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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것을 잃었어도

김승환 (강원노회,생명,목사) 2011-11-10 (목) 17:41 12년전 2897  
많은 것을 잃었어도
(삼 3:19-4:17)


사무엘의 등장과 함께 회복과 평화의 시대가 오는 것 같았습니다.

"사무엘이 자라매 여호와께서 그와 함께 계셔서 그의 말이 하나도 땅에 떨어지지 않게 하시니
단에서부터 브엘세바까지의 온 이스라엘이 사무엘은 여호와의 선지자로 세우심을 입은 줄을 알았더라
여호와께서 실로에서 다시 나타나시되 여호와께서 실로에서 여호와의 말씀으로 사무엘에게 나타내시니라
사무엘의 말이 온 이스라엘에 전파되니라"(삼상 3:19-4:1a)

그런데 갑자기 다시 먹구름이 몰려왔습니다.
이웃나라와 전쟁이 벌어졌는데, 첫 번째 전투에서는 4천 명이 죽더니,
두 번째 전투에서는 3만 명이 죽었습니다.
대책회의를 열고, 여호와의 언약궤가 동원되고, 함성을 지르고, 제사장이 기도해주어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백약이 무효였습니다.
이럴수가, 어쩌다 이런 일이?

발단은 이스라엘이 전쟁을 벌인 데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나가서 블레셋 사람들과 싸우려고.....”
보니까, 여호와께서 명령하셨다는 말이 없네요.
자기 멋대로, 임의로, 충동적으로, 혈기로, 욕심으로 했다는 말입니다.
꼭 해야 하는 일이 아니라 안 해도 되는 일, 아니,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했다는 말입니다.
아마도 이 일과 사무엘은 관계가 없는 듯하지만요.

혹 이런 반론을 제기할 수도 있겠습니다.
"여호와께서 명령하셨다는 말은 없지만, 불레셋이 먼저 공격하였다면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
실제로도 그랬던 걸일까요?
공동번역에는 "그 무렵, 불레셋 군이 이스라엘을 치러 몰려오자, 이스라엘 군도 그들을 맞아 싸우려고
출동하였다"고 되어 있고, 표준새번역에도 "그 무렵에 블레셋 사람이 이스라엘을 치려고 모여들었다.
이스라엘은 블레셋 사람과 싸우려고 나가서...."로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그럴 경우에도 다시 이런 재반론이 가능합니다.
"그렇다고 함부로 싸우면 되느냐?
하나님의 백성은 어떤 경우에든지 하나님께 여쭤보고서 싸워도 싸워야 하는 거 아니냐?
하나님의 재가가 떨어지지 않았는데 싸움을 시작했다면 어쨌든 그건 이스라엘이 시작한 전쟁이 되는 거다"

어쨌든, 이렇게 해서 시작된 전쟁의 첫 번째 전투에서 4천 명이 죽은 뒤
백성의 우두머리라는 사람들이 하는 말을 들어보십시오.
“여호와께서 어찌하여 우리에게 오늘 블레셋 사람들 앞에 패하게 하셨는고”(삼상 4:3)
잘 되면 내 탓, 안 되면 조상탓이라더니,
허락도 없이 멋대로 일을 벌여놓고 하나님 탓하는 저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람들이 하는 짓은 비슷합니다.

이런 일에 하나님이 개입하여 편들어주시면 버릇 되겠지요?
아무리 자식이 귀여워도, 그럴수록 안 되는 일은 안 되는 거지요?
이번 전쟁에서 하나님께서는 아주 냉정한 입장을 취하십니다.
언약궤를 가져오고, 소리를 지르고, 제사장이 기도를 하고 별별 짓을 다해도
하나님은 묵묵부답, 전쟁은 참담한 패배로 끝납니다.
..........................................


패배는 쓰지만, 그러나 잘 된 일입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어찌 깨달았겠습니까?
그날의 재앙이 있어서 오늘의 축복이 있습니다.
실수하지 않는 자도 복되지만, 실수한 뒤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참회하는 자도 복되며,
그것을 글로 기록하는 자는 더욱 복됩니다.
말씀의 백성 이스라엘이 그 일을 감당했으니,
이스라엘이 복되고, 그들을 인내하고 품어 생명길로 인도하시는 하나님은 정녕 고맙고 위대하십니다.
그 은덕으로 오늘 우리가 삽니다.

좀더 겸손하게 살아야겠습니다.
무조건 진실해야겠습니다.
더 성실해야겠고, 더 참아야겠습니다.
더 바보처럼 살아야겠습니다.
하는 것도 신앙이지만, 안 하는 것도 신앙이며,
응답해주시는 것도 감사하지만, 거절하시는 것도 감사한 줄 알아야겠습니다.

많은 것을 잃었어도,
주님의 그 깊으신 사랑 깨달아 주 없이 못 사는 하늘백성으로만 살게 되었으니,
할렐루야, 죄가 많은 곳에 은혜는 더욱 넘칩니다.
먹장구름은 사라지고
다시, 맑고 푸른 하늘입니다.

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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