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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불편하기 싫은데...

황현주 (충북노회,충주중앙/여신도회전국연,목사) 2012-03-31 (토) 09:25 12년전 1851  

생태라는 말. 참 거창하면서도 소소하고 나의 삶과 멀면서도 나의 손끝에서 시작하는,

그런 애매모호하면서도 왠지 저에게는 귀찮은 느낌의 단어입니다.

유목사님께서 31일 생태관련 글을 쓰라고 하실 때, 하늘 같은 선배님의 말인지라

거절 할 수는 없었지만...

차라리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는게 맘 편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은 시골도시에서 태어났지만 나면서부터 아파트에 살았고, 흙 한번 제대로 만져본 적 없고,

동물 한번 키워본 적이 없는 저는 누가봐도 그리고 제 스스로도 인정하는 '생태맹'입니다.

심지어 생명문화운동을 한다는 여신도회 간사이면서도 한 겨울에도 반팔을 입고 지낼 정도로

따뜻하게 살고 가까운 거리도 차를 끌고 다니고!

참 할말이 없습니다.

가끔 이곳에 들어와 다른 분들이 남긴 글도 샅샅이 리플까지 다 읽어보며

다들 참 열심히 사는구나 하면서도

 제가 아는 분들도 있어서 그런지

"저 사람이 저런면이???" 하는 생각도 합니다.

하지만 "소귀에 경읽기"라 했나요?

소한테도 계속해서 읽으면 가끔 알아듣기도 하나 봅니다.

작년 봄, 우리 사무실 앞 마당에 작은 텃밭 비스므레 한것이 생겼습니다.

억척스러운 사무실 막내가 저의 타박을 받아가면서도 1회용 스티로폴 박스를

모아 흙을 가져와 유기농 퇴비를 섞어가며 텃밭을 만들었습니다.

상추, 고추, 오이, 호박, 토마토 등등 여름 내내 물을 퍼날라가며 열심히 키워서

우리의 점심식탁을 풍족하게 만들었습니다.

냉랭했던 저도 올해는 뭘 심어볼까 고민할 정도로 그 텃밭에 애착을 갖게 되었습니다.

한 겨울, 유독 까치와 산비둘기가 많은 우리 사무실에 귤껍질과 사과 껍질 등

간식하고 남은 과일들을 모아서 마당에 내어 놓으니 새들이 와서 먹고 가는걸 봤습니다.

내가 내놓은 조그만 정성을 새들이 와서 즐겁게 먹고 친구들도 불러와 같이 먹는 것을 보니

예쁘기도 하고 기분도 좋습니다.

"내 차에 똥싸는 놈들이지만... 예뻐서 봐준다! 흥" 이러면서 말입니다.


얼마전 이사한 집 화장실 청소를 하면서 또 한번 갈등합니다.

"베이킹 소다를 뿌리면 하수구 청소도 되고 환경 오염도 줄이고 좋다는데..."

티비서 들은 말을 생각하며 망설입니다.

ㅋㅋ 그러나 1시간도 못되어 독한 세제를 뿌리며 "몰라 몰라!!! 빨리 하고 잘래"하는 저를 봅니다.

저는 여전히 생태맹!!!

그래도 마음이 불편하기 시작하는거 보니 조금은 눈을 뜨려나 봅니다......


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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