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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힘들다고 느껴질 때

김승환 (강원노회,생명,목사) 2011-03-06 (일) 17:50 13년전 4949  

인생이 힘들다고 느껴질 때
(막 8:27-9:1)


인생은 苦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리가 있는 말입니다. 그러나 쓴 약이 몸에는 좋은 법입니다. 그러려니 하고 받아들이면 살만한 게 또한 인생입니다.

왜 인생이 힘들어질까요? 고통을 회피하려 하기 때문입니다. 어디 특별히 좋은 길이 있을 줄 알고 자꾸만 기웃거리기 때문입니다. 고통은 어리석고 무능한 사람이나 끌어안고 산다고 하는 그릇된 전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왜 나만 이렇게 힘든 거야, 자신이 받는 큰 은혜는 보지 않고 자기에게 없는 것만 보면서 마음속으로 불평을 안고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만큼 현실에서 최선을 다하지 않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틈이 발생합니다. 그 틈으로 온갖 어지러운 것들이 들어옵니다. 사단이 들어와 제 2, 제 3의 거짓말로 평화를 빼앗아갑니다. 거짓말에 말려들어 엉뚱한 망상으로 욕심을 부리니 그만큼 불만도 크고 좌절도 크고 심신이 망가져 인생이 힘들어지고, 결국은 사망에 이르는 인생이 되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말씀하시기를, “수고하고 짐진 자들아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고 하셨습니다. 왜 누구는 힘들어 못 살겠다고 불평불만인데, 왜 예수님은 힘든 사람의 짐을 져줄 수 있습니까? 예수님은 힘든 줄 모르는 천하장사인가요? 아닙니다. 다만 힘든 걸 구태여 피하려 하지 않으셨기 때문입니다. 애당초부터 헛된 부귀영화를 꿈꾸지 않으셨기 때문입니다. 헛된 망상을 품지 않고, 한 걸음씩 진실하게 사셨기 때문입니다. 욕심이 없으니 무엇을 하든지 다 나름대로 감당할만한 것이 되는 것입니다.

여자는 약하지만 어머니는 강하다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스스로 아름답게 꾸미려 하고, 더러운 것 힘든 것을 두려워함으로 여자는 약하지만, 사랑하는 자식을 위하여 그 모든 것을 감당할 때 더럽고 힘들던 일을 더러운 줄 모르고 힘든 줄 모르고 해냅니다. 여자는 도처에 틈이 있지만 어머니는 틈이 없습니다. 그만큼 강해지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만유의 주이시요 만백성의 어버이이십니다. 우리를 먹여 살리시고 키우시는 어버이시기에 하나님은 쉬지 않고 일을 하십니다. 그러면서도 힘든 줄을 모르십니다. 하나님께서 중심으로 우리를 대해주시는 것 말고, 사랑으로 우리를 섬겨주시는 것 말고 무슨 다른 생각이 있으십니까? 하나님은 창조과정 자체에서 당신의 중심을 바쳐 창조하셨을 뿐 아니라, 창조 이후 모든 피조물을, 특별히 우리 인생을 중심으로 사랑하사 부양하고 책임지십니다. 그것이 어버이 되신 하나님의 사명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우리가 이런저런 환난을 당하나, 우리의 어버이 되시는 하나님의 눈길이 미치니 않는 곳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하나님께서 들을 수 없는 공간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없습니다. 요셉이 억울한 일을 당하여 감옥에 들어가 썩는 것 같은 느낌을 가질 수 있는 때에도, 히브리 백성이 애굽의 바로 왕 아래서 가이없는 고통에 시달리는 것 같은 때에도 하나님은 저들을 지켜보고 계셨고 듣고 계셨으며 함께 아파하고 계셨습니다. 우리가 어디에 있든지간에 우리와 함께하시면서 당신의 선한 일을 계속하고 계십니다.

이런 하나님이시기에, 그리고 이런 하나님이 주관하시는 세상이기에, 고난을 회피하지 않는 것은 그러므로 하나님의 마음과 통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자식에게 결단코 나쁜 걸 주실 리가 없으면서도 일정한 고통을 잠시라도 허용해야 하는 하나님 아버지의 깊은 마음을 나누어갖는 것입니다.

믿음으로 고난을 감당하는 자식에게 아버지의 축복이 임합니다. 인생의 성숙이 이루어지고, 깨달음이 깊어지고, 사랑이 깊어집니다. 욥의 인내를 생각하십시오. 참으로 기구절청한 고난을 당하였습니다. 그 고난의 이유에 대해 이런저런 해석과 충고가 가해졌습니다. 그러나 다 과녁을 빗나간 화살이었습니다. 그런 해석과 충고는 근본적으로 아무런 도움이 못 되었습니다. 욥은 모든 고난을 통짜로 견딥니다. 결국 그가 옳았습니다. 하나님이 욥의 손을 들어주셨습니다.

