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누가복음 2:1-14)
예수그리스도의 탄생을 통하여 우리 인류에게 주시고자 원하시는 하나님의 온갖 귀한 은혜와 축복이 교우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에 넘치시기를 빕니다.
오늘 우리가 봉독한 본문말씀은 세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첫째는 그리스도가 어떤 형편에서 나셨느냐 하는 말씀이고,
둘째는 천사들이 목자에게 그리스도의 나신 소식을 전해 주는 말씀이고,
셋째는 천사들이 하나님을 찬송하는 내용입니다.
예수님께서 탄생하신 형편은 밖으로 보아서는 아주 단순합니다. 전 세계를 지배하던 로마 황제 아구스도가 영을 내려 모든 사람들이 다 호적을 하게 했습니다. 호적이란 주민등록과 같은 것입니다. 그런데 이 호적의 목적은 세금을 징수하려는 기본 재료로 삼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래서 모든 사람들이 다 자기들의 가정과 친척이 살고 있는 고향으로 돌아가서 호적을 하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의 부모도 여기에 따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들은 지금까지 갈릴리 나사렛 동네에서 살았으나, 이제 자기들의 고향인 유대 베들레헴으로 찾아갔습니다. 그런데 그 때 벌써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는 성령으로 잉태하여 만삭이 된 상태에 있었습니다.
그러나 고향이라고 찾아온 베들레헴은 호적 하러 온 사람들로 초만원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여관은 다 차있었고 어디 방 한 칸 빌릴 데가 없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겨우 발견한 곳은 어느 집 마구간이었습니다. 여기서 아기를 낳아 강보에 싸서 구유에 뉘었으니, 이 아기가 곧 오늘 탄생하신 우리 구주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오늘 우리는 이 본문을 읽으면서 예수 그리스도가 얼마나 겸비하고 가난하게 오셨는가를 깨닫게 됩니다.
예수님은 오실 때의 모습 같이 그의 일생을 겸비하고 가난하게 사셨습니다. 예수님자신의 말씀대로 공중의 새들도 집이 있고 여우도 찾아 갈 굴이 있지만, 인자 예수님은 머리 둘 곳이 없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가난을 싫어합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가난이 아름답고 귀중한 것은 그의 가난이 다른 사람들을 이롭게 하고 부요케 하기 때문입니다. 고린도후서 8:9에는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를 너희가 알거니와 부요하신 자로서 너희를 위하여 가난하게 되심은 그의 가난함을 인하여 너희로 부요케 하려 하심이니라.”
이 말씀에 따르면 예수 그리스도는 본래 부요하신 분이었습니다. 하늘과 땅의 모든 것을 소유하신 분이었습니다. 이 세상 어느 갑부도 예수님 마큼 부자일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그는 스스로 가난해지셨습니다. 그는 하늘의 영화를 버리시고 낮고 천한 인간 세상에 오셨습니다. 오시되, 태어날 방도 갖지 못하고 베개도 없이 요람도 없이 구유에 누우셨습니다. 왜 무슨 이유로 이렇게 가난하게 오셨습니까? 그 이유는 그의 가난함을 인하여 너희로 부요케 하려고, 즉 우리를 부요케 하기 위함입니다. 그러면 어떤 면에서 그리스도가 우리를 부요케 하셨습니까? 무엇보다 그는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시고, 우리의 삶을 더욱 풍성케 하셨습니다. 그는 우리를 하나님의 상속자가 되게 하시고 하늘의 상급을 풍성하게 주십니다.
그러나 가이사 아구스도는 예수님과 정반대의 인물입니다. 그는 로마의 황제로서 지금도 부자지만, 더 큰 부자가 되기 위하여 더 많은 세금을 징수하려고 했습니다. 그리스도는 우리 인류를 부요케 하시려고 스스로 가난해지셨지만, 아구스도 황제는 자신이 더 큰 부자가 되려고 가난한 사람들의 것을 빼앗았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아구스도 황제는 오늘 우리의 세대를 대표하는 인물입니다. 우리의 세대 사람들은 물질위주, 이익추구를 목적으로 살아갑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형편을 무시하고, 인권이나 생명의 존엄성도 짓밟아버립니다. 기업주가 더 많은 부를 축적하려고 노동자들을 울리고, 권력을 가진 자들이 기득권을 유지하려고 백성을 탄압하고 기만하는 세대입니다. 일반 서민들도 기회만 있으면 사기치고 도적질하고 살인하며 살아갑니다.
