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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결혼식.

신흥식 (,,) 2009-06-04 (목) 15:02 14년전 8230  
 

* 어려운 만남.

목사님의 따님과 보살님의 아드님이 사랑을 하게 되었다.

그 만남은 한 사무실에서 일하게 되면서 시작된 거니까,

인연으로는 참으로 여러가지가 겹친 인연이었다.


* 빙장어른, 결혼식 거부.

양가의 여러가지 점을 감안하여 두 사람은 조심 조심 하였지마는

결혼식을 준비하다 보니 주례를 세우는 게 쉽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장인 어른이 되실 목사님은,

주례에 목사님이 서지 않으면 결혼식에 참여치 아니하겠다고

말씀하였으니 걱정이었다.


* 우여곡절 끝에 마련된 주례.

일반적인 예로는 신랑 측에서 주례를 선정하든지 아니면 양가에서

합의하여 좋은 분을 찾아 부탁하는 게 보통이다.

이런 때는 어떻게 할 수가 없어서 그 두 사람을 안타깝게 여긴 주변의

선배들이 사방으로 목사님을 찾으러 다녔다.

그렇게 헤매다가 만나게 된 주례가  "  흰쾨끼리 "  였다.


* 주례의 고민.

사연을 들으면서  흰쾨끼리는 얼른 승락하였다.

다른 사람들의 짐을 덜어 줄 생각으로 쉽게 대답하였지마는 고민이 계속된다.

이제 어린 사람들이 이렇게 이해 할 수 없는  어른 들의 벽에 막혀서

괴로와 하는 게 딱하여서 아침 저녁으로 기도하면서 같이 괴로와 하였다.

더군다나 결혼 닷새 전에 인사차 찾아왔던 두 사람을 보니 아주 좋은 얼굴이었다.

그 때 신랑은 돌아가는 자리에서 아무도 듣지 않게 내게 다가와서,

목사님,   결혼식장에서   "  하나님 "  소리가 나오지 않기를 요망합니다.

그렇게 염려하는 신랑에게,   걱정하지 말라고 안심시켜서 보냈다.


* 결혼식 순서의 파격.

그 날은 토요일이었다.

다행이도 시간은 느지감치 4시 반이어서 여유가 있었다.

매사에 빡박한 게 싫은 흰쾨끼리는 미리 예식장에 도착하여 둘러보았다.

평소에 내 목소리가 작은 게 염려되어 마이크 볼륨을 높여 놓고 묵상하며 기다린다.

사회자의 진행에 따라 혼인서약을 할 차례가 되었다.

흰쾨끼리는 혼인서약을 생략하였다.

신부드레스를 입고 , 결혼식에 서 있는 두 사람에게 사랑하느냐고 묻는 건

너무나 거리가 먼 일이었다.

성혼 선언도 생략하였다. 그것도 무의미하기는 전과 동이었다.

서로의 맞절이 있은 후에 두 사람을 내려 가서 의자에 앉게 하였다.

긴장하던 두 사람과 양가의 분위기를 풀어 주려고 그리 하였더니,

하객들이  좋아하였다.


* 주례사를 생략하다.

신랑과 신부는 양가의 부모님가까이에 서로 같이 앉아서 듣는다.

그 두 사람에게 무슨 말씀을 들려 주기 보다는 양가의 어른에게와 이 두 사람이

잘 되기를 바라는 하객들에게 부탁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두 사람을 보니, 시경의 첫구절  관저편이 생각됩니다.


관관 저구여, 재하지주로다.

(關 關 雎 鳩 ,  在 河 之 洲) : 까악 까악 울어대는 저구새는 물가에서 짝을 찾고요.


요조 숙녀는, 군자호구로다.

(窈 窕 淑 女, 君 子 好 逑) : 어여뿐 아가씨는 군자의 좋은 짝이로다.


공자님이 편집하신 시경의 첫귀절이 이렇게 지혜있는 신부와 잘 생긴

신랑의 사랑을 노래한 것이, 이 두 분의 만남을 축하하는 듯합니다.


그 뿐만이 아닙니다.

잠언의 맨 끝에 현숙한 여인을 누가 찾아서 얻을 수 있겠느냐?

