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 ::
 
 
 

시골 목회자의 멍에

신흥식 (,,) 2009-07-01 (수) 15:47 14년전 5260  


* 괴상한 팔자로 살던  노인.

어느 날 노인 한 분이 찾아왔다.

너무나도 반가워서 잘 모시고, 예배도 드리고 말씀도 나눴다.

어려서 부터 하나님을 섬겼는데, 결혼 후에 처가 교회가는 걸 결사반대하여서, 집안 편하게 하려고 고만 뒀단다.

그러다가 저녀들은 다 커서 객지로 나가고, 늙은 부부만 살다가 부인은 몇년 전에 먼저 세상을 떠나고, 자기는 갈곳이 없어서 큰아들네 집에 오게 되었는데, 바로 가까이에 교회가 있어서 어렸을 적 하나님이 생각나 찾아왔다고 한다.

그동안 교회 출석하지 못한 걸 일일 이  하나님께 다 회개하고, 육개월 쯤 지났을 때, 임종을 하게 되었다.

임종하는 예배로 부터 시작하여 장례를 마치기 까지 정성을 다하여 보살폈다. 믿음도 없는 가족들을 모아 놓고,찬송을 부르면서 예배하기가 얼마나 어려운가하는 점은 말해서 무어하랴. 더군다나 출상하는 날 아침에, 믿는 이라고는 한 사람도 뵈지 아니하는 마당에서  상여를 차려놓고, 상여꾼들과 어허 딸랑 방울 소리에 맟추어 발인 예배를 드리던 기억은 예수님이나 아실른지.



* 두 내외의 출석.

장례를 마치고 한 달 쯤 되었을 때,  하늘로 가신 노인의 큰 아들 내외가 예배에 출석하였다.

얼마나 기뻤던가. 나는 너무 좋아서 며칠을 황홀한 기분으로 살았다. 두 사람은 성실하였다.새벽이면 일어나 예배를 마치고 트럭을 몰고 고추장사하러 나간다. 60 정도 됐는데, 일꾼 될 만한 자질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더군다나 두 내외는

이런 고생 저런 고생 다 겪어 보고  , 인생의 단맛 쓴 맛을 다 봐서 열심히 하나님을 섬기는 모습이 참 고마웠다.

이제야 마을에 하나님의 구원이 열리는 구나.

이 부부가 잘 돼서 이 동네 사람들에게, 하나님을 믿는 게 좋다는 걸 보여 주어야 한다.

집집마다 절에 다니는 사람들만 사는 마을인데,  이 사람들 마음 속에는 절에 다니다가 교회로 나가면 부처님이 노하셔서 집안 다 망하게 된다는 두려움에 잡혀 있어서, 교회로 가고 싶어도 얼른 나올 수가 없는 형편인데 이제서야 이 부부로 하여금 그런 걸 다 씻어 내야 한다. 기도하면서 나는 얼마나 소원했던가.그렇게 되기를.



* 사채이자에 눌린 사람들.

새벽이면 1톤 추럭에다 고추를 싣고 나가서 5일 장을 따라 장사하러 다닌다.

남자는 중동건설 현장에 나가서 일도 해 보고, 대한 통운 광천역에 나가서 화물을 올리는 일도 하였는데 , 여자가 하던 고추 장사가 수입이 괜찮은 걸 보고, 하던 일을 다 정리하고 부인과 함께 고추장사를 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하던 IMF가 터지고, 대도시에 식당이 문을 닫게 되면서 고추장사도 막히게 되었다. 이자내느라고 동분서주하였지마는 이자를 제대로 갚을 수가 없어서 또 빚을 내어 이자를 갚는데, 이제는 돈 얻을 만한 데도 없었다. 5부 6부이자에도 돈을 내 놓는 이가 없다고 한다.

이 부부는 선량한 사람들이었다.