예수님의 부르심을 따라 제자의 길에 들어선 사람들, 감지덕지였습니다. 하루하루 꿀맛같은 인생을 살았습니다. 자기들이 원해서 따라 나선 길이요, 순간의 충동을 따라서 나선 길이 아니라 오랫동안 숙고하고 믿음으로 따라 나선 길이니, 그 길을 충실히 가면 될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큰 불만이 생겼습니다. 예수님을 붙들고 도리어 큰 소리로 비난하기까지 하였습니다. 이유가 무얼까요? 마음에 틈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처음 예수님을 따라나설 때는 “주님 떠나소서. 저는 죄인이로소이다” 하면서 100% 순종이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 뭔가 큰 성공을 거두는 것처럼 보이고 자기들도 별별 일을 다해보고 나니, 스스로 우쭐한 마음을 품게 되었고, 자기 미래에 대해 무슨 특별한 기대가 생긴 것입니다.

이에 대한 예수님의 대답은 한 마디로 “꿈 깨!”였습니다. 갑자기 너는 무슨 망상에 붙들려 있는 것이냐? 그게 누가 준 생각이냐? 하나님이 준 생각이냐, 사탄이 준 생각이냐? 흥분을 가라앉히고 그 생각의 뿌리를 들여다보아라, 정신차려라! 그런 말씀입니다. 요즘 <마이더스>라는 드라마가 뜨고 있는 모양이던데, 예수께서 언제 그 비슷한 약속이라도 하신 적이 없으시잖아요!

예수께서 다시 풀어서 일러주신 바와 같이, 예수님을 따라가는 길이 고난을 면제받는 길은 결코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사람들이 무슨 인생의 묘수라도 있는 양 착각하고 고난을 회피하려고 하다 인생을 그르치는데, 하나님이 정하신 길은 그게 아닙니다, 오히려 고난이여 오라, 있는 그대로 맞이하자, 그런 얘기입니다. 고난이라는 건 기꺼이 맞이하려고 하면 그것 때문에 오히려 성숙해지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되지만, 그걸 두려워하여 회피하려고 하면 오히려 헛된 망상에 붙잡혀 노예와 진배 없게 된다, 그런 얘기입니다.

이 대목에서 생각나는 시가 있습니다. 함석선 선생님의 “마음에 붙이는 노래”인데, 우리 한 목소리로 낭송해보실까요?

세상이 거친 바다라도 그 위에 비치는 별이 떠 있느니라
까불리는 조각배 같은 내 마음아
너는 거기서도 눈 떠 바라보기를 잊지 마라

역사가 썩어진 흙탕이라도
그 밑에 기름짓 맛이 들었느니라
딩구는 한 떨기 꽃 같은 내 마음아
너는 거기서도 뿌리 박길 잊지 마라

인생이 가시밭이라도
그 속에 으늑한 구석이 있느니라
쫒겨가는 참새 같은 내 마음아
너는 거기서도 사랑의 보금자리 짓기를 잊지 마라

삶이 봄 풀에 꿈이라도
그 끝에 맑은 구슬이 맺히느니라
지나가는 나비 같은 내 마음아
너는 거기서도 영원의 향기 마시기를 잊지 마라

고난 고난 그러니까 인생이 쓰고 힘들기만 한 줄 아는데 결코 그게 아니라는 것, 이제 여러분은 다 아셨지요? 사랑하는 아버지께서 무슨 억하심정이 있어서 사랑하는 자식에게 쓰리고 힘든 것만을 주시겠습니까? 그 안에는 반드시 건질게 있습니다. 우리를 다듬어 구원하시고자 하시는 속깊은 마음이 숨어 있습니다. 그것을 의심하지 않고, 믿음으로, 기쁨으로 감내하는 진정한 효자입니다. 그런 자식에게는 하나님께서 주신 특별한 영광이 주어집니다. 세상의 얄팍한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깊고, 높고, 찬란한 것입니다. 막 9:1을 같이 읽겠습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여기 서 있는 사람 중에는 죽기 전에 하나님의 나라가 권능으로 임하는 것을 볼 자들도 있느니라”

아마도 변화산 위에서 주님이 영광 중에 변화되는 걸 보게 될 거라는 암시로 느껴지는데, 참으로 귀한 은총이지만 이 또한 장차 경험하게 될 하나님 나라의 맛보기에 불과하였음을 성경은 말해줍니다. 성령이 강림하신 후 저들은 전에는 상상하지도 못했던 놀라운 일들을 수없이 경험하였는 바, 우리도 그 대열에 끼게 될 줄 믿습니다.

이런 긍지로, 우리 모두 믿음을 새롭게 하면서, 오늘 우리가 처해 있는 현실이 어떠하든지 그 현실을 차분한 마음으로 맞이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사랑하는 자식을 위하여 아버지께서 친히 베풀어주실 영광과 상급이 있음도 기억하면서, 믿음으로, 기쁨으로, 오늘 감당해야 할 사명을 묵묵히 감당하는 성숙함이 있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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