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 ::
 
 



B와 D사이의 C

진희원 (기타,,목사) 2012-11-01 (목) 00:29 7년전 1638  
알록달록한 가을의 향기에 이끌려 작은 공원에 나왔습니다.
햇살 닮은 잎사귀들과 청아한 하늘과 함께 공원 도는 즐거움을 만끽하는데
가로지르는 햇살 사이로, 누워있는 하얀 비둘기가 눈에 담깁니다.
 
한바퀴, 애써 눈길을 돌려봅니다. ‘공원 관리자가 잘 묻어 주겠지,’
한 무리 지나가는 사람들이 소곤거립니다.
“어? 저 비둘기 죽었나보네?”, “그래? 뭐 잘못 먹었나봐?”
 
두바퀴, 애써 고개를 돌려봅니다. ‘섣불리 행동하다가 오해살수도 있어. 누군가 오겠지.’
또 한 무리의 사람들이 대화하며 지나갑니다.
“어이구, 비둘기가 죽었네”, “아~~죽었구나~~”
 
세바퀴, 머리보다 발걸음이 저를 붙들고 맙니다.
‘아무리 동물이라도 자기 죽음이 아무렇지 않게 입에 오르내리면, 그건 좀 아닌 거 같다.’
쓰레기봉투에 쓰레기들과 함께 쓸어 담기는 것보다는 자연의 품이 낫겠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환경교실에 사정을 말하고, 꽃삽을 얻었습니다.
 
자기 죽을 때를 알아서 그랬는지
하얀 비둘기는 양지 바른 곳에 누워 있었고,
바로 옆 단풍나무 밑을 새의 안식처로 삼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꽃삽을 들고 나무 사이로 들어가자, 비둘기떼가 달려 들었습니다.
때때로 먹이주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꽃삽이 먹이인줄 알고 몰려들은 것입니다.
제 동료의 죽음을 알겠느냐마는,
그래도 동족인데, 그 사체를 넘어 돌진하는 식탐과 생존욕구를 바라보며
생(生)과 사(死)의 경계가 무겁게 다가왔습니다.
 
서서 바라본 비둘기를 앉아서 볼 뿐이지만,
갑자기 커 보이는 느낌에 선뜻 들어올리지 못했습니다.
생명의 무게를 느껴서 일까요, 죽음의 무게를 느껴서 일까요,
 
볕 잘 드는 나무 밑에 묻어 주었고,
꼭꼭 땅을 다져 주었고,
바람따라 흩날리는 단풍처럼 자유롭게 날아보라고, 평안하라고 마지막 인사를 건넸습니다.
 
동족의 본능에 의해 외면당하고,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던 비둘기의 죽음을 생각하는
제게 어머니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 새가 남의 먹이를 뺏으며 약자를 괴롭혔던 삶이었는지,
먹이를 나눠 먹으며 산 삶이었는지는 알 수 없다.
오직 살아있는 새들만이 그것을 알 뿐”
 
전광석화같이 제 머리를 치고 간 어머니 말씀에 ‘사르트르’의 말이 생각났습니다.
“인생은 B와 D 사이의 C다”,
- 인생은 Birth와 Death 사이의 Choice.
 
우리 사람들은, 새들과 다르게,
삶을 살아가고 기억하고 추억합니다.
 
내가 살아가는 삶은 모든 순간의 ‘선택’입니다.
옳고 그른 선택의 판별은 오직 주님만이 하시지만,
바르고 선한 선택, 최선을 다한 선택, 후회없는 선택은 내가 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살아온 삶, 지금 사는 삶, 앞으로 살아갈 삶은
나의 선택에 따라 생(生)의 길, 사(死)의 길을 걸어 가겠지요.
 
우리 사람들이 걸어가고 선택하는 삶이 모두 “생(生)”의 길이길 소망합니다.
내가 너를 살리고,
너가 나를 살리고,
우리가 우리를 살리는, 그러한 생명 살림의 길
하나됨의 길, 상생의 길이 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김현숙(기타,수도교회,신도) 2012-11-02 (금) 13:22 7년전
전도사님, '생'과 '사'가 하나인 듯도 합니다. 순간 순간이 죽고 살아가고 있네요. 새로운 나로 말이에요. 고운 글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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