오래 전에 홍 역장의 마누라 빚 보증 섰던 것이 화근이 되어 그 때 부터 빚을 지게 되었다고 한다. 그때, 부도를 내고 달아난  홍 역장 마누라는 신길동인가 어디가서 딸네 집에 잘 살고 있으면서 빚은 갚지 않는다고 한다. 이런 사람들은 하나님이나 해결하시야지 누가 , 세상 법이 무슨 필요가 있나. 배 째라는 이들.



* 이 사람들을 외면한다면 차라리.

햇고추가 나오는 데도 고추 살 돈이 없어서 장사를 하지 못하고 이리 뛰고, 저리 뛴다.

안면도 고추가 그렇게 양질이라서 소비자들이 좋아한다는 데 ,장을 못보고 저러케 헤매는 걸 보고 나는 견딜 수가 없었다. 나는 누구와 상의할 수도 없이, 신용으로 대출을 받아다 주었다. 이천만원. 아마도 고추 두트럭 정도 살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된다.

이걸로 고추 받아다 장사 좀 잘 해 보시죠.

이자는 걱정하지 말고 힘 펴지거든 얘기 하죠.

그 사람들은 나보고 돈을 얻어 달라고 하지 않지마는 그냥 있을 수가 없어서 아무도 모르게 이렇게 하였다.

목회자는 성도들에게 돈거래를 하지 말라는 것과 , 목회자는 무슨 일이 있거든 기도만 해야 한다는 말이 괘씸하게 들렸다.이런 어려움 당하는 사람들을 그대로 놔두고, 뭐라고 말할 수 있을 까 싶었다.



* 채권자들의 탕감소식,

상황은 더 어려워 졌다.

그래서 한 번 더 전 만큼 얻어다 주었다.

그런데 천만다행인 소식이 왔다.  동네 사람들이 이 부부에 대한 빚을 탕감하여 주기로 한다는 소문이었다.

와 이제는 살 수 있게 되는구나.

그 부부는 너무 좋아서 내게 찾아와 , 다 들려 준다.  그간에 이 부부의 성실한 모습을 30여년 간 살면서 잘 알게 된 이웃 사람들이 이자를 받지 않기로 서로 약속을 하여 주고 원금만 갚는데, 그것도 한번에 갚는 게 아니라 두고 두고 장사하면서 되는 대로 갚으라고 , 얘기가 되었다. 이제는 걱정이 다 사라져 가는구나. 아아 감사, 감사.



* 갑작스런 입원,  그리고 행불.

그렇게  좋아하던 어느 날 밤에 그 부인이 응급실에 실려 갔다.

밤중에 폭력배가 몇사람 찾아와서 내 곗돈을 먼저 내노라고 행패를 부렸다.

고혈압 환자인 부인은 졸도하였고, 119에 실려 홍성의료원으로 갔단다.

날이 밝아서 , 병원에 문병을 가보니, 부인은 정신이 없었고, 남편도 제 얼굴이 아니었다.

공포에 질린 사람들, 불행한 일이었다. 그 날 밤에도 병실에 그 폭력배들은 또 찾아왔단다.

그 다음 날 아침에 병원에 가 보니 , 병실에는 환자가 없고, 남편도 없었다.

간호사에게 물어도 모른다고 한다.마침 소식을 듣고 내려 온 아들에게 물으니 자기도 못봤다고 한다.

월부로 사 온지 얼마 되지 않은 삼성의   "  야무진 " 을 그대로 버려 둔 채  이 부부는 어디로 갔는지.

아직도 소식이 없다.

오호  통재라.

통재, 통재라.


평지교회  흰쾨끼리.



hi
이전글  다음글  목록 글쓰기
츲ҺڻȰ ⵵ ȸ ѱ⵶ȸȸȸ ()ظ ѽŴѵȸ μȸڿȸ ȸ б ѽŴб ûȸȸ ŵȸ ŵȸ ȸÿ ѱ⵶ȸȸͽ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