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 ::
 
 
 

문제가 있는 문제("어린 양들아 두려워 말아라")

신솔문 (전북동노회,임실전원교회,목사) 2023-01-12 (목) 09:24 1년전 383  



1.

 

이십 년이 넘은 일입니다.

교회의 중학생이 수학 문제 하나를 풀어달라고 해서 살펴보니, ‘문제가 있는 문제였습니다. 문제에 모순이 내재해있었습니다. 길게 근사하게 풀어보았자 헛수고하는 것이지요. 학생은 문제집에 있는 문제가 잘못되었다고 하는 제 말을 신뢰하지 않는 느낌이었습니다. 며칠 후 학생은 학교 선생님이 잘못 출제한 문제라고 하셨다는 것을 알려주었습니다.

 

 

앞글에서 교인들이 기독교를 사칭하는 신흥종교(이단)들의 성경 지식에 맞대응하기 위해 성경 공부에 관심이 있는 것 같다고 말씀드렸는데, 그렇다면 구체적인 성경 지식을 교인들에게 많이 가르치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는 것일까요?

 

문제가 있는 문제의 문제풀이를 두고 일일이 따질 필요가 없습니다. 간단히 왜 문제가 문제인지 지적하고 쓰레기통에 버리면 됩니다.

 

 

2.

 

제가 처음부터 이런 태도였던 것은 아닙니다. 그들의 요한계시록 해석[각주1]이 진심으로 궁금해서 십여 년 전, 수요저녁기도회 때 자료 만들어가며 다룬 적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흥미로웠습니다. 문제점 지적하는 재미도 있고요. 요한계시록 중간 정도 갔을 때 문득 부질없는 일이다는 생각이 들어 중단하였습니다.

 

(1) 해석 수준이 천재는 악필이다. 나도 악필이다. 고로 나는 천재이다라는 저의 오래된 농담보다 못합니다. 천재와 저는 악필이라는 분명한 공통점이라도 있지만, 요한계시록과 그들에게는 요한계시록과 이상의 공통점이 없었습니다. [각주2]

 

(2) 요한계시록 강해를 중단하면서 교인들에게 이런 말씀을 드린 기억이 납니다. “예수내구주 신앙을 통해 진리와 생명의 길 가는 성도라면, 대환란의 과정에 대한 요한계시록의 구체적인 말씀을 몰라도 됩니다. 과정이 어쨌든 예수님 안에 있는 우리 성도들은 승리하기 때문입니다!”

 

성경공부 교재 <성경파노라마>에서 이 중요한 점을 언급하고 있네요. “우리가 요한계시록을 어떻게 해석하든지 한 가지만큼은 분명하다. 그리스도 안에 있는 성도들이 승리 팀에 속해 있다는 사실이다!”

 

 

3.

 

결국 관건이 예수내구주 신앙입니다.

기독교 사칭 신흥종교인가 아닌가를 알게하는 리트머스 시험지는 예수내구주 신앙입니다. [각주3]

구원의 맥락에서 예수내구주 신앙을 정식화하면 이것입니다.

 

예수님을 통하여 구원에 이르며, 예수님으로 충분하다! [각주4]

 

 

이번 성경공부 교재에서도 기독교 사칭 신흥종교에 관련하여 이 정식을 설명할 수 있는 챕터가 있네요. “성경의 모든 초점은 예수 그리스도이다

 

제 생각에 교인들에게 이단의 정체성을 가장 쉽게 설명하는 방법은 이것입니다.

 

성도 여러분과 저는 (부족한 점이 많지만) 예수내구주 신앙으로 하나님의 자녀가 되고 구원의 길을 가고 있습니다. 그런 우리들에게 어떤 사람들이 구원을 받지 못한다고 한다면 그들이 주장하는 바는 무엇일까요? 예수내구주 신앙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다음에 나올 이야기는 뻔합니다. 추가적인 조건입니다. 자기 교주가 필요하다거나 자기 조직에 들어와야 구원받는다는 것이지요. 예수님을 허수아비로 만들어버리는 것 보이시지요? ‘적그리스도들입니다. 우리를 건드는 놈들은 다 적그리스도들입니다

 

제가 ‘(부족한 점이 많지만)’을 넣은 이유가 있습니다. 예수 내구주 신앙이 핵심이지만 그 핵심이 함량 미달인 경우들이 있습니다. 부족함을 솔직히 인정하는 이 단서조항으로 우리는 주님께 부족함에 대한 선처를 받을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각주5]

 

교인들의 성경 공부 열의가 이단에 대한 경계에서 나온 것이지만 이단에 관한 언급은 이 정도 선에서 하려고 합니다. 이 교재의 주된 목적은 책 제목처럼 성경 파노라마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카톡에 교재 설명할 때 우리 교회 교구를 이렇게 보여주는 것과 비슷한 책이라고 했습니다.



