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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밥을 먹는 새를 보며

김지은 (서울북노회,성암교회,전도사) 2012-02-25 (토) 12:03 9년전 1871  

지난 12월 설레는 마음으로 이사한 새 집은 북한산 자락 끝에 있어 큰 창으로 산을 마주보고 있습니다. 어떤 이는 와서 집에 호랑이가 나올 것 같다고 했지만, 저는 이 집을 처음 봤을 때 숲으로 난 창문에 반했고, 전세 대출에 빚쟁이가 되긴 했지만, 이런 집에 살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운이지를 매일 아침 실감하고 있습니다.

집 주인이  이사가면서  창틀에 큰 화분 두개를 놓고 갔는데, 하나는 두 팔을 모으면 그려지는 크기의 화분이고, 하나는 무엇인가를 심었던 흔적이 있는 스티로폼 박스입니다. 살림을 하면서 나오는 과일껍데기나 음식물들을 어릴 적에는 퇴비장에 버리거나 개밥으로 주었는데, 여기서는 퇴비장을 만들 수도 없고 개도 없으니 누구랑 나눠야하나 걱정하던 찰나에, 창틀에 놓여진 둥근 화분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어느 날 상한 귤 하나를 올려놨는데, 아침에 새 소리에 일어나보니 새 두마리가 귤을 쪼아먹고 있었습니다. 그 다음날도 남은 귤을 쪼아먹고 셋째날 거의 다 먹어서 귤의 형체가 사라졌습니다. 

매일 아침이면 문을 열고 새가 왔는지 가보고, 또 한참동안 열심히 먹고 있는 새를 보면서 하루가 시작되었습니다. 또 줄 것이 없나 냉장고를 열어보았더니, 오래된 반찬이 있기에 그것을 털어서 통속에 넣어 창틀에 올려놓았습니다. 그 다음날 아침에는 새가 그 작은 통 속에 폭  들어가서 열심히 먹고있는 재미있는 장면을 볼 수 있었습니다. 언뜻 보아서는 그저 우스꽝스런 광경일 테지만, 어릴 적 콩밭에 출몰하여 서리하던 새들을 생각해보면, 우리 집 주변에 있는 새들은 무엇을 먹고 사는지모르겠습니다. 제가 새 걱정 할때인지는 모르겠지만요.

어떤 부족은 사냥해 온 동물 한 마리를 놓고 나누어 먹기 위해서 몇 시간동안 축제를 한다는데, 사람들은 가진 것을 얼마나 잘 나누고 순환하며 살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내가 욕심내서 남은 것이 버려지고, 누군가의 몫이었던 것이 그에게 돌아가지 못하고.. 불공평한 사회에서 하루 세 끼 잘 먹으며 가진 자로 살아가는 미안함이 느껴집니다. 아직은 깊이가 얕아 남은 것밖에 새에게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주신 권리를 누리지 못하는 많은 사람들과 뭇 생명들에게 나의 것을 더 나누고, 그들의 몫을 찾아줄 수 있도록 정진해야겠다는 생각이, 열심히 아침밥을 먹는 새를 보며 들었습니다.


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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