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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강정 해군기지의 실상과 문제점에 대해 국회의원들에게 보내는 기장서신

관리자 2011-10-19 (수) 15:39 10년전 1895  

대한민국 국회의원님들께

- 강정 해군기지의 실상과 문제점 -

제주도에 해군기지 건설문제가 거론되기 시작한 것은 1993년이었으나, 본격적으로 추진되기 시작한 것은 2005년 4월부터이다. 그래서 제주도의 해군기지건설 문제는 2005년 4월부터 제주도의 최대 갈등요인이 되었다. 처음에는 화순지역이 예정지였으나, 반대에 부딪히자 위미지역으로 옮기려 하였다. 그런데 위미에서도 반대에 부딪히자, 2007년 4월에 예정지를 강정으로 바꿨고, 그 후부터 2011년 현재까지 5년째 강정마을 주민들은 반대운동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2007년 4월 당시 김태환 도지사, 지역도의원, 당시 강정마을회장 등의 밀약으로 해군기지 유치 계획이 은밀히 추진되었고, 4월 27일 강정마을 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도 않은 채, 갑작스럽게 강정마을 해군기지 유치 기자회견(전 마을회장 측)이 이루어졌다. 이에 당시 김태환 도지사는 해군기지 최종 후보지로 강정을 결정하고 여론을 조작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되자, 천주교, 개신교(한국기독교장로회 중심), 범도민대책위 등이 강정주민들과 함께 반대운동에 나서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당시 제주도의회는 ‘절대보전지역’인 강정 구럼비 바위 인근을 불법적으로 해제결의 하고, 공유수면 매립기본계획도 졸속으로 통과시키는 등, 정부와 도차원에서의 조직적인 불법들이 발생하였다. 2007년부터 2009년에는 이러한 불법들이 난무하였지만, 강정주민들과 종교계 및 시민단체들이 힘을 모아 강력하게 반대운동을 전개하였다. 그러나 2010년에 소위 ‘조건부 수용안’이 불거지면서 반대운동은 상당부분 동력을 잃은 듯하였다. 하지만, 2011년에 들어서면서, 강정 해군기지 건설 반대운동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 2011년 1월부터 4월까지는 어떤 신성한 힘이 작용이라도 하듯이, 제주도에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뜻 있는 사람들이 목숨을 건 투쟁이 이어졌고, 여기저기서 모여든 시민운동가들이 반대운동에 적극 나서게 되었다. 바닥에 떨어졌던 강정 주민들의 반대운동 동력도 차츰 되살아났다. 특히 강정마을의 개신교 신자들 중 반대자들이 힘을 모아 해군기지 저지를 위한 기도회를 시작하였고, 제주지역 교수들도 반대의사를 표현하기 시작하였다. 뿐만 아니라 강정해군기지 건설 저지를 위한 전국대책위원회가 만들어졌다. 한편 야당들도 공사중단과 진상조사를 요구하는 등 정치차원에서 해군기지 건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들도 이어졌다. 이렇게 하여, 강정주민들, 제주도범도민대책위원회, 전국대책위원회, 제주지역교수대책위원회, 각 읍면대책위원회, 천주교, 개신교, 불교 등의 종교계가 서로 힘을 합쳐 강정 해군기지 건설의 부당성을 대내외에 널리 알리며, 지금도 비폭력적이고 합법적인 반대운동을 계속해 나가고 있다. 특별히 지난 2011년 9월 5일(월), “제주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반대를 위한 한국기독교장로회 평화기도회”를 주최하여, 150여명의 목회자들과 100여명의 강정마을 주민들이 참여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해군기자 반대 과정에서 마을회장이 구속되었고, 주민들과 종교계 및 시민단체 회원들이 경찰에 연행되는 등 많은 압력을 받고 있다. 그리고 해군기지 건설 예정지 전체를 펜스로 둘러치고는, 매우 고의적으로 구럼비 해안을 파괴하고 있다. 이 지역은 매우 아름답고 보존가치가 높은 ‘절대보전지역’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지역을 파괴하여서는 안 된다고 부르짖고 있지만, 그리고 정치권에서도, 제주도지사도 공사 중단을 요청하고 있지만, 해군과 건설세력은 ‘일단 파괴하고 보자’는 심보로 구럼비의 바위들을 깨부수고 있다.

강정 해군기지는 처음부터 여러 가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해군측은, 제주 남방해역 EEZ 및 해양교통로 보호를 위한 기동전단 전투함을 배치하기 위하여 제주지역에 해군기지 건설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고, 이러한 해군기지가 동북아의 평화유지와 전쟁억제에 도움이 된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배타적경제수역(EEZ)'의 보호업무는 대한민국 해양경찰청의 고유 업무이다. 그런데 해군은 자신들의 업무도 아닌 업무를 핑계로 항공모함이 드나들 수 있는 해군기지를 제주도 강정 바다에 건설하려고 하고 있는 것이다. 제주 해군기지는 '미국의 중국 견제·압박용'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항공모함이 드나들 수 있는 해군기지라면, 결국 SOFA 규정에 의하여 미국항공모함이 제주해군기지를 자유롭게 드나들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입장에서 보면, 상하이에서 450킬로미터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제주해군기지는 미국의 동북아 군사전략에 아주 중요한 최선의 위치가 될 수 있다.

