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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심(誤審)을 변호함

김진철 (충남노회,오순교회,목사) 2013-08-02 (금) 22:17 10년전 3667  
나의 모교(고등학교)는 축구로 꽤나 유명했습니다. 박창선 선수나 왕선재 선수가 있을 때는 전국대회에서 우승도 했습니다. 부산에는 예닐곱 개의 고등학교 축구팀이 있었습니다. 춘계리그나 추계리그를 할 때면 심판문제로 심심찮게 소동이 일어났습니다. 한동안 잦은 오심으로 인해 곤욕을 치른 심판이 있었습니다. 그의 별명이 언제부터인가 자연스럽게 오()주사로 불렸습니다. 심판에 대해 불만이 있는 팀은 시합이 끝나자마자 오주사에게 거칠게 달려갔습니다. 시커먼 교복을 입은 고등학생들이 개떼같이 몰려오니 누군들 겁이 안 나겠습니? 한번은 아이들을 피해 도망을 가다가 코너플랙의 깃대를 뽑아서 방어를 했습니다. 구덕운동장 야구장에서 축구를 하기도 했는데, 어느 날은 도망을 가다가 급하셨는지 야구장 백네트의 그물을 타고 올라갔습니다. 그의 오심이 우리들을 화나게도 했지만, 쫓겨 다니며 벌이는 그의 행동은 웃음을 주기도 했습니다. 축구시합 못지않은 화제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지난 번 전국목회자 축구대회를 할 때 심판의 판단에 이의를 제기하는 일들이 있었습니다.
전에는 동네 축구를 할 때 오프사이드 트랩을 거의 쓰지 않았습니다. 잘 모르기도 했습니다. 그냥 최종수비 풀백이 무조건 힘으로 위협하고 걷어내면 잘하는 것으로 알았습니다. 그래서 그를 스위퍼라고 불렀습니다. 그런데 이번 대회를 보니 많은 팀이 오프사이드 트랩을 썼습니다. 수준이 엄청나게 높아졌습니다. 그러다보니 <오프사이드다, 아니다>라는 문제로 항의가 자주 나왔습니다.
예선전 마지막 날, 아직 준결승 진출 팀이 확정되지 않아서 그런지 경기가 과열되었습니다. 먼저 한 골을 넣은 팀은 그 경기를 이기면 희망이 있었습니다. 주심은 골인을 선언했다가 다시 번복을 했습니다. 오프사이드였다는 것이었습니다. 항의가 나올 만 했습니다. 얼굴에 땀을 비 오듯이 흘리며, 거친 숨을 몰아쉬고 항의하는 선수들을 보니, 최선을 다해 열심히 뛰었기에 항의할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들의 울분이 이해가 되었습니다. 결국 그 일이 선수들의 감정을 흔들었는지 경고를 하나 받아서 승패에 관계없이 탈락하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경기를 지켜보던 다른 심판이 말했습니다. 오프사이드는 선수들이 보는 것 하고 심판이 판단하는 것이 다를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 순간 심판이 실수한 것은 다른 부분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골이 들어갔을 때 주심이 휘슬을 불고 골 넣은 선수를 기록하는 일을 하기 전에 선심을 보았어야 했는데 그것을 보지 않아서 해프닝이 일어났다는 것이었습니다.
 
축구경기에서 오심이 더러 있기도 하고, 거기에 따른 울분과 항의와 심하면 운동장에 뛰어드는 사람이 있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축구경기를 폐지하지는 않습니다. 그것을 막으려고 갖가지 수단방법을 동원하지 않습니다.
 
사람이 하는 일이 어디 완전할 수 있겠습니까?
완전히 객관적인 판단은 없습니다. 우리의 감정이나 소망이나 가치관이 개입되기 마련입니다. 거기에다가 우리의 눈은 또 얼마나 간사한지요. 우리의 지식 또한 모자람이 얼마나 많은지요. 객관적이고 완전한 성경해석을 한다고 생각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도 없습니다. 교리로 성서를 읽는 것이 우리를 독단에 빠뜨리고, 다양한 사람들의 경험과 가치를 반영하지 못하는 성서읽기는 현실을 사는 사람들에게 허공에 울리는 소리일 뿐입니.
 
우리 교단은 다양한 가치와 의견을 존중합니다. 때문에 다양한 의견이 자유롭게 개진 될 수 있습니다. 그것이 우리의 자랑이었습니다. 옳고 그름을 가리기 위해 뜨거운 논쟁도 자주 했습니다. 그것이 우리를 깨어 있게 했고, 연구하게 했습니다. <좋다, 나쁘다,> <, 아니오>만이 되는 세상이라고 한다면 우리가 지금까지 싸웠던 흑백논리가 지배하는 세상과 무엇이 다를까요?
 
게시판이 점점 재미없는 게시판이 되어가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다양한 가치와 주장과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하고, 그것을 두고 논쟁하는 것이 없어지면 변화와 발전을 위한 동력 또한 사라집니다. 진실을 알리고, 진실을 알고자 하는 일을 막으면 우리의 생명도 힘을 잃어갈 것입니다.
 
오심(誤審), 얼마든지 있을 수 있습니다.
그것을 겸손하게 인정하면, 더 없이 아름다운 성숙의 길이 열립니다.
명백한 죄를 범했다고 생각하고 돌로 그 사람을 치려는 사람들의 손에서 돌을 내려 놓게 만드셨던
예수와 그의 나라가 우리 가운데 열릴 것입니다...

문동수(경기노회,밀알교회,목사) 2013-08-02 (금) 23:36 10년전
옳다. 그르다, 그것 참 의미없는 일입니다.
그 의미없는 일을 우리가 하고 있으니 안타깝습니다.
누가 그러더군요. 옳다 그르다 하지 말자고 하니까, 그것도 옳다 그르다라고요.
참 말이 맥이 없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그러니 말, 말, 말 들 뿐입니다.
안타까운 마음에 몇 자 적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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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선(대전노회,,장로) 2013-08-05 (월) 06:05 10년전
물이 흐르지 않고 고여있는 물은 썩기 마련인 것처럼 이곳 게시판에서도
교회와 신앙과 믿음을 지키고 세우기 위한 건강한 담론들이 절실하다고 봅니다.
사회정의를 외치기전에 교단 총회내의 악법이나 정의를 거스르는 차별이나 잘못된 규정은 없는지?
변화와 개혁을 마다 하고 기득권만 지키려 한다면 교권은 남용되기 마련이고 교회 문턱은 멀어져만 갈것입니다.

그런데 오래전에 알수없는 이유로 이곳에 글쓰는 자유를 박탈당한 강동선님을 바라보면서
"이건 정말 아니다" 라는 생각이고 얼마동안? 징계 했으면 그만일텐데 이토록 강동선님이 죽을죄? 지었나요?
믿음의 대상을 모호하게 하고 갸우뚱해지는 글들도 버젓이 등재되는 판에 강동선님 게시글들이 뭐가 그리 나쁘다요?
교회와 신앙에 관한 강동선님 글과 이에 상반된 글들이 심판대서 분명히 가려질거고 "출입금지" 한 평가도 받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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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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