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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차 월요기도회 설교문(한세욱 목사)

관리자 2014-12-30 (화) 21:28 6년전 1890  
제37차 평화통일 월요기도회 설교문
 
 
설교 : 한세욱 목사(한국기독청년협의회 총무)
 
 
제목 : 이다지도 좋을까!
본문 : 시편 133편
 
1 보라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 그리 아름다운고 2 머리에 있는 보배로운 기름이 수염 곧 아론의 수염에 흘러서 그의 옷깃까지 내림 같고 3 헐몬의 이슬이 시온의 산들에 내림 같도다 거기서 여호와께서 복을 명령하셨나니 곧 영생이로다
 
 
[멀고도 가까운 길을 나서며]
 
어느덧 시간은 흘러 2015년, 내년이면 분단 70년을 맞이하게 됩니다. 이렇듯 빠른 시간의 흐름 속에서 ‘통일’의 이미지는 이렇게 쇠약하고 희미해져 가고 있습니다. 북측의 동포들이 먹지 못하고 배우지 못한다는 사실을 뉴스나 신문을 통해서 듣고 안타까운 마음을 가졌고, 그들을 돕자는 광고나 포스터를 보고 행동을 결심했으나 그 때 그 마음뿐이었습니다. 이런 제 자신을 돌아보며 오로지 ‘통일’을 위해 하나님께 기도하는 마음으로 이번 남북 공동기도회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공식적으로는 3년 만에 남북교회가 함께 기도회를 한 자리였고, 정부 차원이나 민간 차원에서의 남북 간에 만남이 거의 없는 현재의 분단 상황을 고려한다면 역사적인 자리라 말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나의 평양 답사기]
 
이번 남북 공동 모임의 의의와 역사성을 몇 번을 거듭 이야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이 시간에는 제가 느끼고 생각한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를 전해드리려 합니다.
 
#1. 일상
 
이번 평양 방문에서 평양을 여러번 다녀오신 목사님을 통해 수없이 들었던 이야기는 평양이 달라졌다는 것입니다. 지난 3년 전과 비교를 해보아도 그 달라진 것이 한 두 개가 아닙니다.
 
우선 조경사업이 잘 된 덕분인지 거리에 나무와 공원이 많아 졌습니다. 우리가 방문하 8월 15일은 남에서는 광복절로, 북에서는 해방절로 부르고 국가 경축일로 지냅니다. 수많은 시민들이 거리에서 놀이장소를 찾아 즐기는 활발한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전에는 호텔에 머물면서 개인적으로 밖으로 나가 산책하는 것이 쉽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아주 자유스럽게 아침마다 호텔 주변 보통강변으로 나가 산책을 하며 거리에서 만나는 이들과 눈을 맞출 수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핸드폰을 들고 다니고, 택시도 볼 수 있었고, 특히 여성들이 하이힐을 신은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병원을 비롯한 여러 기관을 방문하는 동안이나 호텔에 머물 때에도 몇 초 동안 불이 전기가 나갔다가 다시 들어오는 경우가 있었는데, 이것이 전력부족 때문인지 아니면 시설노후로 인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미루어 볼 때, 아직도 전력의 어려움이 있는 것은 아닌가 추측이 되었습니다.
 
#2. 이번 방문단에 감리교 감독 회장님이신 전용재 목사님의 이야기입니다.
 
봉수교회에서 설교 중 자신의 이번 평양 방문에 대한 소감을 이렇게 이야기 하셨습니다.
 
“제 돌아가신 아버지의 고향이 평안도입니다. 그렇게 말씀으로 듣기만 했던 평양인데, 이렇게 제가 와 보게 되다니 꿈만 같습니다. 그것도 66년 만에 말이지요. 이렇게라도 올 수 있어 하느님께 감사하고, 돌아가서도 통일의 길에 더욱 열심을 다하겠습니다.”
 
목사님의 그 이야기를 듣고 가만히 생각해 보았습니다. 제 할아버지의 고향도 평안남도 강서입니다. 평양과의 거리는 고작 90리 밖에 되지 않습니다. 차로 30분이면 달려갈 거리입니다. 한국전쟁 때 피난길에 아버지를 낳으시고 아무 연고도 없는 강원도 장성에 터를 잡으시고 두고 온 고향의 가족을 죽기까지 그리워 하셨을 할아버지 생각이 났습니다. 가슴이 먹먹해 지며 눈물이 앞을 가렸습니다.
 
