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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장, "정의·평화·생명의 영이여! 이 땅위에 임하소서" 시국기도회 열어

관리자 2011-04-12 (화) 16:38 12년전 2999  
기장, "정의·평화·생명의 영이여! 이 땅위에 임하소서" 시국기도회 열어
쌍용차 노동자 인권 상황과 천안함 사건 진실규명에 대한 현장 증언도 진행
2011년 04월 08일 (금) 에큐메니안 신용철 기자

굴곡진 아픈 한국 현대사에 늘 올곧은 소리를 내었던 한국기독교장로회가 8일 오후 올해 들어 처음으로 시국기도회를 열고 "정의·평화·생명의 영이여! 이 땅위에 임하소서"라고 간절히 기도하며 현 정부의 잘못된 정책들을 성토했다.

   
▲ 8일 오후 서울 을지로 2가 향린교회에서 열린 한국기독교장로회 시국기도회에서 참석자들이 △이 땅의 정의와 민주질서 회복을 위해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를 위해 △창조질서 회복과 죽어가는 생명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이날 기장 총회 교회와사회위원회와 평화·통일 위원회 주최로 서울 을지로 2가 향린교회에서 열린 1부 기도회에는 원근각지에서 찾아 온 기장 총회 소속 목회자와 성도들, 한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찬양팀 'Let's' 300여명이 기도회에 함께 했다.
 
이 자리에서 함석헌 선생 기념 사업회 이사장 문대골 생명교회 원로목사는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라고 나를 불렀다면 큰 잘못"이라며 "이명박 대통령은 소통을 못하니 비통한 대통령이긴 하지만 우리 기장은 이명박 대통령을 위해 기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목사는 이어 "기장 공동체가 한국에서 받은 과제가 있지 않냐. 그것을 뺏기면 안 되지 않냐"고 참석자들에게 당부하면서 "기장이 있기 전에 기독교라는 것은 잘 믿고 천당 가는 것이었지만 역사를 기독교 속으로 끌어 온 것이 우리 기장이었다"고 밝혔다.
 
   
▲ 설교를 전하고 있는 문대골 목사. ⓒ<에큐메니안> 신용철
 
그러면서 그는 "장공 김재준, 씨알 함석헌,늦봄 문익환 등 기장의 어른들로 인해 기장의 정신이 계속 이어왔다""하나님께서 기장 공동체를 끊임없이 이끄셔서 흔들리는 한국 사회를 위해 기도하는 교단이 되길 기도한다"고 말했다.
 
이어진 현장증언에선 쌍용자동차 노동조합 이창근 기획실장의 노동자 인권 상황과 천안함 언론 검증 위원 노종면 기자의 천안함 사건 진실 규명에 대한 증언이 진행됐다.
 
강대상에 선 쌍용차 노조 이창근 기획실장은 "이 자리에 서며 약간의 떨림이 있는데, 이 떨림이 두려워하는 떨림이 아닌 기분 좋은 떨림"이라고 운을 뗀 뒤 "웃으면서 얘기를 하는 것은 눈물이 나려고 해서이다"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이어 "정말 권력은 시장에 넘어갔는가. 정말 그런 건가. 노동자가 이렇게 죽어가고 종교인들과 국회의원들이 이렇게 얘기하는데도 이 천박한 자본이 정말로 이렇게 장악한 건가 되묻지 않을 수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기획실장은 또 "저희들의 방점은 함께 살자는데 있다""기도의 힘을 믿는다. 촛불의 확장성을 믿듯이 기도의 진심과 변혁과 확장성을 믿는다"고 덧붙였다.
 
   
▲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인권 상황을 말하며 눈시울을 붉히고 있는 이창근 쌍용차 노조 기획실장. ⓒ<에큐메니안> 신용철
   
▲ 작금의 국내 언론 상황과 천안함 사건의 의문점들을 말하고 있는 천안함 언론 검증 위원 노종면 기자. ⓒ<에큐메니안> 신용철
 
천안함 언론 검증 위원 노종면 기자는 "민주의 성지 가운데 한 곳인 향린교회에 서서 목회자들 앞에서 얘기할 수 있는 자격이 되는지 고민스러웠지만 언론인으로서 해야 할 얘기가 있기 때문에 나오게 되었다"고 밝혔다.
 