 

 

 

 

[각주1] 알고 보니 이들이 독창적으로 만든 것도 아닙니다. 이전 이단들의 잡설을 더 그럴듯하게 꾸며낸 것이지요. 한국 이단의 계보를 보면, 오랜 반복 끝에 얻어진 집단 창작물에 가깝습니다.

 

[각주2] 소원대로 그들은 기어이 요한계시록의 인물들이 되어 버렸습니다. 요한계시록을 가지고 장난치는 것으로 요한계시록과 관련성이 생겨버린 것이지요. 요한계시록의 적그리스도하수인이 된 것입니다.

 

[각주3] 이단은 두 부류가 있습니다. 기독교의 핵심 교리에서 이탈한 경우입니다. 이단다운 이단입니다. 다른 하나는 교리는 크게 이탈하지 않았으나 그들의 삶이 결과적으로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는 경우입니다. 극단적인 방식으로 해외 선교를 하는 선교단체도 이런 의미에서는 이단입니다.

 

[각주4] “예수내구주 신앙구원의 관계를 충분조건, 필요조건, 필요충분조건으로 분석해볼 수 있습니다. 양쪽의 참(성립, 발생)이 서로에게 무관한지 일방성이 있는지 쌍방성이 있는지 보면 됩니다. “예수님으로 충분하다는 것은 예수님 외에 다른 것(교주나 단체)이 필요 없다는 것입니다.

 

저의 정식은 예수내구주 신앙구원의 충분조건임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전자가 성립하면 반드시 후자도 성립한다는 말입니다. 이것과 더불어, 후자가 성립할 때 반드시 전자가 성립하면 이 관계는 필요충분조건이 됩니다. 저는 일단충분조건만 정식에 담았습니다.

 

기독교계의 종교 다원주의 논쟁에서 이렇게 정리한 필요충분조건은 쟁점을 선명하게 드러냅니다. 필요충분조건을 주장하는 입장은 다원주의/포용주의/제한주의(배타주의) 중 어디일까요?

 

제한주의(배타주의)입니다. 하지만 엄격한 의미에서 제한주의도 필요충분조건이 아닙니다. “구원은 하나님 소관이라는 하나님 주권성에 대한 전제가 깔려있는데 이 전제는 반드시라는 필연성을 부정하게 되어 필요충분조건에 이르지 못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각주5] 이 게시판 이전 글의 각주에서 이 아이디어를 제시한 적이 있습니다. 옮겨 놓습니다.

 

예수 내구주 신앙을 통해 진리와 생명의 길을 가는 성도 여러분에게 너희는 구원받지 못한다고 주장하는 집단이 있다면, 그들에게 물어보아야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그러면 그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구원의 추가(새로운) 조건을 제시합니다. 예수내구주 신앙을 전제로 한 추가조건이니 얼핏 큰 문제가 없는 것 같지만, 그 추가조건이 구원의 관건(關鍵)이 되고 결국 예수내구주 신앙은 그 충분성을 상실합니다. 신약성경에서 맹렬하게 질타하는 율법은 이렇게 사용된 율법입니다. 이처럼 추가 조건을 강조하는 세력들은 얼핏 기독교 같지만, 기독교를 숙주로 삼는 새로운 종교입니다. 좀비 이단입니다.

 

반면에 우리의 구원 확실성을 흔들었던 이유가 구원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들의 품고 있는 예수내구주 신앙의 진정성(眞情性)”품질을 문제 삼기 위한 경우도 있습니다. 신약성경에 나오는 실천이 따르는 믿음이 강조되는 문맥에서 이러한 문제 제기가 등장합니다. 이런 경우, 여전히 예수내구주 신앙의 충분성을 견지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조건을 제시할 수밖에 없는 이단이 아닙니다. 우리의 신앙생활의 진정성과 품질을 제고하려는 노력의 일환이지요. 문제는 어느 정도의 삶을 살아야 진정성품질을 확보한 신앙생활을 하게 될까요? 애매하고 모호한 영역이라 정할 수 없습니다. 제 생각에 태도가 가장 중요합니다. 자신의 부족함을 주님께 고백하는 신자는 결코 함량미달에 떨어지지 않고 주님께서도 선처해주십니다.


hi
이전글  다음글  목록 글쓰기

츲ҺڻȰ ⵵ ȸ ѱ⵶ȸȸȸ ()ظ ѽŴѵȸ μȸڿȸ ȸ б ѽŴб ûȸȸ ŵȸ ŵȸ ȸÿ ѱ⵶ȸȸͽ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