#3. 서울에서 평양까지 택시요금 5만원
세계교회협의회(WCC)는 지난 1984년 일본 도잔소에서 남북교회의 지도자간의 만남을 주선하였습니다. 이 역사적인 만남을 통해 한반도의 화해와 통일을 향한 교류가 시작되고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한 논의들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사실 이번 공동 모임도 지난 보세이 프로세스의 결과라고 한다면 그 공은 아마 WCC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남북의 평화와 통일을 향한 공동기도회는 아이러니 하게도 “남북교회는 세계교회협의회의 도움을 통해서만 만날 수 있다”는 오늘의 비극적인 현실을 보여주는 것 같아 가슴속에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이는 것을 막을 수 없었습니다.
 
게다가 서울에서 평양까지 불과 3시간이면 차로 갈 것인데, 우리 대표단은 북경을 거쳐 그리고 심양을 거쳐 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같은 민족끼리 만나는 것도 어려운데 이렇게 돌고 돌아서 만나야만 하는지, 참담한 심정을 가눌 수 가 없었습니다.
 
#4. 만남
 
힘든 여정 끝에 북경에서 평양 가는 비행기에 앉았습니다. 비행기에서 만난 북측의 인민들을 보자 가슴이 떨려 왔습니다. 실제 그렇지는 않았겠지만, 왜인지 모르게 저를 보는 시선 속에서 묘한 이질감을 느꼈습니다. 마치 낯선 곳에 이방인이 된 기분이었습니다. 지금 돌아서 생각해보면, 그건 아마 제 자신 속에 있던 어떤 마음의 소리가 들려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떨리고 소외된 마음을 품은 채 순안공항에 내렸습니다. 어느새 우리 대표단을 마중 나오기 위해 강명철 위원장을 비롯한 조선그리스도교련맹의 임원들이 나와 계셨습니다. 익숙한 사람들의 환한 미소와 환대해 주는 그들의 웃음과 가슴 벅찬 포옹에 비행기에서 가졌던 알 수 없었던 두려움과 걱정이 눈 녹듯 녹아내렸습니다. 이렇게 우리는 하나인 것을, 이렇게 만나면 좋은 것인데. 만나고 만나고 또 만나길 소망합니다.
 
 
[이다지도 좋을까!]
 
지난 2011년 한국교회의 대표들이 봉수교회에 가서 부른 ‘통일의 노래’라는 국악찬송을 봉수교회 성가대가 찬양으로 불렀습니다. 이번 대표단도 그 노래를 부를 준비를 하고 있었기에 봉수교회 찬양팀과 함께 ‘통일의 노래’를 불렀습니다. 그 장면을 회상해보면, ‘이다지도 좋을까, 이렇게 즐거울까! 형제들 모두 모여 한데 사는 일!’이라고 하는 시편 기자의 찬양이 어떤 것인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통일 세대]
 
지난 보세이 프로세스의 결과물 중에 주목할 것은 남과북의 교회가 그리고 세계교회가 차세대 지도력 개발을 위해 청년과 여성의 참여를 의무적으로 보장하고 교육/양성 프로그램을 실행하자는 것도 실천사항으로 함께 결의한 것입니다. 이는 평화와 화해의 세대를 열어나갈 세대들인 청년들이 우리의 문제를 우리 스스로 고민하고 결정하며 실천할 수 있게 되었다는 의미로 매우 의미 있는 제안이라 생각했었고, 보세이 회의가 끝나고 2달 만에 그 약속은 지켜졌습니다. 이번 대표단 19명 중에 청년대표가 4명이나 포함되었기 때문입니다.
 
그 4명은 제가 일하고 있는 한국기독청년협의회(EYCK)를 비롯하여 YMCA, YWCA, 한국기독학생회총연맹(KSCF)의 대표자들 이었습니다. 하지만 나이로 볼 때 진짜 청년은 저밖에 없었다는게 함정입니다.
이제 2015년이면 해방 70년, 분단 70년 그리고 6.15 공동선언 20돌을 맞게 됩니다. 이제는 고인이 된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만나 이룬 분단 이후 최고의 성과를 후세인 우리가 이뤄 내야할 위치에 서게 것입니다.
 
언제나 역사는 앞을 내다보고, 사소한 일에도 날카로운 이성과 세심한 감성으로 준비하는 자들의 몫이었습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간 평양에서의 꿈결 같았던 시간들이었지만, 그 곳에서 우리가 보고 느끼고 경험한 것들은 결코 작지 않고, 어느 것 하나 허투루 할 수 없는 것들이었음을 고백합니다.
 
평화와 통일의 시대를 열어갈 청년들이 우리 스스로 우리의 힘으로 우리가 나서서 이 땅에 평화와 통일을 일구는 밑거름이 되었기를 바라며, 앞으로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을 잊지 않고 최선을 다하여 제 몫을 감당하기는 우리들과 청년들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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