전쟁에서 전략적인 중요 군사기지는 1차적인 공격목표물이 된다. 만약 제주에 해군기지가 건설된다면, 제주는 동북아의 평화의 섬이 아니라 동북아에서 가장 위험한 군사적 갈등지역이 될 것이다. 더군다나 제주 해군기지는 미국의 이지스 탄도미사일 방어체제(ABMD)에 적극 이용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중국의 반발수위는 점점 높아지고 한중관계, 한미관계의 갈등은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해군기지 건설 예정지는 '강정천이 흐르는 인근인 구럼비 중덕바다' 지역이다. 이곳은 제주도 조례에 의하여, 자연 그 자체의 큰 변화와 변경이 발생하기 전에는 그 어떤 이유로도 자연을 개발하거나 파괴할 수 없는 지역으로 지정된, 소위 '절대보전지역'이다. 이곳에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인 '붉은발말똥게'가 서식하고 있고, 바다에는 같은 멸종위기보호2급인 금빛나팔돌산호와 나팔고둥이 서식하고 있다. 그리고 예정지 바로 옆에는 연산호 군락지가 있어서 문화재로 보호되고 있다. 그래서 강정바다는 유네스코가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해 놓은 곳이다. 그런데 2009년 12월, 당시 도지사인 김태환과 당시 한나라당 도의회 의원들이 날치기 불법으로 강정 앞바다의 '절대보전지역'을 해제 결의했고, 이를 근거로 해군기지 건설을 강행하려고 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매우 부당하고 부적절한 이유로 추진되고 있는 강정 해군기지는 반드시 저지되어야 한다. 이를 위하여 강정주민들과 종교계와 시민단체가 반대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 강정은 하루하루가 긴장 상태이다. 경찰과 주민들의 대치가 계속되고 있다.

해군측은 도대체 강정주민들의 의견을 들으려고 하고 있지 않다. 강정주민들이 반대총의를 계속하여 전달하였지만, 이를 완전히 무시하고 있다. 합법적인 절차나 동의 과정을 구하지 않은 것은 물론, 그 동안 해군과 건설세력들이 벌인 부도덕하며 비윤리적인 행태들은 이루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그 중에서도 강정마을 공동체를 해군이 매우 고의적이면서도 조직적으로 파괴하여 온 점은 가장 비난받아야 할 일이다. 고의적인 편 가르기, 고의적인 가족 해체 유도, 교묘한 돈 유혹 등으로 말미암아, 강정마을의 공동체는 산산조각 났다. 그 결과 강정마을에는 부모와 자식이 원수가 되고, 형과 아우의 관계가 단절되고, 의례공동체가 붕괴되고, 서로 마주치면서도 고개를 돌리며 인사를 하지 않는 사람들이 비일비재하며, 각종 마을 친목계가 파괴되는 등 커다란 상처들이 쌓여 가고 있다.

본래 강정마을은 서로 다른 생각과 서로 다른 생업과 서로 다른 종교와 서로 다른 미래 비전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 서로 다른 것들이 함께 어울리는 그런 곳이었다. 그런데 이제 강정은 서로 다른 모습을 배타하고, 서로 다른 생각들이 극렬하게 부딪히는 곳이 되고 있다. 그래서 이제 강정은 '다양성의 공존'보다는, '의도된 생각들'이 첨예하게 부딪히는, '배타적인 일원성들'이 싸우는 곳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인간과 인간 사이의 공동체를 파괴하고,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끊음으로써, 모든 생명을 죽음으로 내모는 해군기지 건설세력은 악(惡)의 현실화나 마찬가지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이러한 일방적인 신념을 가지고 다른 모든 생각들을 없애려 하는 힘을 정당한 힘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이러한 힘은 모두 죽음의 힘이다. 생명을 구가하려면 서로 다른 생각들이 만나야 한다. 그리고 대화를 하여야 한다. 만남과 대화를 거부하는 것 자체가 바로 죽음이기 때문이다. 비록 긴 시간이 걸린다 하더라도, 지금 벌이고 있는 물리력에 의한 공사를 중단하고, 대화를 통하여 해군기지 건설이 국가와 지역과 사람들의 삶에 바람직한지 아닌지를 진지하게 논의해 나가야 한다. 따라서 대부분의 강정주민들에게 있어서 가장 큰 싸움의 대상은 찬성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진정한 자세의 대화를 거부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이야말로 죽음의 세력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생명과 평화를 이루기 위한 강정주민들과 종교계, 그리고 시민단체들의 노력이 마침내 결실을 맺어, 군사기지가 없는 평화의 제주 섬을 이루는 날이 속히 오기를 기대해 본다.

본 교단은 국회의원 여러분의 소신 있는 결단과 참여를 바라고 있습니다. 국회의원님들께서는 당리당론을 넘어서 나라의 미래와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소신 있는 결정을 내려주시기 바랍니다.

2011년 10월 12일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장 유정성 목사

총 무 배태진 목사



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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