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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순례로 내가 더 커집니다"

관리자 2007-05-04 (금) 11:33 16년전 5218  
뉴스엔조이 주재일 ( jeree
   
 
  ▲지난 3월 24일 '스톤워크 코리아' 출정식을 일본에서 거행했다.  (사진제공 스톤워크 코리아)  
 
'스톤워크'(Stone Walk)는 돌을 끌고 걷는 반전평화운동이다. '돌'은 전쟁 피해자를 추모하는 '전쟁에서 숨진 무명 시민들'(UNKNOWN CIVILIAN KILLED IN WAR)이라는 글귀가 담긴 1톤짜리 비석이고, '걸음'은 4월 29일 부산을 출발해 5월 18일 광주, 5월 30일 평택을 지나 6월 15일 판문점까지 두 달에 걸쳐 이어진다. 판문점에 도착하면 추모제를 개최한 뒤 휴전선을 순례하고 6월 25일에 금강산에 가 평화의 축제를 벌일 예정이다.

그럼 누가? 우선은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를 침략해 각국의 민중을 탄압한 자신의 국가를 대신해 사죄하려는 일본인들, 그리고 일본에 원자폭탄을 투하한 국가를 대신해 사죄를 했던 미국인들, 그리고 이들과 함께 걷기를 원하는 모든 한국인들이 참여한다. 최정의팔 목사(서울외국인노동자센터 소장)가 대회장을 맡아 일정과 재정 등을 직접 챙긴다.

다음은 최정의팔 목사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스톤워크 행사가 어떻게 한국에서 치러지게 되었나.

   
 
  ▲ 최정의팔 목사는 행사 기간 중인 5월에 환갑을 맞는다. 사회적 약자와 평생을 보낸 그 길을 계속 걸으며 인생의 새로운 전환기를 모색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주재일  
 
스톤워크는 1999년 미국의 평화운동 단체인 피스아비(Peace Abby)와 9·11 피해자 유족 모임 피스풀투머로우즈(Peaceful Tomorrows)가 시작했다. 이들은 미국이 불필요하게 원자폭탄을 일본에 투하해 군인이 아닌 일반 사람들을 무고하게 죽인 것을 사죄하기 위해 비석을 들고 일본을 순례했다. 이들은 지난 2005년 원폭 투하 60주년을 맞아 나가사키에서 히로시마까지 총 600km를 걸었고, 일본인 1500여 명이 이들과 뜻을 모았다. 이 행사에 참여한 일본인들은 자신들도 아시아를 침략한 죄에 대해 용서를 구해야 하며 스톤워크의 출발지는 한국이어야 한다고 생각해 '스톤워크 코리아 일본실행위원회'를 결성했다.

순례 일정은.

4월 29일 부산 민주공원을 출발해, 김해와 밀양 창녕을 거쳐 합천에 들러서는 원폭 피해자를 방문해 봉사활동을 펼치고, 거창에서는 한국전쟁 당시 양민학살 지역을 답사한다. 일제강점기부터 독립무장투쟁을 벌인 하동과 산청, 남원, 순창 등 지리산 지역을 순례한 뒤 5월 18일에는 광주에 들러 광주민주화운동 기념행사에 참여한다. 새만금간척사업과 핵폐기물 문제로 한국 사회의 환경운동 바람을 일으킨 전북 지역을 돌아 5월 30일 평택 미군 기지를 방문한다. 일제강점기 때 집단 학살을 당한 제암리 지역을 답사하고 서울로 올라와 6월 10일 6월항쟁 관련 행사에 참여한다. 이후 강화도와 철책선 답사를 한 뒤 6월 15일 판문점에서 전쟁으로 무고하게 죽어간 이들을 위한 추모제를 드린다. 그리고 6월 25일에는 금강산에서 평화의 축제를 연다.

순례는 어떤 식으로 진행되나.

