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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강을 지키는 기독인들의 한강 순례(2)-이병일목사

관리자 2010-10-21 (목) 14:44 13년전 3203  

 

<지류 하천에 홍수피해를 가져온 공사>


셋째날(10/13, 수)은 신륵사 맞은편에 있는 영월루에서 시작하였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여강길 순례를 하는

것이다. 은모래금모래 유원지는 박 사무국장이 초등학생 때에 소풍오던 곳이었고, 지난해 열린 여강길은 훼손되지 않은 자연 속 강변의 모습에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지만, 4대강 공사가 후 자연이 파괴되고 있다고 아쉬워한다. 지금은 남한강 개발 6공구로 제방공사를 하고 있다. 강가의 느티나무 100여 그루를 옮겨 심과 제방을 넓히는 공사이다.



느티나무 숲은 여주시민들이 캠핑과 야유회로 각광을 받던 곳이다. 지난 여름에 35세 정도의 남자가 유원지 앞에서 익사 있는데, 무릎까지만 물이 차던 옛 생각만하고 들어갔다가 변을 당했다고 한다. 아름답고 넓은 장소를 어떻게 더 개발한다고 하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는 노릇이다. 누런 포를 돛에 달고 바람의 힘으로 물자를 수송하던 황포돛배는 공사하면서 운행이 중단되었다. 아직도 남아 있는 자갈밭에는 흰뺨검둥오리들이 한가롭게 노닐고 있다.


수생식물단지를 조성하고 있는 넓은 공원을 지나니 길이 없어졌다. 연양천을 따라 슾지와 모래톱을 지나니 신진교 아래에 공사가 한창인 곳으로 접어들었다. 신진교는 연양천에 놓인 다리로 시간당 최대 78.5㎜의 비가 쏟아진 지난달 21일 붕괴했다. 정부는 신진교 붕괴가 교량 노후화 때문이라고 설명했으나, 환경단체들은 4대강 사업 준설로 본류와 지천 합류지점의 낙차가 커져 유속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본류 수위가 낮아져 지천에 수해가 발생한 사례는 남한강 곳곳에서 발견되었다. 연양천 외에도 복하천·양화천·뒤뜰천·소양천·간매천 등 지천 상당수가 합류 지점으로부터 500m 이내 지점에서 홍수 피해가 있었다.

강천댐 공사현장에는 여섯 개의 교각이 솟아있는데, 현대건설에서 공사를 담당하고 있다. 그 중에 세 번째 교각에는 아래 36부터 47까지의 숫자가 눈금과 함께 적혀 있다. 교각의 높이가 50m라는 뜻이며, 암반 위부터의 숫자일 것이라고 한다. 강천댐은 지난 장마철에 가물막이 둑이 터져서 언론에 주목을 받은 적이 있다. 조금 지나니 4대강 홍보관이 나온다. 예약된 손님들이 온다는 이유로 우리 일행의 출입을 통제하였다.




<여강길 - 이야기와 사연이 역사를 넘나드는 길>

부라우나루터에서부터 도리마을회관까지는 아름다운 숲길과 논길이 이어진다. 여강에는 한 때 이포나루와 조포나루를 비롯해 총 17개의 나루가 있었다고 한다. 커다란 느티나무가 옛 나루터의 정경을 상상할 수 있게 한다. 강변으로 돌출한 바위가 거센 강물을 막아줘서 주변의 물살이 잔잔한 천혜의 나루터여서 불과 10년 전까지도 배를 띄웠던 곳이란다. 또한 부라우는 노을로 붉게 물든 바위란 뜻을 가지고 있다. 여강을 향해 불쑥 솟은 암반에는 인현왕후의 오빠 민진원의 정자터가 남아 있다. 민진원의 호 또한 붉은 바위를 뜻하는 단암(丹巖)이다. 부라우나루터를 지나 조금 더 걸으면 우만리나루터가 나온다. 우만리나루터에는 300년을 넘게 이 자리를 지켜온 느티나무가 보호수로 지정되어 있다.

