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천왕봉(1915m) 1박2일
2021. 4. 19, 최 윤식 목사와 정주일 장로와 함께 경남 산청군 시천면 중산리 코스로 지리산에 올랐다. 참 좋은 날씨에 정상까지는 5.4km, 주차하고 걷는데 법계사 버스가 온다. 우리를 보고 세웠는데 알고보니 셔틀버스다. 2천원의 행복을 누렸다.
법계사 - 로타리대피소에서 2시가 넘으면 통제된다. 다행히 진입성공, 재작년 백무동에서 오름보다 훨씬 가파르고 돌계단이 장난이 아니다. 그래도 좋은 일행이 있고 무사히 정상인증을 하고 석양의 아름다움까지 행복충만이다. 또한 벌써 인증 완료까지 행복 플러스다.
지리산은 높이 1,915.4m로 남한에서 한라산에 이어서 2번째로 높은 산이다. 행정구역상 전라도, 경상남도에 걸쳐 있다. 방장산, 두류산, 삼신산이라고도 한다. 국립공원 제1호로 규모가 국내에서 가장 크다. 8·15해방부터 6·25전쟁을 거치면서 삼림에 큰 피해를 입었으나, 비교적 원시상태의 자연림이 그대로 남아 있다.
대한제국 말에 동학교도들이 피난하여 살았으며, 여순반란사건 후 좌익세력 일부가 머물렀고 6·25전쟁 때는 북한군의 패잔병이 거점으로 삼기도 했다. 오늘날 각종 민족종교의 집산지가 되고 있다.
지리산은 불교문화의 요람지로서 화엄사, 연곡사, 천은사, 쌍계사 등에 국보급·보물급 문화재가 보존되어 있다. 노고단, 피아골, 반야봉, 세석, 불일폭포, 벽소령, 연하봉, 천왕봉, 섬진강, 칠선계곡의 절경이 지리10경으로 유명하다.(사전 참고)
전라남도·전라북도·경상남도 경계에 있는 지리산 정상 천왕봉 바로 아래에 텐트를 치고 생에 처음 비박이다. 최목사님의 안내와 덕분이다.
전기, TV, 문화나 일체의 오락시설, 먹거리도 없는 산 정상이니 특별히 할 일이 없다. 별을 보며 주님의 음성을 듣는 그야말로 양지듣산이다.
일찍 잠자리에 들었지만 좁은 텐트에 세 사람이 누웠으니 춥고 불편하기도 하지만 하루 고된 산행에 골아 떨어져야 정상인데 잠이 오지 않는다.
천지가 화장실이니 종종 일어나 일도보고, 최목사는 별의 궤적사진을 찍는다고 천왕봉에 오르락내리락하고 거의 뜬눈으로 새벽을 맞는다.
비가 내려 곡식이 잘 자란다는 곡우날, 날씨가 좋아 찬란한 지리산 일출은 그야말로 하나님이 주신 명품 선물이다. 자리를 정돈하여 이번에는 1.7km 아래에 있는 장터목으로 내려왔다. 하루 행사중 가장 큰 일을 무사히 마치고 밥과 빵으로 거한 아침을 먹었다.
기념사진 한 장 찍고 중산리 방향으로 하산하며 물통에 물도 채웠다. 이제부터 5.3km를 이동한다. 지리산길이 다 그렇지만 백무동길이 가장 순해보인다. 가파르고 걷기 힘든 돌계단을 따라 한참을 내려오니 유암폭포가 나타난다. 물이 많지 않아도 자태가 넉넉하다. 넓은 유암에 유유히 흐르는 물과 소리가 몸과 마음을 넉넉하게 한다.
다시 한참을 내려오다 보니 계곡 가에 수많은 돌탑이 보인다. 주변 풍광도 좋아서 연신 사진에 담았다. 이제부터는 길도 순해졌다.
칼바위를 지나 중산리 주차장에 도착하니 11:20이다. 맑고 밝은 날 지리산에서 아름다운 일몰과 일출을 보고 텐트에서 자는 경험까지 참 대단한 체험이었다.
이번엔 삼장면 지리산 자락에서 목회하는 성공회 진주산청교회 성요한 신부를 찾았다. 노래하는 괴짜?신부이다. 아마 2천 여 곡을 만들었을 게다. 최근 예수병원 여의사와 결혼도 했다. 진주에서 전원교회로 50여 km를 이전하여 진주산청성당이다. 예배당과 주변을 간단히 라운딩하고 우리는 성신부에게 지친 산객들에게 노래선물을 청했다. 쾌히 응하여 환대와 '너는 도대체 누구니?' 신청곡과 '지리산'까지 힐링의 시간을 가졌다.
삼장면 소재지 마실정에서 맛있는 점심을 먹고 성철 고향과 진안 괴짜 사진가를 만나고 귀가하니 저녁이다. 오늘은 그만 골아 떨어졌다가 아침에 후기를 쓴다.
* 지리산 천왕봉 코스요약 : 중산리~법계사~천왕봉1915m(비박)~통천문~제석봉~장터목대피소~유암폭포~칼바위~중산리주차장 13.4k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