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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학고레 - 공주 세광교회 이야기

예종규 (,,) 2007-12-17 (월) 12:19 16년전 6753  

이번 주는 공주 세광교회 부흥사경회로 다녀왔다.

9일(주) 낮 예배부터 집회가 시작하니 8일(토)에 공주 터미널에 도착해서 저녁 식사를 하고 교회를 향했다. 세광교회는 공주 시내에서 멀지 않는 곳에 있는 전원교회이다.

차를 타고 공주 시가지를 벗어나자 바로 시골 야경(어두움)이 눈에 들어왔다.
곧이어 아름다운 펜션 같은 야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바로 세광교회다. 1000평대지위에 70평의 아름다운 성전과 부속 건물, 무엇보다 나를 놀라게 한 것은 내가 묵을 강사 숙소였다. 참으로 아름다운 펜션을 연상케 했다. 아름다운 가로등의 조명을 받는 '사랑이 있는 집'은 유럽의 어느 재벌의 게스트 하우스를 연상케 했다. 안내를 받아 2층에 올라갔다. 미려한 원목으로 판벽된 실내 공간은 우아한 분위기를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이곳은 '사랑이 있는 집'의 찻집으로 사용하는 다락방이다. 여기서 차도 마시고 또 깨끗한 침대가 마련되어 있어 강사 숙소로는 너무 훌륭하다.

이 다락방에서 유난히 내 시선을 끈 것은 '엔학고레'라는 액자이었다.
이 글귀가 무었을 의미하는 것일까? 한문의 사자성어 같기도 한데 한자로 기록된 것이 아니고 한글로 수놓여져 있었다. 더욱이 밑 부분에는 성경의 장절까지 기록되어 있었다.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 봐도 알 수가 없었다.

"우리 교회에는 ‘사랑이 있는 집’이 있고 그 2층에 ‘엔학고레’가 있습니다.
찻집으로 사용하는 다락방입니다.
아주 아늑하고 편안한 집인데 성서적 유래가 있어서 나눕니다."
“하나님이 레하에 한 우묵한 곳을 터치시니 물이 거기서 솟아 나오는지라
삼손이 그것을 마시고 정신이 회복되어 소생하니 그러므로 그 샘 이름은 엔학고레라
이 샘이 레하에 오늘까지 있더라.” (삿 15:19)

목사님의 설명으로는 이 '사랑이 있는 집'은 펜션도 아니고, 게스트 하우스도 아니고 장애우들과 함께 거하는 공동체 집이라고 했다. 지치고 힘든 사람들과 장애우들이 이곳 다락방에 와서 차를 마시며 상담도 해서 삼손과 같이 지치고 목마를 때 새 힘을 회복하는 곳이라는 뜻이라고 했다.

세광교회는 한국기독교 100주년이 되는 1984년 지금의 담임목사인 이상호 목사님께서 공주시내 5만원 월세를 내는 상가에서 시작했다. 이 어려운 개척시절 어느 날 새벽 교회에 쓰러져 자고 있는 결손 가정 어린이를 발견하고 이들을 도와주고 이들에게 복음을 심어주는 것이 곧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명하신 사명이라는 깨달음이 왔다. 이때부터 어려운 이웃과 '사랑 나누기'를 시작하여 장애인, 소년소녀 가장, 영세 결손 가정을 돕기 시작해서 1990년 교회 창립 6주년을 맞아 장애인 주일을 선포하고 '사랑이 있는 모임’을 결성하고 적극적으로 불우이웃을 돌보기 시작했다.
1995년 10년 동안 월세로 있든 상가가 팔리고 갈 곳이 없던 차  공주시 이인면 주봉리 21번지 싼 창고를 사서 리모델링을 하여 교회를 옮기게 되었다. 이 때 이 창고에 딸린 땅 1000평을 아주 싼 값에 구입하게 되었다. 이곳 주봉리는 모두 15가구가 모여 사는 오지 마을이다.

목사님은 이곳으로 교회를 옮기면서 큰 뜻을 품게 되었다.
첫째는 지역 복음화다. 이 주봉리 15가구를 모두 믿음의 가정으로 전도 하고 교회가 지역 주민의 센터가 되고 주봉리 신앙공동체를 형성하는 것이었다.