그 귀중함은 진주보다 더하니라. 만인의 지혜서인 잠언이, 재덕이 겸한 자매를

만나는 걸 사람이 찾아서 할 수가 없다고 합니다.


하늘이 정하여 준다는 뜻이겠지요. 그렇습니다. 이 신부는 현숙한 자매입니다.

달성 서 徐씨는 이미 삼한의 갑족이라고 공인 된 집안인데 그 런 귀한

자손으로 태어나고, 어린 나이에 법무사 시험에 합격하여 지금 서초동 법원 앞에서

법무사 일을 잘 하고 있으며 주변에 많은 사람들에게 귀히 여김을 받고 있으니,

어찌 칭찬하지 않을 수 있습니까.


여기 오신 하객 여러분께서도 무슨 어려운 일이 생기거든 이 신부님에게

찾아가셔서 도움을 받으시기를 바랍니다.

여기 말없는 신랑은, 삭령 최 崔 씨 낭장공파 28대손으로 나서 이렇게 좋은

일꾼으로 신부와 같은 일을 하고 있습니다.


삭령 최씨라고 하면 얼른 알아듣기가 어려운데, 세종 때  문과에 장원급제하고

영의정을 지낸 최 항 恒 ( 어른을 이렇게 부르는 게 아닌데 )의 자손이 되십니다.

영광스런 자손이지요.


이런 두 분이 살아가는 동안, 양가의 부모님께서 많은 이해를 먼저 해주셔야 할

점이 많다고 생각됩니다.

시부모님 을 향하여 물으니 그렇다고 끄덕 끄덕 하신다. 처부모님도 동감을 표시한다.


논어에 이런 귀절이 있습니다.

       노인들을 편안케 하고;              老 者  安 之

       어린 사람들을 가슴에 품어주고;     少 者 懷 之

       친구를 믿으며 살리라.;             與 朋 友 信 之


양가의 부모님과 여기 오신 어른께서 이 두 사람이 혹시나 잘못하는 게 있거든

덮어 주시고, 나무라지 마시고 기다려 주시면 두 사람은 더 잘  하리라 생각됩니다.


* 신랑 신부 행진에 앞서.

이제 모두가 수긍하는 분위기가 되었다.
두 사람은 새 출발하는 행진을 하려고 준비하고 섰다.

모두가 일어서서 축하 하려는 시간이었다.


이 때 즉석에서 한 마디를 하게 되었다.


사람이 일생을 가는 것은 사람의 뜻대로 되지를 아니합니다.

좋은 일 보다는 나쁜 일이 더 많고, 성공하는 일 보다는 실패가 더 많은 세상입니다.


바람 부는 날도 있고, 구름 끼는 날도 있으며, 비 오는 날도 있습니다.


조선의 선비 중의 선비요, 그렇게 지혜가 많으신 정약용 선생께서 유배 18년을 보내고 집에 돌아와 보니 청춘이 다가고육십이 다 됐습니다. 그 때 부터 모든 걸 다 기록하여 정리하고 칠십이 넘어 세상을 떠나실 무렵에 남기신 말씀이 이렇습니다.


사람이 자기 마음대로 산다고 할 수가 없으니, 운명이라고 할 수 밖에 없지 않으랴.

그렇습니다. 사람은 자기 발로 걸어가는 거 같아도, 그 발걸음을 인도하시는 분이 따로 계십니다.


그 분에게 일생을 맡겨서 잘 걸어가시기를 부탁합니다.

하늘의 아들 최 군자.  하늘이 주신 딸  서 숙녀.

두 분이 손을 잡고 세상을 향하여 걸어갑니다.


출발하겠습니다. 신랑 신부 출발.


우리 다 같이 축하하는 박수를 보냅시다.



                2009. 5.  23.토요일  16 : 30.


                미아 전철역     궁전 웨딩 홀 .


                평지교회    목사  .신  흥  식 .


그 후에 들은 얘기는

양가의 부모님이 좋아 하셨고, 그 날 하객 여러 분도 이런 결혼식 처음 본다고 반기셨단다.

그날 문밖에 까지 가득 찬 손님들 , 떠드는 말 하나 없이 , 분위기가 조용하였던 것으로 보아

그 말이 사실이었음을 입증하리라.




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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