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화요일 전주를 방문한 생태공동체 회원들과 함께 덕진공원 연꽃군락지를 방문했다.
만개한 수많은 연꽃이 장관을 이룬 광경도 아름다웠지만 그보다 사방에서 풍겨오는 은은한 향기가
참 인상적이었다.
돌아가신 법정스님이 생각났다.
간소하고 단순하게 이 세상 살다가 돌아가셨지만
해마다 연꽃 피는 철이면 이곳 덕진공원으로 꽃구경 오시는 호사를 누리신 법정스님도
어쩌면 이 은은하고 아련한 연꽃향기에 끌리신 건 아니었을까...
집에 돌아와 생각난 김에 법정스님의 마지막 수필집인 ' 아름다운 마무리' 를 재독하는데
맑고 향기로운 바람처럼 잔잔한 스님의 글 중에서 유독 매섭게 몰아치는 폭퐁같은 글이 있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공약사업이었던 대운하사업을 ' 한반도 대운하 안된다 ' 라는 소제목으로
대놓고 호통을 치며 반대하신 글이 새삼 아프게 와 닿는다.
꽃과 흙과 새소리를 사랑했던 법정스님...
굽이굽이 흐르던 강은 파헤쳐지고 깎여져 나간 숲에선 새들이 떠나가고
여기저기 온통 시멘트 칠갑을 하고 있는 이 땅을 내려다 보시며 혀를 끌끌 차고 계시진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