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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의 사기꾼들

문동수 (경기노회,밀알교회,목사) 2013-07-22 (월) 11:17 10년전 11838  

말씀의 사기꾼들

 

우리는 수많은 사람들처럼 하나님의 말씀을 혼잡하게 하지 아니하고(고후2:17)

 

참 말이 어렵다. 혼잡하게 하지 않는다는 말이 정확하게 오지 않는다. 국어사전에는 여러 가지가 뒤섞여 있는 것을 혼잡하다고 한다. 그래서 사전적 정의로 읽으면 이것 저것 뒤섞어서 가르치는데서 오는 문제를 말하는 것 같다.

 

이 말을 원어로는 카페류오(καπηλευω)라고 한다. 이 말이 뜻하는 바는 소매상, 행상하다. 부당이득을 남기다. 돈을 벌기 위해 가르치는 것을 말한다.

 

소매를 하는 사람들이 부당이득을 남기는 것과 관련되는 것이 좀 이상하다. 요즘에는 소매업을 하는 사람보다는 도매업을 하는 사람들과 유통에 관계된 사람들이 부당이득과 더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추측컨대, 예전에는 소매업을 하는 사람들이 부당 이득을 훨씬 더 많이 취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소매업을 하는 사람들이 정당하지 않게 돈을 버는 경우가 많았을 것이다.

 

부당이득을 남기는 사람을 액면 그대로 이야기하면, 속이는 사람들이다. 사기꾼이라는 말이다. 물건을 속여서 팔면 그래도 물건은 남는다. 그러나 말씀을 속이면, 말씀이 남지 않는다. 독일어 성경은 참 재미있는 번역을 시도했다. “말씀에 물을 타지 않고라고 번역을 했다. 맥주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 그럴까? 술에 물을 타면, 먹을 수 없는 것이 된다. 술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게다. 사이다에 물을 탔다고 생각해보라! 사이다에 물을 타면 먹지 않고 버려야 한다.

 

사기꾼이 돈을 벌기 위해 가르치는 것과 무슨 상관이 있을까? 원래 가르침이라는 것은 돈이 목적이어서는 곤란하다. 가르침은 가르침 자체가 목적이다. 가르침은 사람이 목적이지, 돈이 목적이어서는 곤란하다. 돈이 목적인 가르침은 가르침 자체가 왜곡되기 마련이다.

 

①②③을 종합할 때, “하나님의 말씀을 속여 먹지 않고(사기치지 않고)”라고 번역을 하는 것이 그래도 원래의 의미에 가깝게 느껴진다.

 

그러면, 하나님의 말씀을 속이는 것이 무엇일까? 바울의 용법으로 보면, 사랑을 가르치지 않거나, 사랑보다 다른 것을 우선해서 가르치는 것이다. 그것은 고린도전서 131-3절에서 너무도 명확하게 말하고 있다. 사랑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바울의 말이 그것을 반증한다.

 

성경은 너무나도 확실하게 사랑을 말하고 있다. 복음서는 정확하게 말한다.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 “이보다 더 큰 계명은 없다”(12:31)고 말한다. 요한복음에는 예수님께서 서로 사랑하라”(15:17)는 말을 유언으로 남긴다. 로마서에는 율법의 완성은 사랑이라고 말한다. 이 모든 말씀이 단정적이다. 조금의 여지도 없다. 너무도 확실한 것이다.

 

그런데 예나 지금이나 사랑보다 더 큰 계명들이 즐비하다. 오늘날 교회에서는 사랑하지 않는 것은 흠도 아니다. 오히려 욕망이 강하면 강할수록 교회에서는 더 인정을 받는다. 사랑이 기준이 아니라 돈이 많고, 권력이 많은 것이 기준이 된지 오래다.

 

아마도 한국교회에서 가장 큰 계명은 술, 담배가 아닌가 싶다. 교회에 다니는 사람이 술, 담배를 할라치면, 아예 신앙 없는 사람으로 낙인이 찍힌다. 사랑이 기준이 아니라 술, 담배가 기준이 되어 벼렸다. 이 외에도, 주일 성수, 각종 행사 참여, 헌금 액수, 등이 오늘날의 교회의 기준이다. 참으로 말씀에 물을 타도 너무 탔다. 알콜도수로 치면, 지금 1%도 남지 않았을 게다. 사이다로 치면, 탄산이 다 날라 가고 맹물도 아닌 닝닝한 맹물이다.

 

목사들은 왜 말씀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할까? 첫째는 성경을 모르기 때문이다. 성경을 읽지 않았다는 뜻이 아니다. 성경의 핵심이 무엇인지를 파악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그래서 핵심인 사랑은 몰라서 가르치지 못하고, 사랑 말고 다른 것을 가르치기에 여념이 없다.

