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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잎은 쓰레기가 아니네 (1)

신솔문 (전북동노회,임실전원교회,목사) 2010-10-06 (수) 08:48 14년전 3293  

올해는 풍년이 들겠습니다. 이팝나무 꽃이 풍성하면 그렇다는데 교회 마당에 이팝나무가 활짝 피었었으니까요.


우리 교회 마당과 정원은 우리 교회의 얼굴로서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며 담 없는 교회의 ‘작은 광장’을 통해 열린 마음을 경험하고 있고, 걸개그림이나 갈릴리 기념석을 보면서 삶의 여유를 얻고 무의식적으로 그리스도의 향기에 젖어가고 있습니다.


교회 마당의 이러한 소중한 가치를 알기에 사람들이 얼굴에 신경을 쓰듯이 마당을 가꾸려고 노력하고 있는데요, 별 것은 아니고 오다가다 쓰레기 줍는 정도입니다.


잘 아시겠지만 같은 쓰레기라도, 줍는 사람을 배려한 것과 괴롭히는 것이 있습니다. 줍기 좋은 것이 전자이고 그렇지 않은 것이 후자이지요. 가장 고약한 쓰레기는 무엇일까요? 가끔 등장하는 아주 특별한 놈을 제외하면 그것은 종이가 아주 잘게 찢겨져 흩뿌려져 있는 것입니다. 평소 ‘집게 방식’에 익숙한 사람에게 순간적으로 큰 좌절을 주지요.


몇 주 전 어느 날 아침, 마당에 나가는 순간 이런 고약한 사태가 벌어져 있었습니다. 하얀 색 종이 같은 것이 광범위하게 흩뿌려져 있는 겁니다. 순간적으로 ‘해도 너무 한다’ 생각이 들더군요. 어찌 할까 심난한 눈빛으로 다가가다가 빙긋이 웃게 되고 마는데요, 알고 보니 그 ‘종이 조각’은 앞 건물의 나무에서 날아 온 “꽃잎”이었습니다. 그 때 마냥 기뻐서 중얼거린 말이 이것이었습니다.


“꽃잎은 쓰레기가 아니네”


이태백이나 두보의 시구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시적 표현이지만, 일상과 경건 생활의 관계를 온전히 설정하게 하는 혜안을 담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지난주에 흐드러지게 핀 이팝나무 꽃이 다 지었습니다. 그 떨어지는 꽃잎까지 즐겼었는데 그것들이 만나처럼 사라졌군요.


                                                   (2005. 5. 22)


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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