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firmation bias‘는 보통 ’확증 편향‘으로 번역됩니다. 심리 현상이기 때문에 심리학 같은 분야에서 다루지, 논리학의 오류론에서 다루지 않습니다. 과학철학(과학을 대상으로 하는 철학 분야)에서 Confirmation 용어는 중요한데 번역을 ’확인‘으로 하자는 의견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확증‘이라는 단어가 최종 결과를 연상시키기 때문에 일련의 심리적 과정을 놓치게 한다는 것이지요(영어에서 견신례를 뜻하는 단어입니다. 견신례가 신앙고백을 ’확인‘하는 절차이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어떤 사태를 이해할 때 단편적으로 파악하지 않고 사태 전체를 설명하는 모종의 가설을 사용합니다. 그리고 각자가 선호하는 가설이 있기 마련이지요. 그 사람에게 유력한 가설은 여러 가지 증거들을 만나면서 ”확인“(Confirmation) 절차를 밟는데 자신의 가설에 긍정적인 증거들만 관찰하고 수집하는 편파적이고 편향적인 성향이 인간에게 있다는 것입니다. ’편향된 관찰’이라는 번역이 이 점을 반영한 것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인공지능 분석대로 야당 대표가 확증 편향을 하고 있다고 지적하려면 이런 일이 있어야 합니다. ”야당 대표는 문제의 재판에 대한 기사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는데 그의 눈에는 다른 기사들만 보이고 이 재판에 대한 기사는 안 보입니다. 언론이 1/n로 이 재판에 대해서도 다루어주고 있는데 말입니다.“
인공지능이 잘못 짚고 있군요. 야당 대표가 주장하는 것은 기자들이 유력하다고 생각하는 유죄가설에 대한 부정적 증거가 나왔는데 이것을 왜 기자들이 외면하느냐는 것입니다. 흥미롭게도 이것이 바로 ”확증 편향“입니다. 이 주장이 오류로 둔갑한 것 같습니다.
연구에 의하면 판사들도 확증 편향의 실수를 많이 범한다고 합니다. 한번 유죄로 판단했으면 계속 그쪽으로 몰고 가기 쉽다는 것이지요. 문제의 재판에서 판사가 확증 편향을 하고 있다는 말은 아닙니다. 나머지 2개는 나중에 올리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