그러나 여러분, 아구스도 황제 때에 예수 그리스도가 탄생하셨듯이, 오늘 죄악이 관영한 세상에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보냄을 받았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그리스도인은 이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두 말할 필요 없이 오늘 우리도 예수 그리스도를 본받아 스스로를 낮추어 겸비한 모습으로 살고, 우리의 가진 것을 가난한 자들과 나누고, 다른 사람들을 부요케 하는 일에 힘써야 합니다.
본문말씀의 둘째 부분은 천사가 그리스도의 탄생을 목자들에게 전해주는 내용입니다. 천사가 전하는 소식의 핵심은 오늘 탄생 하신 아기는 인류를 구원할 그리스도라는 사실이요, 그 그리스도의 탄생은 온 백성에게 미칠 큰 기쁨의 좋은 소식이라는 것입니다.
인간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이 세상에는 수많은 종류의 사람들이 오고 갔습니다. 우리 같은 서민들을 비롯하여 성현과 군왕들, 영웅과 부호들, 학자와 예언자들 그 외 수많은 종류의 사람들이 다녀갔습니다. 그런데 우리에게 오신 예수 그리스도는 어떤 계층에 속하는 분이겠습니까?
오늘 유대 땅 베들레헴 마구간에서 비천하게 태어난 그 아기가 대체 누구이기에, 사람들은 연대를 계산할 때에 그가 태어난 해를 기준으로 하여 B.C와 A.D로 나누겠습니까? B.C는 영어 Before Christ(주전)의 약자이고, A.D는 라틴어 Anno Domini(우리 주님의 해)의 약어입니다.
예수님이 세상을 다녀가신 이후부터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은 이 예수님의 정체를 밝히려고 연구하고 노력했습니다. 그 결과 어떤 사람들은 예수님을 훌륭한 도덕교사로 보았습니다. 또 어떤 사람들은 예수님을 예언자들 중의 한 분으로, 혹은 성현들 중의 한분으로 보았습니다. 혹은 어떤 사람들은 예수님을 독립 운동가로 보기도 합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결코 지금 말씀드린 그런 테두리 안에서만 평가할 수 있는 분은 아닙니다. 그러면 그는 누구이겠습니까?
오늘 우리의 본문이 강조하는 것은 예수님은 그리스도라는 것입니다. 그리스도란 왕이요 구세주라는 뜻입니다. 본문 11절에 보면, “오늘날 다윗의 동네에 너희를 위하여 구주가 나셨으니 곧 그리스도 주시니라.”고 했습니다. 예수님은 세상 사람을 죄와 죽음에서 구원하시는 구세주입니다. 예수님은 평화의 왕이요, 의의 왕입니다.
물론 예수님께는 훌륭한 교사의 측면도 있고, 도덕가의 측면도 있습니다. 예수님께는 혁명가의 모습도 있고, 예언자의 모습도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 모든 것을 넘어, 그리스도의 자격, 구세주의 자격으로 세상에 오셨습니다.
한번은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질문하셨습니다. “세상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 하느냐?” 제자들은 대답했습니다. “어떤 분은 선생님보고 세례요한이라 하고, 더러는 엘리야라 하고, 또 어떤 이는 예레미야나 선지자 중의 하나라고 합니다.” 예수님은 다시 질문하셨습니다.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그 때 수제자 시몬 베드로가 대답했습니다. “주는 그리스도요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십니다.” 이 대답을 들으신 예수님께서는 대단히 만족하셨습니다.
그렇습니다. 베드로의 고백 그대로, 예수님은 그리스도입니다. 예수님은 우리를 죄와 사망에서 구해주시는 구주입니다. 그는 온 인류를 구원하시는 그리스도 주십니다.