 

둘째, 사랑을 가르치면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어떤 문제? 사랑을 가르치려면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문제다. 다른 말로 하면, 사랑하기 너무 싫다는 뜻이다. 사랑한다는 것은 손해 본다는 뜻이고, 희생한다는 뜻인데, 그러기는 너무 싫다는 말이다. 지금 글을 쓰고 있는 필자도 마찬가지다. 참 사랑하기 싫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본능적으로 사랑과는 많이 떨어져서 걸을 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

 

셋째, 사랑을 가르치는 것은 사실 너무도 간단하기 때문이다. 이론적으로는 가르칠 것이 별로 없다. 사랑은 보여주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수님은 제자들을 데리고 다니셨다. 보여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사랑은 몸에서 몸으로 전달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대교회의 구조로는 사랑을 가르치기가 너무 어렵다는 것이 문제다.

 

요즘에 신천지가 많이 득세한다. 이단이니, 삼단이니 논란들도 많다.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 이론으로 이단과 삼단을 가른단다. 교회의 표지는 단 하나밖에 없다. 사랑이 있는가, 사랑이 없는가? 사랑이 있으면 참다운 교회고, 사랑이 없으면 거짓교회다. 사랑으로 구분하면 아주 간단한 문제를 연구하고, 토론하고 난리법석이다.

 

한 가지 위안인 것은 그래도 사랑으로 교회를 세우려고 노력하는 목사들이 있다는 것이다. 교회가 너무 왜곡되어 있어서 목회를 펼치기에 너무도 문제가 많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도하고 노력하는 목사들이 있다.

 

이런 목사님들이 교인들에 의해 공격을 당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사랑하라고 가르치니까, 삿대질을 하면서 목사부터 하라고 다그치기 일쑤다. 욕망으로 가득한 교회를 사랑으로 바꾸는 일이 어디 그리 만만한 일인가? 지금 당장의 현실로 칼부터 들이댄다. 참 힘없는 것이 목사다.

 

설교를 잘하니, 못하니 말들이 많다. 사실 사랑이라는 것으로 설교를 해 보라! , 맨날 하는 말이 그 말이다. “사랑하라!” 사랑하라는 말은 놀랍게도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날마다 새로운 것이지만, 사랑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날마다 진부한 것이다.

 

하는 말이 은혜가 없단다”. 참 놀랠 일이다. 은혜는 하나님이 주시는 것이다. 하나님은 우리가 서로 사랑하길 바라고 계신다. 우리가 사랑하는 몸이 되는 것이 하나님의 은혜다. 사랑하라고 설교를 하는데 은혜가 없다고 주절댄다. 자기에게 감동이 없는 것일 게다. 사랑하지 않으니, 사랑하라는 말이 무슨 감동이 되겠는가?

 

제발 좀 부탁한다. 사랑으로 교회를 세우고, 사랑으로 삶을 이어가자. 그러면 구원이 아니라 그보다 더한 것도 주어질 것이다.

 

 

 


심재욱(강원노회,,목사) 2013-07-22 (월) 14:03 10년전
귀한 글을 읽으며
한참을 머물다 갑니다
같은 마음으로 기도합니다  건강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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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동수(경기노회,밀알교회,목사) 2013-07-22 (월) 23:38 10년전
예. 고맙습니다. 목사님.
더위 잘 피하시고,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평안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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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선(대전노회,,장로) 2013-07-23 (화) 16:31 10년전
문동수 목사님이 말씀하시는  -요즘에 신천지가 많이 득세한다. 이단이니, 삼단이니 논란들도 많다.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 이론으로 이단과 삼단을 가른단다. 교회의 표지는 단 하나밖에 없다. 사랑이 있는가, 사랑이 없는가? 사랑이 있으면 참다운 교회고, 사랑이 없으면 거짓교회다. 사랑으로 구분하면 아주 간단한 문제를 연구하고, 토론하고 난리법석이다. -

문목사님 이 말씀대로라면 신천지도 사랑이 있으면 참다운 교회라 말씀하는것 같은데..과연 그런가요?
 -사랑- 만으로 교회를 거짓(이단)여부를 구분하면 될까요? 거짓(이단)교회는 사랑이 더 많은것 같던데..
문동수 목사님 말씀처럼 -사랑으로 교회를 구분하면 아주 간단한 문제를 연구하고, 토론하고 난리법석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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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동수(경기노회,밀알교회,목사) 2013-07-24 (수) 21:18 10년전
윤병선 장로님. 오랫만입니다. 더운 여름, 그쪽은 비가 많이 왔겠네요. 더위나, 비나 잘 피하시기를 빕니다.

"거짓(이단)교회는 사람이 더 많은 것 같던데" 정말 그런지요.
사랑의 반대말은 사랑하지 않음이 아니라 "욕망"입니다.
욕망이 사랑으로 보인다면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장로님께서도 다 아시면서, 한번 떠 보시려는 것으로 알겠습니다.
좋은 밤 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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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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