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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를 광고한다 !

이훈삼 (경기노회,주민교회,목사) 2007-05-12 (토) 17:19 15년전 4803  

 

어렸을 때는 TV에서 광고를 하면 채널을 다른 곳으로 얼른 돌렸습니다.
리모컨이 없던 시절이라 채널돌리기가 불편했지만 광고를 그냥 봐줄 수는 없었습니다.

광고는 물건을 팔아먹기 위해 만든 선전물에 불과했고, 광고 기술도 별로 발달하지 않아서 몇 개의 탁월한 작품을 빼고는 재미도 없었습니다. 지금은 광고도 많이 발전하여, 광고 자체가 하나의 드라마나 예술 작품의 성격을 띱니다. 그래서 TV 광고는 ‘20초의 미학’이라고도 부릅니다.

자본주의 사회는 수요와 공급의 절묘한 접점을 잃으면 심각한 혼란에 빠지게 됩니다. 여기서 광고는 소비자에게 상품의 장점을 최대한 설명하여 구매 욕구를 불러일으키고, 다양한 상품 중에서 소비자가 필요한 물건을 구입할 수 있는 최소한의 정보를 제공합니다. 그러므로 광고 없는 소비 사회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것이 옳든 그르든, 좋든 싫든 생산-광고-소비로 이루어지는 사회에 살고 있으며, 우리의 감각은 순간마다 광고의 융단 폭격 아래 그대로 노출되어 있습니다. 

성장제일주의가 교회에도 당연한 가치로 자리 잡고 있는 현실에서 ‘교회 광고’는 복음의 상업주의적 편승인가, 아니면 선교를 위해 시대의 의식 구조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지혜인가? 고민의 대목입니다. 우리 교회 근처 대단지 아파트의 80개 엘리베이터 안 거울에 교회 홍보 게시물을 일 년 동안 달아놓겠느냐는 연락이 왔습니다. 우리는 그 동안 교회를 밖으로 홍보하는 데는 관심도 없었고, 별로 그렇게 하고 싶어 하지도 않았습니다.

물론 경제적인 부담도 현실적인 문제로 작용했지요. ‘교회를 광고한다’는 것이 상업주의적 냄새가 나서 마음에 좀 걸리기도 하지만, 이미 광고가 생활화된 사회, 수없이 쏟아지는 광고의 홍수 속에 사는 현대인들에게 우리 밀알 교회만은 궁금한 사람들이 스스로 알아서 신앙 성격, 위치, 연락처 등을 알아보라고 하는 것은 너무 불친절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는 교회 광고를 하느냐 마느냐는 문제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미 광고를 판단의 중요한 근거로 사용하는 것에 익숙해진 현대인들에게 어떻게 복음의 품위를 지키면서, 복음의 내용을 바르게 전달하느냐에 초점을 모아야 할 것입니다. 상업적, 탐욕적, 관능적, 소비적 구호와 이미지에 포위당한 현대인들에게 공동체적, 평화적, 복음적인 내용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것인가로 관심의 초점을 모아야 할 때입니다. 

감사하게도 한 교우의 손길을 통해 그 아파트에 우리 교회 홍보물을 게시하게 되었습니다. 거기에는 렘브란트가 그린 ‘엠마오에서의 저녁 식사’를 배경으로 우리 교회 표어- “행복하여라, 평화를 위해서 일하는 사람은!(마 5:9)”-를 넣었습니다. 이 작은 광고가 인간의 욕심과 죄악으로 평화를 잃고 살아가는 세상에 평화의 깊은 울림이 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07. 5. 13 주보 글)


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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