농로를 따라 조금 가다보면 아홉사리길로 접어든다. 흔암리와 도리를 잇는 길로 굽이굽이 아홉 번을 돌아 가는 길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옛날 경상도와 충청도의 선비들이 한양으로 과거 보러 갈 때에도 지나다니던 길이다. 이곳 길가에 핀 구절초를 중양절(음력9월9일)때 캐서 달여 먹으면 모든 병이 낫는다는 속설도 전해온다. 또한 이 길을 넘다가 넘어지면 아홉 번을 굴러야 무사히 넘을 수 있다는 우스개소리도 전해진다. 고개길 초입에는 ‘얼물지킴이’와 ‘늘울지킴이’라는 장승이 서 있다. 산길과 나무다리를 몇 개 건너 면 층층둥굴레 군락지가 나온다. 이곳에는 지렁이가 배설한 흙이 탑처럼 여기저기 쌓여 있다. 나무 사이로는 남한강 습지를 파괴하고 있는 포크레인이 굉장한 소리를 내며 정취를 훼방하고 있다. 드디어 커다란 느티나무가 지키고 있는 도리마을회관에 도착한다.

셋째 날에 순례한 길은 아름다움 그 자체이다. 나루터와 나루터를 잇는 길과 숲길, 그리고 나무로 만든 다리들, 이 모두가 시골에서 자란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골짜기마다 간직한 이야기들, 길마다 펼쳐 있는 사연들이 옛 사람들과 지금 이 길을 걷는 사람들을 교감할 수 있게 한다.

도리마을회관에서 다시 은모래금모래 유원지로 옯겨서 마침기도회를 하고, 이포교로 차를 타고 이동하였다. 이포교 위에 멈춰서서 다리 아래에 한창 준설공사를 하고 있는 현장을 보았다. 박 사무국장이 강의 옛 모습이 그대로 있는 사진자료를 보여주며 설명하였다. 그렇게 넓고 아름다운 습지가 모두 파헤쳐지고 있는 현장이다. 이곳에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 2급으로 분류되어 법적으로 보호받아야 하는 표범장지뱀과 환경부가 정한 멸종위기종으로 충주호 건설로 한동안 자취를 감췄다가 여강에서 다시 발견됐다는 단양 쑥부쟁이가 지천으로 널려 있던 곳이다. 저 멀리 무너진 신진교도 보인다.


<충청도와 강원도를 넘나들며>

넷째 날(10/14, 목)에도 여전히 여강길을 순례한다. 도리마을회관에서 섬강교까지. 마을회관에서 강쪽으로 나가다가 사진으로만 보던 고구마꽃을 보았다. 도리마을은 명성황후와 같은 여흥 민씨의 집성촌이다. 도리는 마을을 향해 난 도로가 단 하나 뿐이어서 반드시 마을로 들어온 길을 되돌아 나가야 했으므로 “돼래” 혹은 “도리”가 된 마을이름의 유래라고 한다. 또한 청미천이 빙 돌아 남한강과 만나는 곳이라 해서 되래(돌아가는 내川)라는 설과 도호리 주민들이 이주했다고 해서 도래(도호리에서 오다)로 불리다가 도리가 되었다는 설도 있다.

둘째 날에 빙빙 돌아서 25Km 정도를 걸어서 힘들었었는데, 셋째 날에는 여유롭게 다녀서 인지 몸이 거뜬하다. 출발기도회를 하는데, 시인이신 홍일선 님(한국문학평화포롬 회장, 민족문학작가회의 이사, 강모시기 공동대표)이 지나가다가 멈춰 선다. 홍 회장은 매일 공사현장을 보아야 하는 아픔을 이야기 하면서, 어떻게 하든 공사를 멈추게 해야 한다고 안타까워한다.

강바닥에 난 길을 따라 걷는다. 청미천과 남한강이 만나는 합수부이다. 청미천은 이미 준설을 마쳤다고 한다. 모래사장과 섬들이 놓여 있었고 수심이 무릎정도였는데, 섬을 그대로 퍼내어 지금은 수심 3-4m가 되었다. 공사장을 지나다가 다시 중군이봉 방향 산길로 접어든다. 단양쑥부쟁이와 표범장지뱀의 군락지로 알려진 도리섬이 언뜻언뜻 보이는 산길을 걷는다. 그리고 긴 둑길을 걷는다. 둑길 강쪽으로는 남아 있는 습지에 억새가 하늘거리는데, 강 바깥쪽의 논에는 준설토가 산처럼 쌓여 언덕을 이루고 있다.