천사가 전한 소식은 구세주의 탄생을 알리는 소식이기 때문에, 이 소식은 온 백성에게 미칠 큰 기쁨의 좋은 소식입니다. 여러분,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소식이 많지만, 얼마나 슬픈 소식이 많고 나쁜 소식이 많습니까? 하루도 빠짐없이 죄짓고 잡혀가는 소식이요, 사고와 죽음의 소식이요, 전쟁과 파괴의 소식입니다. 그러나 그리스도가 탄생하신 소식은 만민의 죄를 용서하고 살리는 소식이요, 기쁨과 평화와 소망을 주는 소식입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가 탄생하신 소식은 가장 좋은 소식이요 큰 기쁨의 소식입니다.
그러나 여러분, 우리 주변에는 아직도 이 기쁜 소식을 듣지 못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 소식을 듣지 못하여 불안과 절망과 허무 가운데 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웃에게 이 기쁜 소식을 전해야 합니다. 기쁘고 좋은 소식은 속히 전해질수록 좋습니다. 오늘부터 우리는 천사들같이 이 기쁜 소식을 전하는 자들이 되기를 바랍니다.
본문의 셋째 부분은 천군과 천사들이 하나님을 찬송한 내용입니다. 그리스도의 탄생은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사람들에게 평화를 준다는 찬송입니다.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기뻐하심을 입은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
이 찬송은 첫 번째 크리스마스의 노래입니다. 이 찬송은 그 날 이후 교회에서, 가정에서, 곳곳에서 계속계속 울려 퍼지고 있습니다. 이 찬송의 주제는 영광과 평화입니다. 하나님께 영광, 사람에게 평화, 이 주제는 성경의 중심사상입니다. 영광과 평화, 이 주제는 우리의 신앙의 목표요, 삶의 초점입니다.
만약 우리 인간이 우리의 삶을 통해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사람들에게 평화를 준다면, 우리 자신들이 참으로 행복하게 살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인간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지 못하고 이웃에게 평화를 주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슬픔이 있고 탄식이 있고 불행이 있습니다. 우리가 불행하게 사는 근본 원인은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우는 데 있습니다.
로마서 3:23에 보면, “모든 사람이 죄를 범하였으매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지 못하더니”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이 말씀에 따르면 우리 인간이 범하는 죄가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우고,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의 영광의 자리에 가까이 가지 못하게 합니다.
그러나 오늘 탄생하신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 인간의 죄를 대신하여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하나님과 인간 사이에 있는 죄악의 담을 허무시고,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의 영광의 보좌에 나가게 하셨습니다. 우리 인간은 시조 아담으로부터 계속하여 하나님의 뜻에 불순종하고 반역하는 죄를 범함으로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웠으나,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뜻에 전적으로 순종하시고, 십자가에서 죽기까지 복종하심으로,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셨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은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경사일 뿐 아니라, 또한 땅에 사는 우리 인간에게 평화를 주는 복음입니다. 에베소서 2:14에 보면,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의 화평이라고 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과 인간을 화목하게 하시고, 인간과 인간을 화목하게 하시는 분입니다. 그러므로 예수 그리스도는 인간에게 평화를 주시는 분입니다.
본래 인간은 하나님과 화목한 관계에 있었고, 또 하나님 안에서 평화를 누리고 살았습니다. 그러나 우리 인간이 하나님께 범죄 함으로, 하나님과의 화목한 관계가 깨어졌습니다. 그 결과 인간의 마음에도 염려와 불안과 공포가 생겨나고, 이웃 간에도 시기와 불화가 조성되었습니다.
그러나 오늘 탄생하신 예수 그리스도는 인간의 죄를 대신하여 십자가에 못 박히심으로 하나님과 인간을 회복케 하는 화목제물이 되셨습니다.
하나님과 화목하게 된 인간은 자신의 마음에도 평안을 얻고, 이웃 간에도 화해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는 우리의 평화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은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우리에게 평화를 주는 인류 최대의 경사입니다. 그러므로 천군과 천사들은 그리스도의 탄생을 세상에 알리고, 그의 탄생을 찬송했습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오늘 아기로 탄생하신 예수님은 우리의 그리스도입니다. 그는 우리를 죄와 사망에서 건지신 우리의 구세주입니다. 그의 탄생은 큰 기쁨의 좋은 소식입니다. 바라기는 우리 모두 천사들과 같이 이 기쁜 소식을 이웃에게 전하고 날마다 하나님을 찬송하는 남은 생애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여러분의 삶도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사람들에게 평화를 주는 삶이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