노종면 기자는 이어 "쌍용차 진압당시 적나라한 진상을 보도했다는 이유로 담당 피디가 징계당하는 것이 지금 이 나라의 현실"이라며 해고 당하고 실제로 죽어가는 상황에서 동료 가족이 눈물 흘려도 이 나라 방송들은 비추지 않는다. 대통령이 눈물 흘리는 것에는 대서특필 하면서 고통 받는 이들의 눈물은 외면한다"고 작금의 국내 언론 현실을 비판했다.
 
그는 또 천안함 사건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비판의 이유를 들며 "군 당국에서 북한의 무력 도발로 발표했다면 북한에서 한 것을 확인하는 것이 언론인데, 정부의 발표만 앵무새처럼 받아 쓰고 있다"고 국내 언론들의 보도행태를 다시금 비판했다
 
이날 기도회에선 이 땅의 정의와 민주질서 회복을 위해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를 위해 창조질서 회복과 죽어가는 생명을 위해 등 특별기도도 진행했다.
 
   
▲ 시국기도회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는 여신도회 전국연합회 부회장 김명희 권사와 남신도회 전국연합회 회장 김동한 장로. ⓒ<에큐메니안> 신용철
 
김창규 기장 생명선교연대 회장은 "이제 더 이상 민주화를 역행하는 무리들을 더 이상 볼 수 없다. 이명박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시기가 되었다. 장로라는 이름을 기독교를 더럽히는 무리들을 심판하여 달라"고 기도했으며 나핵집 평화공동체운동본부 공동대표는 "북한은 수백만이 기아에 허덕이지만 우리는 먹고 남은 것을 북한에 도와주지 않고 있다"고 안타까워하며 우리가 한 몸인 것을 알게 하여 한반도에 대동세상을 열어갈 수 있도록 성령께서 인도해 주옵소서라고 기도했다.
 
또 이태영 기독교농촌개발원 원장은 "파괴되어 가는 창조 질서와 죽어가는 세계에 대해 참회의 기도를 드리니 저희들을 용서하여 주옵소서"라고 운을 뗀 뒤, 수많은 동물들을 땅에 묻었던 죄, 아름다운 생명의 강을 파괴 한 죄, 하나님께서 만든 축복의 비를 두려움의 비로 만든 죄 등을 고백하며 회개와 함께 창조주의 긍휼을 구했다.
 
이어진 인사말씀으로 기장 총회 총무 배태진 목사는 "지금 총회 본부는 천막을 쳐 놓고 정의, 평화, 생명, 사랑을 놓고 기도하고 있다"고 밝힌 뒤 "다시금 한반도에 주님의 은혜로 정의, 평화, 생명, 사랑이 편만하게 흐를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며 참석자들에게 당부했다.
 
한편, 2부 순서로 참석자들은 4대강 되찾기 범 종단 성직자 선언 및 생명·평화 기도회에 참석하기 위해 향린교회에서 서울 시청광장까지 십자가 행진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들과 마찰이 빚어졌다. 경찰 관계자는 "방송 차량으로 행진하는 것은 불법이다. 여러분들은 지금 집시법을 위반하고 있다"고 알렸고, 기도회 참석자들은 시청광장 기도회를 위해 얼마 뒤 인도로 올라와 행진을 이어갔다.

   
▲ 시국기도회 후 향린교회에서 서울 시청광장까지 십자가 행진을 시작한 참석자들. ⓒ<에큐메니안> 신용철
   
▲ 기도회 참석자들이 서울 시청광장까지 십자가 행진 하는 가운데 "방송 차량으로 행진하는 것은 불법이다. 여러분들은 지금 집시법을 위반하고 있다"며 경찰들이 저지하고 있다. ⓒ<에큐메니안> 신용철
   
▲ '생명파괴 개발중단', '평화협정 체결하라', '민주질서 회복하라', '이명박 정권 회개하라'등을 외치고 있는 시국기도회 참석자들. ⓒ<에큐메니안> 신용철
   
▲ 인도로 올라와 십자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시국기도회 참석자들. ⓒ<에큐메니안> 신용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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