삼합교에 도착하여 잠시 쉬었다 가기로 한다. 삼합교는 강원도에서 내려오는 섬강과 충청도의 남한강, 청미천이 합쳐지는 곳이라 하여 삼합리 또는 세물머리라고 부르는 곳에 있는 다리이다. 다리 교각에 얼마전에 다녀간 고등학생들이 돌로 긁어서 쓴 ‘사대강의 심장을 부탁해’라는 글자가 보인다. 다리 밑에 남아 있는 모래에서 손바닥 만한 민물조개가 몇 마리 살아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다시 모래에 묻어주면서 언제까지나 번성하고 생육하기를 기도한다.

삼합교를 건너 국도를 따라 걷다보니 충북 앙성면 표지판이 우리를 반긴다. 작은 산을 넘어 농로를 따라 걷다가 남한강대교에 다다른다. 다리를 건너면 강원도 원주시 부론면이다. 강물은 인간이 그어 놓은 경계를 소리 없이 흐르고 있다. 둑을 확장하는 공사가 한창인 둑길을 걸어서 흥원창에 도착하니 저 멀리 영동고속도로가 지나가는 섬강교가 보인다. 흥원창은 고려 시대 강원도 원주(原州)에 설치하였던 조창(漕倉)으로써 강원도와 충청도 경기도에서 세금으로 걷은 곡식을 한양으로 운반하던 물량창고가 있던 자리이다.


포크레인이 강둑을 오가며 블록을 걷어내는 공사를 하고 있다. 박 사무국장은 충청도의 남한강과 원주의 섬강이 만나는 곳에 강둑을 넓히는 것은 강물의 병목현상을 가져와 더욱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아름다운 합수부를 바라보며 이대로 공사가 완공되면 사람뿐만 아니라 그 속에 있던 수많은 생명을이 어떻게 될 것인지를 설명하면서 박 사무국장이 끝내 울먹인다. 그녀는 더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아와서 자연과 환경의 소중함을 마음으로 느끼고 몸으로 체험하여 4대강 공사를 중단시켰으면 좋겠다고 마무리 한다. 강둑에는 단양쑥부쟁이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순례단은 섬강교 밑에 있는 자갈밭에 둘러앉아서 충북농목 주관으로 한강순례 전체 일정을 마무리하는 기도회를 하였다.


<한강순례를 함께 한 사람들>

나흘간의 한강순례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여 함께 했다. 한강희 목사(농목 회장), 윤병민 목사, 김성주 목사, 윤인중 목사(생태본부 집행위원장), 강서구 목사, 이병일 목사는 처음부터 마무리까지 함께 했다.

10/11(월) : 송촌리 금식기도회 마무리와 순례 여는 기도회에 참석하신 분들, 두물머리에서 생명선교연대가 주관한 하루 마무리 기도회(전성표 목사, 김창규 목사 등), 양평중앙교회(정동욱 목사)에서 숙박

10/12(화) : 사흘 동안 순례를 안내한 박희진 여강길 사무국장; 오전에 함께 하다가 돌아간 박승규 목사, 한명재 목사, 강기원 목사, 안재학 목사, 박종찬 목사, 김은곤 목사; 뒷바라지 하며 운전한 김광은 전도사; 마무리 기도회에 참석한 이훈삼 목사, 이원표 목사; 숙식을 제공한 천송교회 이동순 목사와 한청재 목사

10/13(수) : 하루 순례에 함께 한 기청의 허준혁 회장과 김희정 간사; 마무리 기도회에 지지 방문한 남신도회전국연합회 회장 김국현 장로; 운전하며 함께 걸은 이원표 목사; 보조 안내자로 수고한 김윤희 님

10/14(목) : 하루 순례에 함께 한 김대영 목사, 백상훈 목사, 신연식 전도사; 뒷바라지 하며 운전한 정해준 목사; 오전에 함께 한 세종신문 편집국장 남창현 기자; 오후부터 순례에 참여한 충북 농목의 오용균 목사, 이종덕 목사, 정차기 목사 외 2인; 마무리 기도회에 참여한 이혜진 목사, 박승렬 목사, 변세경 장로(정범구 의원 부인); 보조 안내자로 수고한 김윤희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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