참석자들이 1톤가량의 비석을 실은 수레를 함께 끌며 도보로 걷는다. 위에서 설명했듯이 5·18엔 광주, 6·10엔 서울, 6·15엔 판문점, 6·25엔 금강산 등 한반도의 역사적인 날과 연관된 지역에서 민주화와 평화운동 관련 행사에 참여한다. 일본과 미국, 한국의 참석자들은 일제 강점기 때 자행된 강제 징용과 일본군 위안부, 전후 보상 문제를 비롯해 한국전쟁과 민주화운동 등에 대해 공부와 답사까지 겸한다. 한국 사람들은 참가비 없이 누구나 하루부터 전 코스 일정까지 자유롭게 참여 가능하다.

대회장으로서 어떤 일을 하나.

별 것 없다(웃음). 대표 연설하고 폼이나 잡는 거지. (최 목사는 겸손하게 말했지만 행사 기간 중 각종 연대 행사에 참여하는 것부터 숙소와 식사 문제까지 작은 것 하나하나를 직접 챙겼다.) 이번 행사는 참석자들이 자비를 들여 참여하지만, 손님을 맞는 입장에서는 챙겨야 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걷는 길을 미리 답사해서 점검하는 것은 물론 식사와 숙소 문제며, 답사할 곳과 참여 가능한 행사 등을 미리 정해두어야 한다. 이를 위해 지역에 시민단체들을 만나 도움을 구했다. 현재 천안 지역까지 조직했다. 농번기이기도 해서 부담스럽겠지만 성의껏 참여해준 지역 시민단체들이 고맙다. 또 시민단체가 제대로 조직되지 않은 곳에서는 교회와 사찰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조직이 쉬웠다.

행사 전부터 행사 끝날 때까지 분주해 눈코 뜰 새가 없을 것 같다.

평소에 알고 지내던 평화시민연대 강제숙 대표에게 소개를 받아 참여하게 되었다. 그런데 행사에 참여하고 '스톤워크 코리아' 행사를 준비하면서 내가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우금치, 부여, 익산, 지리산 등 우리나라 곳곳에 숨어 있는 한국 근현대사의 아픈 이야기들을 많이 알게 됐다. 이 일로 새롭게 알고 깨달은 바가 크다.

   
 
  ▲ 일본에서 열린 '스톤워크 코리아' 출정식. (사진제공 스톤워크 코리아)  
 
행사 중에는 전 과정에 참여하나.

주일을 제외한 두 달 내내 참석자들과 함께 걸을 생각이다. 함께 길을 걸으며 아시아와 세계의 평화운동가들과 교제하는 것도 큰 즐거움일 것 같다.

(행사 기간 중인 5월 최 목사는 환갑을 맞는다. 외국인노동자를 비롯해 사회적 약자와 함께 한 운동으로 평생을 보낸 최 목사는 길을 걸으면서 이제 인생의 새로운 전환기를 모색할 생각이라고 했다.)

사죄의 릴레이가 이어지고 있다. 따지고 보면 한국도 남의 나라에서 무고한 백성을 많이 죽였는데.

스톤워크 일본 실행위원회는 지난 2년간의 경험과 특히 이번 '스톤워크 코리아'를 준비하면서 도저히 무릎 꿇고 사죄하지 않으면 안 될 만큼 깊디깊은 고통과 한의 역사를 배웠다고 한다. 다시 전쟁 상태로 돌아가지 않으려면 지금의 오해와 적대가 끝나야 하고, 그러자면 과거 자신들의 국가가 아시아 민중들에게 저지른 잘못을 직시해야 한다는 걸 잘 알고 있다. '스톤워크 코리아 2007'은 한 번의 행사로 끝내지 않고, 반전·사죄·평화운동의 취지에 공감하는 아시아 지역의 시민들과 꾸준히 연대해나갈 것이다. 다같이 손잡고 한발 한발 무거운 비석을 옮기면서 진중하게 평화를 일구어 갈 것이다. 앞으로 '제주도-오키나와 평화순례', '베트남 평화순례' 등 우리가 아직 다 하지 못한 사죄를 기다리는 땅들을 평화 순례할 예정이다.

과거사를 사죄하는 국민들의 캠페인이 국가 차원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

당장에 결과를 기대하는 조급한 성과주의를 넘어서야 한다. 평화는 하루아침에 오지 않는다. 참석자들의 마음에 평화가 싹이 자라기만해도 감사한다.


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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