정하라고 합니다.

 

이 점에 관해서는 고민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금년 우리 교회에서는 장년 교인 모두에게 가정예배서를 드렸습니다. 이 기도서 하나를 가지고 개인기도에 힘쓰면 됩니다.

 

둘째, 매일 기도가 거룩한 의무라는 것을 먼저 아셔야 합니다.

 

가정예배서로 매일 기도(개인예배)드리는 것이 내가 6,000미터 기도를 하기 위해서, 곧 나 자신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이것은 결과이고 매일 기도가 진짜 중요한 이유는 하나님께 드리는 소중한 헌신이기 때문입니다. 벤슨은 이 점을 강조하면서 흥미로운 이야기를 합니다. 청소년 시절 할아버지랑 함께 주일예배를 8년 다닐 때 할아버지는 예배 후에 점심을 사주셨고 그때마다 꼭 이런 질문을 하셨다고 합니다. “얘야, 오늘 예배 시간에 무엇을 깨달았니?” 어린이 벤슨은 매번 무슨 대답을 할지 난감했고 할아버지 마음에 쏙 드는 대답을 한 기억이 없습니다. 그러나 지금이라면 이런 대답을 했을 것이라고 합니다. “예배는 저를 위한 게 아니잖아요”. 그렇습니다. 예배의 일차적인 목적은 하나님을 위한 것입니다. 예배를 통해 뭔가를 깨달으면 좋은 일입니다. 하지만 무엇을 깨닫지 못해도 좋은 일입니다. 그래도 하나님께 헌신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예배의 근본 태도이고 가정예배서로 드리는 매일기도도 마찬가지입니다. 평범하더라도 그것은 헌신이고 그 속에는 하나님의 은총이 있습니다.

 

셋째, 정성이 중요합니다. 정성만 있으면 다소 미흡해도 이 매일 기도를 이어갈 수 있습니다. 벤슨이 경험한 일입니다. 아주 바쁘신 유명 인사를 행사에서 만나서 행사가 있는 호텔에서 함께 점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분이 갑자기 잠시 방에 다녀와야겠습니다하고 양해를 구했습니다. 건강이 안 좋아서 약 가지러 가는 모양이다 생각했고 기다리면서 자신도 급히 전화할 일이 있어 공중전화가 있는 호텔 로비에 갔습니다. 로비의 구석진 곳에 돌아서는데 그분이 구석 의자에 앉아있었습니다. 눈을 감고 손을 가지런히 앞을 모으고... 아침 일찍 분주해서 못 했던 매일 기도를 하고 있었던 것이지요.

 

물론 보통의 매일 기도는 정해진 장소/시간에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야 바로 기도 모드로 들어갈 수 있거든요. 하지만 일이 생겨 그렇게 하지 못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정성이 있으면 어떤 식으로든지 가능합니다. 벤슨에 의하면 어떤 사람은 거실의 의자 중 어느 하나를 창문 쪽으로 돌려놓고 앉아서 기도 드린다고 합니다. 어떤 분은 집에서는 아침기도, 낮에는 대학의 잔디밭 주위를 천천히 걸으면서 드린다고 합니다. 어떤 사람은 작은 기도 의자를 사용합니다. 장롱에서 꺼내 앉으면 기도 시작입니다. 이처럼 정성만 있으면 어느 곳에서든 기도드릴 수 있기때문에 매일 기도를 못 드린 것에 대한 핑계를 대는 것은 어렵습니다. 5분이라도 시간을 내셔서 개인기도를 어어가십시오.

 

넷째, 특별새벽기도회를 할 때는 성미표처럼 스티커를 붙이는데요. 오래전 어떤 교인이 이런 농담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이놈의 스티커 때문에 새벽기도회 못 빠지고 있어요. 자녀 집에 가야하는데!”. 유치한 것 같지만 영성의 대가가 제시한 매일 기도잘하는 방법의 하나는 달력에다가 네모 칸을 만들어서 매일 기도한 날 예쁘게 색칠하라”. 하루하루 실천한 것이 확인되는 보람을 주기 때문입니다. 혹시 빠지면 반성하게 하는 역할도 하고요. 우리 교회에서도 체크표 드렸습니다. 너무 분주해서 매일 기도를 못 드리는 날도 있을 겁니다. 이러한 공백이 오래가지 않게 하십시오. 다시 작심하십시오. 못 드린 날 내용, 읽으신 후 체크표 그 날에 삼각형하셔서 다시금 이어가시기 바랍니다.

 

저는 가정예배서로 매일 기도드릴 때 찬송가 가사만 천천히 읽습니다. 가사의 의미에 집중하다보니 가사의 의미가 새롭게 다가오는 경험을 합니다. 지난 금요일 찬송가는 582(어둔 밤 마음에 잠겨)였는데요, 1절의 이 빛 삶 속에 얽혀 이 땅에 생명탑 놓아간다는 가사가 깊은 감동을 주었습니다. 공적 예배는 물론이고 개인적으로 드리는 매일기도 시간은 우리 삶에 그리스도의 빛을 받아들이는 시간입니다. 매일 기도 때 비추는 그리스도의 빛이 성도 여러분의 삶과 가정에 얽혀 보람 있는 생명탑 놓아가시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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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금년 저희 교회의 실천 과제 중의 하나는 가정예배서”(연간年刊)를 가지고 장년 교인 각자가 매일 개인예배(매일기도, 매일묵상, 매일큐티)”에 힘쓰는 것입니다. 이번 주일 말씀나눔은 이 실천을 독려하는 메시지입니다. 줄거리는 20105월에 작성한 설교 원고에서 가져왔습니다.

 

(2) 상반기 체크표입니다. 가정예배서 앞 표지 뒤에 붙여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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