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정복 하는 곳이 아닙니다. 산이 우리를 받아줘야 하는 곳 입니다.
십여년 전 에 성전 건축 중인데 잠시 일을 멈추고 여름 휴가를 떠난 적이 있었습니다. 광양에 있는 덕운산 캠핑장 이었습니다. 텐트를 쳐 놓고 매일 점심 도시락을 싸서 아내와 함께 산행을 했습니다. 이른 아침 출발하여 저녁 늦게 텐트로 돌아오는 우리 부부를 보고 옆에 있는 가족들이 물어보았습니다. 아니, 휴가가 아니고 왜 그렇게 고행을 하세요? 물 속에서 첨벙 거리며 시원하게 수박이나 쪼개 먹고 즐기는 그 집 가족에게는 이해할 수 없었겠지요. 그때 건축 중 무리한 일을 하다가 허리 협착증이 생겨 고생을 했었습니다. 이 병원 저 병원,. 안마 등 여러 방법을 동원해도 낮지 않던 허리가 그때 산행을 통해서 목요일 아침에 하늘을 날듯 가벼운 몸으로 하나님께서 치유해주셨습니다. 이번 주 휴가 기간 동안 월출산을 다녀왔습니다. 국립공원 월출산은 전남 영암에 있는 해발 809미터 입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산이기도 합니다. 아내는 처녀 때 한번 왔다가 수 십년 만에 다시 와 본다면서 감개무량 해 했습니다. 다녀와서 다음날 다시 가고 싶은 산이라고 할 정도로 아름다운 곳 입니다.
그 어느 겨울날 눈이 무릎만큼 쌓였을 때 혼자서 9시간 동안 천왕사 에서 도갑사를 넘어간 적이 있습니다.
30여년 전 남중동에 교회를 개척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청년들 12명과 함께 2월28일 월출산에 갔다가 새벽 2시에 내려온 추억이 그리웠습니다. 땀을 비 오듯 흘리면서 한걸음 한걸음 옮기니 6시간을 산행 했습니다. 자연은 하나님의 손길이 깃들어 있고 최고의 선생님입니다.
저 아래로 보이는 수 많은 마을들과 건물, 논과 밭들을 바라보면서 좀 더 큰 마음, 온 우주를 품은 주님의 마음을 갖게 해달라고, 우리에게 맡겨진 목양의 일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힘과 지혜와 건강 달라고 천왕봉 정상에서 기도했습니다. 무엇보다 쥐가 나지 않게 해주신 은혜가 더욱 감사했습니다. 물론 쥐가 났다 해도 감사 했겠지만요. 교우들 덕분에 좋은 휴가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