넛지(Nudge)란 말을 들어보셨습니까? 이 말은 시카고 대학의 로스쿨 교수인 리차드 탈러가 쓴 책의 제목입니다. 이 말의 사전적 의미는 “팔꿈치로 슬쩍 찌르다, 조금씩 밀다, 주의를 끌다, 자극하다”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Nudge란 팔꿈치로 슬쩍 찌르는 것처럼 부드러운 자극으로 상대방을 움직이는 방법입니다. 이 Nudge에 관심이 끌리는 이유는 지금 우리 사회의 모습이 너무 극단적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걸핏하면 양극단으로 치닫고 목숨 걸고 싸웁니다. 양극화와 타협 없는 충돌이 지금 우리 사회의 모습입니다. 상대를 부드럽게 자극하는 여유가 없습니다. Nudge를 쉽게 설명할 수 있는 예로 고속도로 공중화장실에 붙어 있는 글귀를 들 수 있습니다. 고속도로 화장실 남자 소변기 앞에는 “남자가 흘리지 말아야 할 것은 눈물만이 아닙니다”라는 글귀가 붙어 있습니다. 그것을 보는 순간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소변기에 한 발짝 다가서게 됩니다. 네델란드의 스키폴 공항의 남자화장실에는 소변기 중앙에 파리를 그려 넣어서 밖으로 튀는 소변의 양을 80%나 감소시켰다고 합니다. 모두 Nudge, 사람들을 부드럽게 자극한 예입니다.
그런데 우리 사회를 보면 아쉽게도 타협과 양보가 없이 죽기 살기로 자기 주장만 폅니다. 여야가 그러하고 남북이 그러하고 노사가 그러합니다. 그래서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기고 힘센 사람이 이기는 풍토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미성숙한 사회입니다. 스포츠의 세계에서도 100대 0이란 스코어로 이기면 그것은 부끄러운 승리입니다. 상대팀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는 승자의 횡포입니다. 그런데 오늘 우리는 스포츠에서도 완봉승을 추구하고 나아가 우리 모든 삶의 영역에서 100대 0을 추구합니다. 그러나 상대를 무력이나 힘으로 밀어붙이는 것보다 팔꿈치로 슬쩍 찌르듯이 부드러운 자극으로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 성숙한 것이고 세련된 것입니다. 좀 더 여유 있는 세상, 타협과 양보가 있는 세상이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