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 ::
 
 
 

기장은 별이다 - 전신마비환자를 심방하고 돌아오는 길에 -

김성 (서울동노회,예수원교회,목사) 2008-06-07 (토) 22:16 13년전 4910  

저는 오늘 일 년 전 불의의 사고로 경추를 다쳐 목아래로 전신 마비가 된 채 아직까지 신경이 돌아오지 않고 있는 교우를 심방하였습니다. 재활병원에 입원해 있던 중 1년 만에 고향집에 3일간 말미를 얻어 외출을 나온 참이었습니다. 그에게 고난도 내게 유익이라는 시편119편의 말씀을 전하는 가운데 별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밤하늘이 아름다운 것은 별들이 아름답기 때문인데 별들이 아름답게 빛나는 것은 밤하늘이 어둡기 때문이라고. 밤이 오지 않으면 별이 보이지 않고 어두운 밤을 맞이하지 않고서는 누구도 별을 볼 수가 없노라고. 그러면서 제가 좋아하는 시인 정호승이 쓴 산문집 <내 인생에 힘이 되어준 한마디>에 나오는 다음 구절을 들려주었습니다. <신은 왜 인간으로 하여금 눈동자의 검은자위로만 세상을 보게 했을까? 눈을 만들 때 흰자위와 검은자위를 동시에 만들어 놓고 말입니다. 그것은 어둠을 통해서 세상을 바라보라는 뜻이 아닐까요? 어둠을 통하지 않고서는 세상의 밝음을 볼 수 없다는 뜻이 아닐까요?>

그리고 그 분에게 말해 주었습니다. 별은 밝은 대낮에도 하늘에 떠 있습니다. 하지만 어둠이 없기 때문에 그 별을 바라 볼 수가 없습니다. 우리는 오직 어두운 밤에만 그 별을 바라볼 수가 있습니다. 검고 어두운 눈동자를 통해서만이 이 세상을 바라볼 수가 있듯이, 밤하늘이라는 어둠이 있어야만 별을 바라볼 수 있듯이, 고통과 시련이라는 어둠이 있어야만 내 삶의 별을 바라볼 수가 있습니다. 내 인생의 캄캄한 밤, 그것이 비록 견딜 수 없는 고통의 밤일지라도 그 밤이 있으므로 비로소 별이 보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해 주었습니다. 집사님! 고난당한 것을 두고 성경이 유익이라고 말씀하는 이유는 그 고난을 통해 내 삶이 밤하늘처럼 어두워질 때 비로소 그 때 하나님의 별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내 삶이 환한 대낮같을 때는 보이지 않던 하나님, 내 마음이 살쪄 지방(脂肪)같이 되었을 때는 새털보다도 값어치를 못 느끼던 하나님의 말씀이 내 삶이 어두워져 밤하늘이 되면 비로소 별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평소에 그 고마움조차 모르고 살던 하나님의 은혜의 손길이 보이고 사랑하는 가족들과 이웃들의 고마움이 보이기 때문입니다. <고난당하기 전에는 내가 그릇 행하였더니 이제는 주의 말씀을 지키나이다. 고난당한 것이 내게 유익이라 내가 주의 율례를 배우게 되었나이다. 주의 입의 법이 천천금은보다 승하나이다> 집사님 인생의 밤하늘에 떠오르는 하나님의 별을 볼 수 있다면 이 고난은 결코 무익한 고난이 아니라고 말해주었습니다. 그리고 밤이 지나면 새벽에 다다르듯이, 밤을 지새운 꽃망울이 아침에 기지개를 펴고 피어나듯이, 집사님 또한 회복과 소생하는 새아침을 반드시 맞이하게 되리라고 위로와 용기의 말을 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머리위에 손을 얹고 함께 심방한 권사님들과 함께 간절히 기도해 주었습니다.

몇 달 전 수유리 국립재활원에 입원해 있을 당시 병원으로 심방을 간 저와 교회 식구들을 보며 그야말로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목사님, 제가 이지경이 되고 보니 내 손으로 밥숟가락 들어 입에 가져가는 것이 그렇게 큰 은혜인 줄 몰랐습니다. 내 발로 화장실 갈 수 있다는 게 그렇게 큰 은혜인 줄 몰랐습니다. 손가락 하나 까딱하는 것이, 엉엉. 그렇게 큰 은혜인줄 미처 몰랐습니다. 제가 다시 일어나서 나갈 수만 있다면 --엉엉” 그는 끝내 목이 메어 말을 잊지 못했더랬습니다. 손가락 하나 까딱하는 것도 하나님의 큰 은혜였다는 사실이 밤하늘처럼 삶이 캄캄하게 어두워지고 나니 비로소 별처럼 보이더라는 고백이었지요.

심방을 마치고 터덕터덕 걸어서 교회로 돌아오는 길에 저는 뜬금없이 우리 기장은 별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낮에는 보이지 않아도 밤이 되면 빛을 발해서 누구나 그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별과 같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습니다. 역사의 하늘이 광명한 대낮같을 때, 역사가 민주화와 평화, 번영의 길을 대낮같이 질주할 때, 그 때에는 설사 기장의 모습이 보이지 않은들 어떻습니까? 하지만 역사의 하늘이 어두워져 가고 역사가 캄캄한 과거의 어둠을 향해 역주행하며 치달을 때, 바로 그 때 기장은 다시 별처럼 빛을 발해야 하지 않을까요? 예수님께서 자신을 가리켜 광명한 새벽별이라고 하셨는데(계22:16) 역사가 어두워질 때면 우리 기장은 언제 어디서나 어둔 밤하늘을 밝히고 역사의 새벽을 찾는 사람들에게 캄캄한 밤하늘에 떠오른 새벽별이 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어둔 밤하늘에서도 볼 수 없는 별이라면 더 이상 별이 아니겠지요. 지금, 우리 기장은 다시 그 존재가 보여져야 할 때가 아닐까요?


hi
이전글  다음글  목록 글쓰기
츲ҺڻȰ ⵵ ȸ ѱ⵶ȸȸȸ ()ظ ѽŴѵȸ μȸڿȸ ȸ б ѽŴб ûȸȸ ŵȸ ŵȸ ȸÿ ѱ⵶ȸȸͽ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