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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엄마는 거실에 있어야 한다.

김은숙 (서울북노회,생명교회,집사) 2012-03-17 (토) 11:37 12년전 1870  

20여일 전, 지방 도로에서  뒤에서  오던 차에 받히는 교통 사고를 당했다.  친구네 차를 타고 가던 길이었는데, 남편과 같이 뒤좌석에 앉아 있었건만 남편은 찰과상 정도에 그치고 나는 갈비뼈 2개에 금이가면서 심한 통증으로  동네 병원에 한 열흘간 입원을 하게되었다.

이런 증상에는 별다른 치료법이 없는 건지, 병원에서는 물리치료와 진통제 주사 놔주기, 그리고 삼시 세끼 밥주는 일이 전부였다. 처음에 깜짝 놀라하던 아이들도 한 삼일 지나니, 자기 일들이 바빠 병실은 들러보지도 않았다.  남편은 애초부터 입원하는 것 조차 탐탁히 여기지 않았기에 그저 마누라 없는 저녁 시간이 심심해 병실에 놀러오고 있었다. 2인병실 옆좌석에는 친구 부인이 누워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병실에 들른 남편은 입이 댓발이 나와 딸내미와 싸운 애기를 하였다. 엄마가 병원에 입원해 있는데도 자기 사교 모임 할거 다 하고 계속 늦게 들어오는 딸에게 카톡으로 야단을 치자  발끈한 딸이 나름대로 이유를 대며 문자질(^^)들을 시작한 모양이다. 집에서도 얼굴을 부딪히지 않으며 두 인간은 저녁 마다 전화로 나를 보채기 시작했다. 
"엄마, 언제 퇴원해? 집에서 쉬면 안돼?" "아빠 한테 혼나면 자존심 상해."
"여보, 그만 집에 오지?"  "쓰레기 봉투를 못 찾겠어." "내일 반찬 뭐 먹어야 돼?" 온갖 구실을 대며 집으로 돌아올 것을  갈망하는 것에 져서는 급기야 친구를 두고 먼저 퇴원을 했다.

집으로 퇴원해서 온 날 저녁, 네 식구가 거실에 앉아 그 동안 못나눈 이런저런 애기로 들썩들썩 하는데,,,, 어? 딸과 남편이 언제 싸웠냐는 듯이 말을 하는게 아닌가?....
오늘 둘다 혼내주려고 별르고 있었는데,,,,

그렇게 엄마의 귀환으로, 두 사람의 싸움은 흐지부지해졌고 나는 그 다음 날로 부터 언제 입원했었냐 싶게 식구들로 부터 섭섭한 '정상인' 대접을 받으며 주부의 역할을 다시 제개하였다.

그리고 어제, 남편과 둘이서 밖에서 식사를 하다가, 술 한잔 들어간 남편에게 사랑 고백(?)을 받게 되었다.
 "여보, 나는 당신이 세상에서 제일 좋아. 그러니 당신은 아무것도 안 해도 돼. 그저 거실에 있어 주기만 하면 돼 ."  " ㅇㅇㅇㅇㅇ...."

그래..세상의 모든 엄마들의 진정한 힘은,  돈 벌어다 주는 것도 좋고 맛있는 거 해주는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도 그들의 얘기를 들어주는 것에 있다.  가려운 곳 긁어주고 아픈 곳 주물러 주는  일, 바로 소통이다.  소통하는 일이 어렵게 되면 집은 삐걱대기 시작한다.
  집에서도 이런데 하물며  한 나라에서는 오죽하랴..... 


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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