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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

장모님(91)과 제주여행

이상호 (대전노회,공주세광교회,목사) 2021-11-13 (토) 05:36 2년전 638  

장모님(91)과 제주여행


연세 많으신 장모님이 제주여행을 원하셨다. 장인어른이 원하셨는데 시간을 내지 못한 채 소천하셨다. 벼르고 별러서 시간을 냈다. 나이 많으신 어른이 의욕을 보이심 자체가 고맙다. 가서보니 처음이 아니시란다. 계에서도 가고 교회에서도 갔었다고 하신다. 그래도 감사하다. 덕분에 코로나로 가지 못한 여름휴가(7-10일)를 다녀왔다.


1. 산지등대, 오설록박물관, 탐라공화국, 추사관

제주시 산지등대를 인증하고 오설록박물관제주국제학교를 한바퀴 돌았다. 그리고는 탐나라공화국(강우현 대표)을 찾았다. 남이나라공화국을 만들고, 이제 이곳 제주에서 탐나라공화국을 건설 중인 강대표와의 짧은 만남 긴 여운이 기억에 남는다. 계속 공사중이고 완전 개방은 아니지만, 예약자에 한해서 받고 있었다.

탐나라공화국은 제주 한림읍 금악리에 자리 잡은 대한민국 미니국가이다. 나무도 물도 없는 돌땅에 나무를 심어 숲을 만들고, 80여 개의 빗물연못으로 황무지 성공신화를 이루고 있는 탐나라공화국은 국내외 70여 개국의 여행자들이 찾는 제주의 숨은 보물이다. 이곳을 방문하려면 반드시 예약을 하고 여권을 발부받아야 하며 현장을 조성한 직원이 직접 스토리투어를 해 준다. 무(無)에서 유(有)를 만들고 길(道)을 내고 도덕경을 연결한 노자예술관이 있으며, 전국에서 버려지는 헌책 30만권을 보관하는 헌책도서관에도 들렀다. 제주의 화산석을 녹여 도자나 공예품을 만든다. 점토를 섞은 도자체험, 용암을 녹이는 용해로체험, 천에 염색을 해보는 스카프 만들기 체험도 있다. 강우현 대표가 2014년부터 제주에 정착해서 직접 조성한 이 공간에는 누구나 나무를 심거나 채소를 가꿀 수 있는 ‘여행자가 가꾸는 여행지’로도 알려져 있다. 황무지를 숲으로 만든 2만여 그루의 나무들 가운데 1만5천 그루 이상은 지역 주민과 방문자들이 심은 것이다. 탐나라공화국에는 수많은 길이 있어 자연과 정신, 문화 속에서 나만의 시간을 만들기 좋은 곳이었다.

추사관은 들렸으나 코로나와 시설개선으로 12. 20까지 휴관이었다. 그래도 안내판과 추사 김정희가 유배와서 지낸 강도순의 집도 보고 10년간에 ‘추사체’를 완성한 곳임도 확인했다.


2. 오로봉 김만덕 기념비, 용눈이오름 레일바이크, 우도, 광치기해변

제주 2일 째는 장모님과 함께 길을 나섰다. 택시를 전세해서 가는데 기사가 오로봉 김만덕 기념지를 소개한다. 가는 길이니 들렸다. 살기 어려운 백성들을 보살펴 기념비와 공덕비, 그리고 묘지까지 둘러보았다.

김만덕(金萬德, 1739년 ~ 1812년)은 조선의 상인이다. 제주도에 대기근이 닥치자 전 재산을 풀어 육지에서 사온 쌀을 모두 진휼미로 기부하여 빈사상태의 제주도 백성들을 구제하였다. 이 때문에 제주에서는 의녀(義女) 김만덕으로 불린다.

30여 km 이동하여 용눈이오름 레일바이크를 탔다. 억새와 가을 풍경에 노인이 좋아하시니 덩달아 좋았다.

날씨가 좋아져 성산항에 전화했더니 우도 가는 배가 다닌단다. 배도 타보고 싶어했는데 태워드리고 우도등대도 인증하였다.

섬에서 나와 인근 광치기해변에 주차하고 일출봉을 배경으로 인생샷을 날렸다. 이제 호텔로 돌아갈 시간이다. 기사의 추천으로 바닷가로 이동하며 월정리해수욕장 - 함덕해수욕장, 신촌 덕인당에서 보리빵도 사고 호텔 도착하니 6시다. 알찬 여행이었다.

* 성산 ‘빛의 벙커’를 추천받았는데 다음을 기약해야겠다.


3. 귤농가 방문과 한림공원

마지막 날에는 한림공원을 가기 위해 택시를 탔는데 기사가 5천 평 귤밭을 가지고 있다며 일꾼 사서(여, 8만) 종일 따서 버리는데 20kg에 3,600원을 받는다는 기가 막힌 얘기를 듣고 대정읍 현장을 가보기로 했다. 정말 많은 귤이 버려져 있다. 인증사진 찍고 몇 박스 따왔다. 8시간 따면 품삯까지 준다는데 귀가하는 날이다.

장모님을 생각해서 한림공원에 들렀다. 특히 50주년(1971~2021)을 맞고 10만 평에 환상적인 9가지 테마파크에다 협재굴과 쌍용굴까지 제주도를 축약한 곳이다. 공원은 어제나 살아있는 자연이 있어서 새롭고 50년의 역사를 말해주는 듯 이국적인 숲과 꽃, 아열대식물원, 야자수길, 제주석 분재원, 재암민속마을, 재암수석관, 황무지를 개척하여 멋진 공원으로 만든 財岩 송봉규 회장의 개척관도 잠시 둘러보았다.

좋아하시는 장모님과 싱싱한 귤선물과 함께 집으로 왔다.


4. 병원 찾아 삼만리

장모님이 우리 집으로 오신 이유는 세종에 계실 때 모 치과에서 임플란트와 틀니를 하셨는데 A/S를 받기 위해서였다. 문제는 병원이름을 모르신다. 밤새 생각해도 생각이 나지 않으신다며 땅 꺼지게 걱정이시다. 우선 신경과 진료를 마치고보니 바로 옆에 치과가 있다. 의사가 수술중이라 진료를 할 수 없다고 한다. 사정을 얘기했더니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알아보라는 팁을 준다.

감사함으로 전화를 거니 개인정보라 알려줄 수 없다며 본인이 직접 와야 한단다. 90넘은 노인을 모시고 찾아갔더니 신청서를 쓰란다. 직원이 아니고 나이 들어 봉사하는 분 같은데 본인이 써야 한다고 딱딱거린다. 사정해서 대필하고 마지막 싸인을 하는데 시간이 자꾸 간다.

11월에는 근무시간이 5시가 마감이다. 어렵게 여자 지사장이 도와서 장모님이 다니시던 치과를 찾아냈다. 나오면서 장모님 아들도 공단에 근무한다고 했더니 꼬치꼬치 묻는다. 이름을 댔더니 지사장이 강원도에서 같이 근무하다가 왔노라며 자세를 고친다. 저기 저분은 직원도 아닌 듯 한데 너무 불친절하다고 했더니 눈을 찔끔한다. 국민이 주인인데 처음부터 친절하게 했더라면 얼마나 좋을까?

치과에 찾아갔다. 연락이 안돼 찾았노라며 친절하게 고쳐준다. 노인이 전화를 잘 받지 못해 빚어진 일이다. 노인을 모시는 일은 느리고 쉽지 않은 일이다. 찾고 기다리고 이동하면서 택시라면 교통비도 많이 들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섬길 수 있음이 감사하다. 


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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