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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석

섬기려고 오신 그리스도

윤기석 (경기노회,수원교회,목사) 2010-08-09 (월) 16:33 14년전 4526  

(본문: 마태복음 20:20-28)

 

오늘 우리가 봉독한 본문말씀은 남을 섬기는 자가 크고 높은 사람이라는 예수님의 말씀입니다. 일반 세상 질서에 따른다면 관청이나 기관의 높은 직위를 가지고 다른 사람들을 다스리고 호령하는 자가 높고 위대한 사람으로 평가되지만, 그러나 하늘나라의 질서에서는 다른 사람의 종이 되어 다른 사람들을 섬기는 자가 크고 훌륭한 인물이라는 말씀입니다.

그러나 아직도 이 진리를 깨닫지 못했던 예수님의 제자들은 서로 높은 자리를 차지하려고 자리다툼을 했습니다. 이를 보신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의 잘못된 생각을 바로잡아 주셨습니다. “너희 중에 누구든지 크고자 하는 자는 너희를 섬기는 자가 되고, 너희 중에 누구든지 으뜸이 되고자 하는 자는 너희 종이 되어야 하리라.”

이어서 예수님께서는 예수님자신의 삶을 예로 들어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자신이 세상에 오신 것은 다른 사람으로부터 섬김을 받기 위함이 아니라, 오히려 다른 사람들을 섬기려고 오셨고, 더 나아가 많은 사람들을 살리기 위하여 자신의 목숨을 대속 물로 주시려고 오셨다는 것입니다. 본문 28절은 예수님께서 세상에 오신 목적이 무엇인지를 아주 분명하게 밝혀줍니다. “인자의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 물로 주려 함이니라.”

오늘 우리는 성탄절을 앞두고, 그리고 성탄절에 가질 성찬식을 앞두고, 본문을 통하여 주시는 하나님의 말씀을 새롭게 듣고자 합니다.

 

본문말씀을 통하여 첫째로 우리가 들어야 할 말씀은 예수님께서 우리를 섬길 수  있도록 예수님께 기회를 드리자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예수님께서 우리를 섬기게 하고, 우리는 예수님의 대접을 받아보자는 말입니다. 우리가 먼저 서둘러 예수님을 섬긴다고 나서지 말고, 예수님이 우리를 먼저 섬기시도록 기회를 드리자는 말입니다.  왜냐하면 예수님은 우리를 섬기려고 오셨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교회에서 섬긴다, 봉사한다는 말을 많이 사용합니다만, 그럴 때마다 우리는 의례히 우리자신들이 예수님을 섬기고 봉사하는 것으로 생각해 왔습니다. 그런 마음은 참으로 우리가 가져야 할 훌륭한 마음입니다.  그러나 오늘은 그와 반대로, 예수님이 우리를 섬기게 하고, 우리는 앉아서 예수님으로부터 대접을 받아보자는 말입니다.

아마 이 말씀을 들으시는 분들 중에는 “원, 목사님도 별 말씀을 다하시네, 우리가 예수님을 섬겨야지 어떻게 예수님이 우리를 섬기도록 보고만 있단 말인가?, 그리고 예수님이 우리를 어떻게 섬길 수 있단 말인가?”라고 생각하실 것입니다.

그러나 여러분, 우리는 성경을 분명히 읽어야 합니다. 본문 27에 보면, 예수님께서는 분명히 섬김을 받으려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오셨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이 말씀 속에는 오늘 우리도, 여러분도 섬기시려고 오셨다는 의미가 분명히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만약 여러분이 예수님으로부터 섬김을 받지 못한다면, 여러분은 예수님과 아무런 상관이 없는 사람이 됩니다.

한번은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기신 일이 있습니다. 예수님은 자신이 친히 대야에 물을 담아 제자들의 발을 씻기시고, 수건으로 닦아 주셨습니다. 제자들로서는 너무나 황송한 일이었습니다. 제자들이 스승의 발을 씻는 것은 이해가 가지만, 그러나 스승이 제자들의 발을 씻는 것은 예의에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시몬 베드로는 예수님께 말씀드렸습니다. “내 발은 절대로 씻길 수 없습니다.” 그 때 예수님은 이렇게 대답하셨습니다. “내가 너를 씻기지 아니하면, 네가 나와 상관이 없느니라.” 그래서 베드로는 다시 요청했습니다. “주여, 그렇다면 내발뿐 아니라 , 내손과 머리도 씻겨주옵소서.”

