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이 얼어붙은 듯, 한 곳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90년대 중반 <쇼생크 탈출>(The Shawshank Redemption) 한 장면입니다. 사실은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나팔을 보면서 듣는 것입니다.
누명을 쓰고 교도소에서 종신형을 사는 앤디가 사무실 일을 하던 중 “저녁 바람이 부드럽게”라는 모차르트 노래가 들어있는 전축판을 발견하고 교도소 전역에 방송을 해버립니다. 비리가 만연된 교도소 행정과 그 속에 사는 품행이 나쁜 사람, 그들도 일거에 “가슴이 아파올 정도로 형언할 수 없이 아름다운 음악”에 마음을 빼앗기고 새로운 삶이 주는 소망과 위로를 느끼게 됩니다.
'탈출'이라고 번역된 ‘Redemption’은 주로 “대가를 치루고 죄인을 석방했다(대속, 구원)”는 기독교 용어로 쓰입니다. 이 용어가 매개가 되어 저는 이 명(名)장면 속에서 인생 현실과 신앙의 관계를 떠올렸습니다.
어쩌면 우리에게 주어진 인간 조건은 다소 ‘교도소’와 비슷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극히 세상적인 어떤 사람들에게 이곳은 그만이겠지만 ‘죄인’이라 인정하는 우리들에게는 이곳이 우리 삶의 전부도 목표도 아님이 분명합니다. 앤디처럼 죄수들을 개과시키고 교도소 환경도 개선하는 노력을 해야겠지만 궁극적으로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이 땅의 성화(聖化)를 넘어서는 담장 너머의 영화(榮化)입니다.
그 꿈을 위해 예수 그리스도께서 가슴이 아플 정도로 아름다운 음악을 들려주셨습니다. 그 음악에 귀 기울이며 의미 있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담장 안의 성도들, 우리들입니다.
위의 사진은 동영상이 아니고, 영상을 캡쳐한 것입니다.
흑인 죄수 레드(Red)의 대사, 번역해놓습니다.
I have no idea to this day what those two Italian ladies were singin' about.
나는 지금까지도 그 두 명의 이태리 여자들이 무엇을 노래했는지 모릅니다.
Truth is, I don't want to know. Somethings are best left unsaid.
사실, 알고 싶지도 않습니다. 최고의 것에는 말이 필요 없는 법이니까요.
I like to think they were singin' about something so beautiful it can't be expressed in words, and makes your heart ache because of it.
너무 아름다워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 그리고 우리 가슴을 갈망으로 아리게 하는 것을 그녀들이 노래했다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I tell you, those voices soared. Higher and farther than anybody in a gray place dares to dream.
정말이지, 그 노래 소리는, 회색처럼 우중충한 이곳 사람들이 감히 꿈꾸는 것보다 더 높이 더 멀리 퍼져나갔습니다.
It was like some beautiful bird flapped into our drab little cage and made these walls dissolve away...
마치 어떤 아름다운 새가 우리가 사는 이 답답한 새장으로 날아 들어와, 이 담들을 사라지게 하는 것 같았지요.
and for the briefest of moments... every last man at Shawshank felt free.
아주 잠시나마 쇼생크에 갇힌 우리 모두는 자유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유튜브에서 가져온 영상]
- 추신 -
'미래'의 이 게시판에 관련 글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