둘째는 이 넓은 대지에 장애인 공동체를 만들고 이들을 예수님 섬기는 마음으로 섬긴다는 것이다.
2002년 장애인 수용시설을 위해 불철주야 기도하든 가운데 더디어 70평의 아름다운 ‘사랑이 있는 집’을 건축하게 되었다. 목사님의 아름다운 목회철학에 감동을 받은 ‘한국목조건축학교’에서 외국에서 수입한 목재로 아름다운 2층 건물을 지어 주었다. 실내 인테리어와 집기는 ‘천사회원’ 들의 성금으로 부족함이 없이 갖추어 졌다. 목사님과 온 교인들의 기쁨과 감사는 이루 말로 다 할 수 없었다.
일반 교인들도 증가하고 특히 장애 우들이 여러 명 입주하게 되어 목사님의 목회 철학이 찬란한 빛을 발하기 시작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이때부터 목사님은 혹독한 시련을 겪게 되었다.
그 때 까지만 해도 장애인에 대한 이해가 너무 부족했다. 이들 장애인들은 육체만 장애를 입은 것이 아니라 마음까지 장애를 입은 사람들이었다. 목사님과 사모님이 아무리 사랑을 쏟아 부어도 그 사랑을 인식하지 못했다. 자기들 끼리 사소한 것으로 싸우기도 하고 장애인 가족들이 장애인을 이용한다는 사실무근한 나쁜 소문을 퍼뜨리기도 하고 2005년에는 목사님이 폭행을 당하기도 하여 장기간 병원에 입원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정작 목사님을 괴롭게 한 것은 장애인들이 ‘사랑이 있는 집’을 떠난다는 사실이다.
물론 어떤 의미로는 좋은 일이다. 장애인 결손가정이 다시 가정을 회복하여 집으로 돌아가기도 하고 국가나 공공시설에서 운영하는 장애인 공동체로 옮겨 가기도 해서 지금은 몇 사람 남지 않았다.
그동안 교회는 아름다운 전원교회로 도시민의 지친 몸과 마음의 안식처가 되었다.
그러나 목사님은 장애우들이 떠나는 것이 너무나 안타까웠다. 하나님께서 장애인들을 위해서 이렇게 좋은 집까지 주셨는데 이게 무슨 일인가? 하나님 앞에 그저 죄송할 따름이다.
지역 복음화도 지지부진이다. 지역주민들을 전도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 행사도 하고 애를 썼 봤지만 지역 주민들의 눈에는 세광교회 교인들은 우리 시골 사람들과는 차원이 다른 사람들이며, 세광교회는 도시민들을 위한 전원교회이지 우리와 같은 시골 사람들을 위한 교회는 아니다. 라고 마음을 닫아놓고 열 생각을 안 한다는 것이다.

목사님은 2005년의 시련이 이어서 2006년도에는 심각한 우울증에 빠졌다.
예수님의 십자가를 지고 주를 따르겠다는 마음 다짐은 어디로 가고 편안한 목회생활에 안주하고, 여기에 길들어져 간다는 안타까움에 몸부림치고 있었다.
세광교회는 교인들은 숫자는 많지 않지만 아주 쟁쟁한 멤버로 구성되어 있고 신앙의 영적수준도 높은 편이다.

나는 목사님에게 다음과 같은 충고를 했다.
“목사님 아무리 좋은 일이라도 내 생각과 내 계획대로 밀고 나가려 할 때 하나님은 좋아 하시지 않습니다. 우리는 무슨 일을 하든지 성령의 인도를 따라야하고 또 그분만 의지해야 합니다. 내 생각과 내 계획대로 안 된다고 실망해서도 안 되고 자책해서도 안 됩니다.”
“이를 위하여 나도 내 속에서 능력으로 역사하시는 이의 역사를 따라 힘을 다하여 수고하노라.”(골1:29)
“모두들 주님의 십자가를 지지 않는 편안한 목회를 추구하고 있는 이때에 목사님 같은 젊은 목사님을 만나게 되어 얼마나 내 마음이 기쁜지 모르겠습니다. 목사님은 하늘나라에 가서 많은 상을 받아 누리게 되겠습니다.”
“의를 위하여 핍박을 받은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저희 것임이라. 나를 인하여 너희를 욕하고 핍박하고 거짓으로 너희를 거슬러 모든 악한 말을 할 때에는 너희에게 복이 있나니 기뻐하고 즐거워하라 ! 하늘에서 너희의 상이 큼이라 너희 전에 있던 선지자들을 이같이 핍박하였느니라.”(마5:10-12)

목사님은 용기백배하여
“목사님 아직 하나님 앞에 서원한 선교 비전은 살아 있습니다.
이제부터는 내가 아니고 성령 하나님의 인도를 따라 힘을 다 하겠습니다.
첫째는 ‘사랑이 있는 집’을 더 활성화 하여 명실 공히 장애인들을 섬기는 공동체로 세워 나가겠습니다.
둘째는 ‘안식의 집’(종합복지관)을 마련하여 장애우들과 노인들을 돌봐주고 편안한 노후를 보장하는 일을 하겠습니다.
세째는 지역사회 구원을 위하여 더욱 기도하고 지역 선교에 더욱 힘쓰겠습니다.”
나는 이런 젊은 목사가 있는 한 아직 한국교회는 소망이 있다고 생각한다. 

세광교회는 24년의 역사와 훌륭한 목회자가 있는 만큼 아주 좋은 교회였다. 구성원들도 대학 교수로부터 제약회사의 중역, 은퇴한 교장, 학원장 등 좋은 사람들이 많았다. 사경회 3일이 금방 지나갔다. 사모님의 김치 솜씨 또한 일품이었다. 내 평생 이 맛을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4박5일 동안 편안한 잠자리에 입에 맞는 김치로 행복한 시간이었다. 마지막 날 나의 제안으로 마을과 온 교우들이 국수잔치를 열었다. 나의 남은 생애동안 이런 부흥사경회가 계속되었으면 좋겠다.

엔학고레 액자

교회 전경

장애우와 함께

장로님과 함께

 

원로 일기 중에서

성도교회 원로 목사 예종규

http://성도교회.rg.ro


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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