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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절묵상 05 “함께 갑시다!”(마가복음 1:17-18)

이병일 (서울동노회,강남향린교회,목사) 2009-03-06 (금) 22:16 15년전 4112  

사순절 05 “함께 갑시다!”(마가복음 1: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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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은 그의 공적 활동을 시작하면서 제자들을 부릅니다. “나를 따르라!”라고 하면서 함께 할 사람들을 모읍니다. 따른다는 것과 제자가 된다는 것은 행동을 함께 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이 제자들을 부르면서 한 “나를 따르라!”란 말로 오늘 남한의 교회현실을 보면 안타까운 일들이 많습니다.

교회의 지도자로 자처하는 사람들은 저마다 “나를 따르라!”고 하지만, 과연 그 “나”는 누구입니까? 자본주의적 욕망에 물들어 성공과 성장을 추구하는 개인인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그 “나”를 예수님이라고 한다면, 그 예수는 어떤 예수입니까? 물질의 풍요를 보장하는 복 주는 예수, 자기를 치장하는 하나의 장신구에 지나지 않는 악세서리 예수, 필요할 때마다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인스탄트 예수, 자기의 고집이나 선입견을 지지하는 박제화된 예수입니다. 가장 무서운 것은 생명과 평화를 파괴하는 일을 정당화하는 일에 도구로 전락한 예수입니다.

그러면 우리는 예수님을 왜 믿고 따르려합니까? 우리가 예수님을 따르려고 하고, 예수의 얼굴을 닮으려고 하는 것은 의기투합이라는 전제가 있습니다. 예수님이 이 세상에서 꿈꾸고 실현하려고 했던 것에 기본적인 동의가 있기 때문에 따르고 함께 하려는 의지를 가질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따른다고 하는 행위는 의미가 없습니다.

“나를 따르라!” 이 말보다는 “함께 가자!” “함께 갑시다!”라고 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누구든지, 자기의 위치가 어떠하든지 우리가 함께 갈 길이 예수님이 가신 길임을 생각해야 합니다. 모두가 예수님의 제자이고 예수님을 따르는 사람이기에, 교회나 사회의 지도자라도 예수님이 아니기에, 따르라고 하면서 가는 길이 다른 방향이라면 함께 할 사람들이 없을 것이기에 “함께 가자!”라고 해야 합니다.

 

함께 가는 사람들은 서로를 이해합니다. 어떤 사안에 대하여 회의나 토론할 때에는 치열하고 자기주장이 확실하지만, 그 속에는 서로에 대한 배려와 신뢰가 있습니다. 저만치 앞서간다 싶으면 한숨 돌리며 기다리고, 조금 늦었다 싶으면 서둘러 따라갑니다.

또한 서로의 역할과 사명에 대해 인정하고 힘을 실어 줍니다. 밖에서 선교활동에 참여하든 안에서 봉사하든, 모두가 공동체를 위한 일임을 인정하고 나를 대신해서 활동하는 것이기에 몸으로 못할 때에는 감사한 마음으로 함께 합니다. 서로를 격려하고 힘이 됩니다.

우리가 함께 가는 길이 예수님이 걸으셨던, 가려했던 길인지 아닌지를 반복해서 확인해야 합니다. 그것은 나와 우리를 돌아보는 일입니다. 우리가 함께 하는 일이 예수님의 얼굴을 닮아가는 일, 예수님을 따르는 일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예수님을 따라간 제자들도 계속해서 가르침을 받아야했고, 때로는 예수님의 뜻을 오해해서 배척하기도 했고, 때로는 예수님을 버리고 도망가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예수님을 그리스도라고 부르는 것보다는 예수님을 그리스도라고 부르는 이유와 자기의 고백을 찾는 일이 중요합니다. 남들도 그렇게 하니까, 그렇게 배웠으니까 그렇게 고백하지 말고, 마음속에 왜? 그렇게 할까 하는 고민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고백의 진실성은 고백 그자체로 확정되는 것이 아닙니다. 고백은 삶으로, 마음은 몸으로 표현되어야 합니다.

우리도 좋을 때는 예수님 이름으로 무엇이든 다 할 것처럼 의기투합하지만 막상 그 의기가 현실로 점점 다가올수록 약해지고, 때로는 예수님도 하느님도 필요 없고 오로지 나만 존재하는 것처럼 행동할 때가 있습니다. 그 때에는 예수님을 원망하기도합니다. 베드로처럼 예수님을 꾸짖고, 예수님의 의지를 바꾸어 나의 의지를 앞세우려 합니다. 우리가 함께 가는 길은 예수님을 뒤에서 따르는 일입니다. 그리고 그 일은 공동체로 모인 우리들이 함께 할 일입니다.

 

 

이병일 : “길을 찾는 작은 소리”라고 해서 “도토리”입니다. 우리 사회 여러 부조리한 구석들을 살피며 사람 사이 관계와 세상살이의 선한 이치를 알고 따르고자 애쓰는 강남향린교회 목사입니다. 언제쯤이면 자연 속에서 고양된 영성으로 들꽃 사랑, 생명 사랑을 실천하는 목회를 할 수 있을까 꿈꾸며 삽니다.


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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