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시편 103편
조금 전 봉독한 말씀에 ’송축‘(頌祝)이라는 말이 자주 나옵니다. 주님을 높이고 기린다는 말입니다. 격식을 갖춘 말처럼 느껴지지만 의미적으로는 우리에게 친숙합니다. 비슷한 말이 ’찬양‘(讚揚), ’찬미‘(讚美)입니다. 흥미롭게도 노래 뉘앙스를 제거하면 ’송영‘(頌榮)도 ’찬송‘(讚頌)도 같은 말입니다.
찬양이나 찬송이 곧 노래이지 않습니다. 원래는 둘 다 주님을 높이는 것을 의미합니다. 노래로 송축할 때 ’찬송가(歌)‘라고 합니다. 마찬가지로 찬양이 곧 복음성가聖歌(복음송song)가 아닙니다. 노래로 찬양하는 것의 일종에 복음성가 부르기가 있는 것이지요.
찬양이라는 단어의 파생적 의미에 찬양곡이 있고 찬송이라는 단어의 파생적 의미에 찬송가가 있다는 것을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찬송의 본래적 의미를 잊지 말자는 것입니다. 그래야 노래의 한계에서 ’찬송‘이라는 단어를 자유롭게 할 수 있습니다. ’찬송의 박수‘나 ’찬송의 춤‘이라는 말을 할 수 있는 것이지요.
흔히 “주님께 감사와 찬양을 드립시다!”하는데요. 감사와 찬양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좁은 의미에서 감사는 주님이 베풀어주신 어떤 일에 대해 고마움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감사 행위도 궁극적으로는 주님을 높이는 행동입니다. 넓은 의미에서는 찬양 속에 포함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감사가 찬양의 원소 중의 하나이기 때문에 어떤 찬양은 감사함과 무관하게 표현될 수 있습니다. 감사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도 찬양(송축)은 드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결국에는 사랑이 남듯이 우리가 주님께 드리는 것 중에 결국 남는 것은 찬양(송축)입니다.
찬양(찬송)의 근본성과 포괄성 때문에 찬송가(찬양가/찬미가) 가사는 다양한 신앙적 주제들을 품을 수 있습니다. “송영”, “경배”, “찬양”을 물론이고 “기도와 간구” 등 다양한 신앙 주제들이 들어있습니다. 찬송가라고 해서 “찬송(찬양, 경배, 송축, 찬미, 송영)” 주제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신앙생활의 전반에 걸쳐있는 주제들이 찬송가 가사에 녹아 있습니다.
이번 주부터 새벽기도회 찬송가를 한 곡 더 늘렸습니다. 가사를 나의 고백으로 여기면서 찬송가를 통해 더욱 의미로운 새벽기도회 되기를 소망합니다.
[註]
(1) 오늘 새벽기도회 말씀새김입니다. 그동안 찬송가를 수도원 새벽예배처럼 무반주로 한 곡만 했었는데요. 이제 찬양반주기 사용하여 새벽에 맞게 음정도 내려 하고 어려운 곡도 가사 새기면서 한 곡 더 하려고 합니다.
(2) 성가대 명칭 대신 ’찬양대‘를 사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수십 년 전에 검토한 적이 있는데요. 큰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하고 저는 계속 성가대라고 합니다.
(3) “찬송”을 “찬송가” 의미로 사용하듯이 “송영”(頌榮)도 예배 시작과 끝에 부르는 예배곡 의미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입례송” 등은 “찬송가”처럼 “입례송가(頌歌)”의 약어로 보는 것이 적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