여러분, 예수님께서 여러분을 씻기지 않으시고, 섬기지 않으시면, 여러분과 예수님은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예수님은 여러분을 섬기려고 오셨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성탄절을 맞아 우리를 구원하시려고 오신 예수님을 어떻게 영접하며, 예수님의 은혜를 어떻게 보답할까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어떤 분은 집안도 깨끗이 청소하고 아름다운 장식도 할 것입니다. 또 어떤 분은 하나님께 특별 감사헌금도 드리고 이웃에게 선물도 하고 구제도 할 것입니다.  또 어떤 분은 고아원이나 양로원을 찾고, 병든 자나 옥에 갇힌 자를 찾을 것입니다. 그리고 노래도 하고 율동도 하고 연극도 할 것입니다. 이 모두가 다 예수님을 섬기는 심정으로 한다면 아름답고 유익한 것들입니다.

그러나 여러분, 우리가 이런 것들을 하기 전에 먼저 할일이 있습니다. 그것은 곧 우리를 섬기려고 오신 예수님께 먼저 기회를 드리는 것입니다. 우리가 뭘 안다고 나서서 예수님을 섬긴다고 하기 전에, 예수님이 먼저 우리를 섬기시도록 해야 합니다. 예수님이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시겠다고 하는 데, 베드로가 자기 발은 씻을 수 없다고 사양한 것이 잘못인 것과 마찬가지로, 예수님이 우리를 섬기시겠다고 하는데 우리가 거절한다면 이는 우리의 큰 잘못입니다.

그러면 우리가 어떻게 하는 것이 과연 예수님이 우리를 잘 섬기도록 하는 것이겠습니까?

 

먼저 우리의 모든 수고와 짐을 예수님께 맡기는 것입니다. 이것이 오늘 우리가 두 번째로 들어야 할  말씀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섬기시려고 세상에 오셨습니다. 특히 우리의 수고와 짐을 대신 지시고 우리를 섬기시려고 하십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그러므로 만약 우리가 우리의 무거운 짐과 수고를 예수님께 맡기지 않는다면, 예수님이 우리를 섬기지 못하게 하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여러분의 수고와 무거운 짐을 예수님께 맡기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문제와 고민을 예수님께 맡기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염려와 근심과 괴로움을 예수님께 맡기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모든 죄와 번민을 예수님께 맡기시기 바랍니다. 하도 우리 인간이 인생의 무거운 짐과 죄의 짐을 짊어지고 수고하고 괴로워하니까, 이 모든 짐을 대신 짊어지고 우리를 섬기시려고 예수님은 세상에 오셨습니다.

우리가 예수를 믿는다는 것은 지금까지 내가 짊어지고 있던 무거운 짐을 예수님께 맡기는 것입니다. 믿음이란 우리를 섬기려고 오신 예수님을 전적으로 의지하고 그분에게 우리의 전생을 맡기고 사는 것입니다. 그래야 평안을 얻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우리가 예수를 믿는다고 하면서도, 모든 수고와 짐을 예수님께 맡기지 못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우리를 섬기시고 도우시려고 모든 짐을 맡기라고 하시는데도,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전적으로 맡기지 못하고 살아갑니다.

옛날에 어떤 신부가 가마를 타고 시집을 갔다고 합니다. 그 신부는 자기를 메고 가는 가마꾼들이 너무도 힘들어 할 것을 생각하면서, 그 가마꾼들의 힘을 좀 덜어줄 방도를 궁리했습니다. 궁리 끝에 그는 가마 안에 넣어둔 요강을 머리에 이고, 땀을 흘리며 갔다고 합니다. 얼마나 어리석은 신부입니까?

여러분, 우리가 예수를 믿는다는 것은 신부가 가마를 타는 것과도 같습니다. 일단 가마를 타면 무거운 것은 다 내려놓아야 합니다. 우리가 예수를 믿고 난 이후에는 예수님께 우리의 모든 짐과 문제를 내려놓아야 합니다. 예수를 믿고 난 이후에도 계속 염려하고 근심하고 번민하는 것은 가마타고 요강을 이고 가는 어리석은 신부와 같습니다. 부디 여러분의 모든 문제와 무거운 짐을 예수님께 맡겨, 예수님이 여러분을 섬길 수 있는 기회를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어떻게 해야 예수님이 우리를 섬길 수 있는 기회를 드리겠습니까?

그 두 번째 방법은 예수님이 주시는 떡과 잔을 받고, 예수님의 살과 피를 받는 것입니다. 이것이 오늘 우리가 세 번째로 들어야 할 말씀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섬기시려고 세상에 오셨습니다. 특히 자신의 살과 피를 우리에게 주시기까지 우리를 섬기셨습니다. 본문 28절에서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 물로 주려 함이니라.”는 말씀대로, 예수님은 자신의 살과 피를 우리의 구원을 위하여 주셨습니다.

예수님은 친히 말씀하셨습니다. “내 살은 참된 양식이요, 내 피는 참된 음료로다.” “인자의 살을 먹지 아니하고, 인자의 피를 마시지 아니하면 너희 속에 생명이 없느니라.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자는 영생을 가졌고, 마지막 날에 내가 그를 다시 살리리라.”

