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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형제의 입관 , 발인 예배.

신흥식 (충남노회,평지,목사) 2011-01-18 (화) 13:57 13년전 5859  

 

   밤늦은 전화.


새로 나오는 P가 위독하다는 전화를 받은 건 저녁 늦은 시간이었다.
 P와 새로 만난 그 자매는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중간 중간에 울고 있었다.

다음 날 , 강남 성모 병원 중환자실에 가보니,
이미 P의 얼굴은 사색으로 변한 채, 아무 것도 알지를 못하였다.

                      의사도 포기했어요.

착한 자매는 울면서 말을 잇지 못한다.
몇 달을 간병하느라고 지쳤는지, 친정 언니가 옆에서 위로한다.

시골 사람이 서울 강남 성모 병원에서 이렇게 이식 수술을 기다리던 중에
백혈병이 폐렴으로 갑자기 악화 되어  이런 상태로 되었단다.

사람은 할 수 없어도 하나님은 못할 일이 없으시니, 조금 기다려 봐요.
내가 기도 가 모자란 탓이니 ,오늘 저녁 부터라도 금식하면서 호소할게요.

그 날 저녁 부터 금식하면서 살려 주시라고 호소하였다.
강남고속버스에서 출발한 버스 속에서 계속 살려 주시라고 말씀드린다.

밤늦게 교회에 도착하여 집으로 들어가지 아니하고 성전에서 호소한다.
나사로를 살려 주신 주님께서 P를 살려 주소서. 밤을 새웠다.

다음 날 오후에 전화가 왔을 때, 나는 살아 났다는 전화가 온 줄 알고, 반가히 받았는데,
저 세상으로 갔다는 통지였다. 허탈.


    장례식장의 친구들.

친구들의 손으로 서울에서 , 고향에 있는 장례식장으로 옮겨졌다.새해가 시작되고 닷새 되던 날,  소한의 차가운 바람을 알길도 없이 허망하게 가버린 젊은 형제는

아이들 둘에게 너무 잘해 줘서 새엄마인지도 모르는 남매와,
새로 만난 자매의 슬픈 눈물 속에 입관을 하게 되었다.

 

 

입관예배.

 

가족 친구들이 모인 자리에서 수의를 입히는 일이 마쳐지고 , 통곡하던 가족들을 달래어 찬송가 를 부른다.

예수 나를 위하여 십자가를 질 때,세상 죄를 지시고 고초 당하셨네....

 

가족중에 믿는 사람이 없어서 따라 부르는 이가 없으니, 자연히 나 혼자 부른다.

네가 오늘 나와 함께 낙원에 가 있으리라. 누가복음 에 있는 말씀을 역시 혼자 읽고나서 가족들과 친구들을 위로하는 수 밖에 없었다.

아이들 남매를 데리고 교회를 찾아 왔던 일로부터 시작하여, 하나님을 섬기려고 착한 마음으로 나를 찾아와 돕던 일을 이야기 하였더니, 처음 듣는 가족 친척들은 놀라는 표정이었다.

교회에서 동네 노이들을 대접하려고 준비하면 어디가서 친구들에게 부탁하여 돼지를 잡아오고, 재소자들을 면회하려고 하면 방아깐에서 찹쌀 떡을 한 말씩 빼어오고, 교회 무슨 행사를 하려고 하면

친구들을 불러서 현수막을 달아 주고, 예배시간에는 아이들 둘과 함께 맨 앞에 앉아서 큰 소리로 성경을 봉독하던 일.

잘 못 풀려서 큰 집에 자주 들락거리던 줄만 알고 있었던 사촌형제들은 그런 일이 있었느냐고,나도 이제는 교회로 가야겠다고 한다.

 

노모는 젤로 가슴이 아프리라. 그래서 마치는 찬송으로 ,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을 다 같이 불렀다.

이 동네에서 태어나고 봄이 면 꽃피는 고향인데, 이제  사십도 되기 전에 영원한 고향으로 가는 형제를 그렇게 작별했다.

 

발인 예배.

 

화장터로 가는 시간이 정해져서 발인을 서둘러야 했다.

새벽예배를 마치고 일찍 가서 출상준비를 한다.

 

만세반석 열리니 내가 들어갑니다. 창에 허리 상하여 물과 피를 흘린 것 내게 효험되어서 정결하게 하소서.

같이 부를 만한 사람이 없으니 또 다시 혼자 부른다. 예레미야 8 ; 7 말씀을 읽고 위로 한다.

 

공중의 학鶴은 그 정한 시기를 알고, 비둘기와 제비와 두루미는 그 올 때를 지키거늘 , 사람들은 하나님을 모른다.

 

힘이 너무 세서 산을 뽑아 올릴 만한 항우項羽도, 전쟁에 패한 후에 고향으로 가던 길에 고향 사람들 볼 면목이 없어서

자결하였고, 금은보화 에다 천하를 호령할 만한 힘이 있던 진시황도 피하지 못하고 가야하는 저 세상,

 

인류 역사에 가장 큰 시인이라고 불리는 도연명은 해가 넘어가려는 저녁 에 , 울밑에 국화를 꺾어들고 먼 산을 바라보

노라니, 마침 새들이 집을 찾아서 줄을 지어 날아 오는 게 보입니다.

 

산기 일석가  山氣日夕佳    ;    산 빛은 저녁 노을이 져서 아름다운데,

비조 상여환  飛鳥相與還    ;    새들은 서로 어울려 돌아가는 구나.

 

바로 이 장면 속에 인생의 진실이 들어 있음을 도연명은 절실히 느끼게 됩니다.

 

하루 해가 다 가면 먹을 것을 찾아 나갔던 새들도 제 보금자리로 돌아 오는 것이 자연의 가르침이지요.

더군다나 그 멀리 뵈는 남녘의 산에는 넘어가는 저녁 해가 노을 빛으로 어울려서 너무나 황홀한 경관을

 

만들어 내는 시간인데, 이 속에 살고 있는 인생들은 어디로 가야하는가.

그 날은 마침 국화를 손에 든 걸로 보면 늦가울 아니면 초겨울 이었는데, 한 해가 다가고 저물어 가는 계절이고,

 

본인도 세상이 싫어서 숨어 산지 오래 였고, 이제는 세상을 떠나야 하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 아니가.

그렇게 집으로 찾아가는 새들을 바라보면서 갈바를 모르는 자신의 모습이 오버랩되어 비치던 날.

 

차간 유진의   此間 有眞意    ;    저물면 돌아가는 이 속에 참된 의미가 들어 있는데

욕변 이망언   欲辯已忘言     ;    뭔가 말하려고 해보지마는 할 말을 잊었노라.

 

이런 것이 세상이네요.

우리 살아 남은 가족들과 친구들은 고인이 남겨 둔 뜻을 살려서 우리가 대신 행하는 게 가는 분을 위하는 길이지요.

 

안타깝지마는 고인은 몇달 전에 병원으로 가기 전 저에게,  목사님 , 지가 장문이 형이랑 상의헤서 노인복지시설을 허실 수

있게 터를 마련 하여 드릴께요, 거기에다가 목사님 평소에 하고 싶어허시던 노인 시설을 한 번 잘 헤 봐유.

 

그 일이 시작도 되기 전에 이렇게 되었네요.

우리 고인을 편히 가서 잘 쉬라고 즐거운 우리 집을 같이 부르시겠습니다.

 

즐거운 곳에서는 날 오라 하여도 , 내 쉬일 곳은 작은 집 내 집 뿐이리,....

 

 

무학지인

시골사람

흰쾸끼리


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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