이 말씀대로 예수님은 십자가상에서 살을 찢기시고 피를 흘리셨습니다. 이 사실이야 말로 예수님이 우리를 섬기신 가장 아름답고 확실한 증거입니다. 여러분, 누가 누구를 섬긴다고 할 때에 자신의 생명까지 바쳐 섬기는 사람이 얼마나 됩니까? 자녀가 부모를 섬긴다고 하지만 부모대신 죽으면서까지 섬기는 사람이 몇이나 됩니까? 자신의 살과 피를 희생하면서까지 남을 섬기는 것은 섬기는 일 중에 가장 아름답고 가장 위대한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자신의 목숨을 우리에게 주시기까지 지극한 사랑으로 우리를 섬기셨습니다.

성탄절에 우리는 성찬예식을 갖고자 합니다. 성찬식 때에 우리는 떡과 포도주를 받습니다. 떡은 우리를 위해 찢기신 예수님의 몸이요, 포도주는 우리의 죄를 용서하시려고 흘리신 예수님의 피를 의미합니다. 성찬식을 통하여 우리는 예수님께서 우리를 어떻게 섬기신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즉 우리를 구원하시려고 자신의 살과 피를 희생하시기까지 우리를 섬기신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성찬상의 주인은 집례하는 목사도 아니요, 참여하는 교인도 아닙니다. 성찬상의 주인은 예수 그리스도 자신입니다.  우리는 단순히 손님으로서 참여합니다. 예수님 자신이 자신의 살과 피를 우리에게 주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성찬을 감격과 감사와 기쁨으로 받아야 합니다.

예수님은 성찬식을 통하여 우리를 섬기십니다. 섬기는 것이 예수님의 기쁨입니다. 주시는 것이 예수님의 기쁨입니다. 사랑하는 자녀에게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주는 것이 어머니의 기쁨인 것과 같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예수님의 주시는 것을 기쁘게 받아야 합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예수님께 섬기는 기회를 드리는 것입니다. 우리는 섣불리 나서서 우리가 섬긴다고 떠들 것이 아니라, 먼저 예수님의 섬김을 받아보시고, 그 섬기는 비결을 예수님으로부터 배운 후에 남을 섬겨야 합니다.

 

본문을 통하여 마지막으로 들어야 할 말씀은 이제 우리도 우리를 섬기신 예수그리스도의 정신을 받들어 주님을 섬기고 다른 사람을 섬기는 자로 살아야 된다는 말씀입니다.

우리가 예수님으로부터 섬김을 받았으니, 우리도 예수님을 섬기고 다른 사람들을 섬겨야 합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의 짐을 대신 져주시고, 남의 염려와 고통을 다 맡아주시는 예수님의 정신으로 우리도 살아야 합니다.

요한일서 3:16에 보면 “그가 우리를 위하여 목숨을 버리셨으니 우리가 이로써 사랑을 알고, 우리도 형제들을 위하여 목숨을 버리는 것이 마땅하니라.”고 했습니다.

저 옛날 진젠돌프 (zinzendorf)백작은 “이 사람을 보라”는 십자가에 달린 그리스도의 그림을 보고 감동하여 명예도 지위도 재산도 다 버리고 주님을 위해서 전도하고 섬기는 일을 했다고 합니다. 오늘 우리도 하늘 영광의 보좌를 버리시고 세상에 오신 그리스도, 자신의 목숨을 대속의 제물로 바치기까지 우리를 섬기신 그리스도를 따라 섬기는 자가 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예수님께서는 섬김을 받기위해서가 아니라 섬기려고 세상에 오셨습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은 예수님께서 여러분을 섬길 수 있도록 예수님께 기회를 드려야 합니다. 섬기시는 것이 예수님이 세상에 오신 목적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여러분을 섬기기 원하십니다.

예수님께서 여러분을 섬기기 위해서는 먼저 여러분의 모든 짐과 문제를 예수님께 맡기는 것입니다. 그럴 때 예수님께서는 여러분의 마음에 안식과 평안을 주십니다. 다음으로 예수님께서 여러분을 섬기기 위해서는, 여러분이 예수님이 주시는 떡과 잔을 받고, 그의 몸과 피를 먹고 마시는 것입니다. 그렇게 해야 여러분의 영혼이 신령한 양식과 음료를 얻고, 여러분의 영혼이 살아납니다.

이렇게 하여 예수님의 섬김의 정신을 체험한 후에 우리는 예수님을 섬기고 이웃을 섬겨야 합니다. 특히 예수님께서 관심하셨던 가난하고 병든 자들, 힘없고 약한 자들, 소외되고 의지 할 곳 없는 자들, 억압받고 고통 받는 자들을 섬겨야 합니다. 금번 성탄절이 우리가 주님의 섬김을 받고, 우리가 주님을 섬기고 이웃을 섬기는 복된 계절이 되기를 바랍니다.


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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