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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령 안의 그리스도인 ”

김거성 (경기북노회,구민교회,목사) 2024-06-20 (목) 10:38 24일전 48  




“ 성령 안의 그리스도인 

(5:1-21; 2:1-13; 14:15-31)

김거성 목사(구민교회)


실마리

 안녕하십니까? 오늘 함께 예배드리는 모든 교우들의 삶에 늘 주님의 평화가 가득하기를 빕니다.

이 시간에는 성령강림주일을 맞이하여 그 의미를 돌아보고자 합니다. 아울러 우리의 마음과 생각 가장 깊은 곳에 어떠한 궁극적 관심’(ultimate concern)이 자리잡고 있는지 살펴보면 좋겠습니다.

우리의 마음 가장 깊은 곳에 하나님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리고 이웃을 향해 다가가야 합니다. 그리하여 성령 안에서 살아가는 참다운 그리스도인이 되어야 합니다.

 가장 큰 계명

신약을 받아들이지 않는 유대교에서는 구약성서를 타나크(TaNaKh)라고 부릅니다. 이는 구약성서를 첫째로 T, 토라, 율(), 둘째로 N, 네비임, 예언자들, 그리고 셋째로 K, 케투빔, 성문서 이렇게 세 가지 부분으로 나누기 때문입니다.

22장을 보면 어떤 랍비가 예수께 선생님, 율법 가운데 어느 계명이 중요합니까?”라고 묻습니다. 여기 말하는 율법이란 율법서, 즉 창세기, 출애굽기, 레위기, 민수기, 신명기 등 다섯 권의 책, ‘오경또는 모세 오경이라 부르는 책들을 말합니다.

예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셨습니다: “'네 마음을 다하고 네 목숨을 다하고, 네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여라' 하셨으니, 이것이 가장 중요하고, 으뜸가는 계명이다. 둘째 계명도 이것과 같은데 '네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여라' 한 것이다. 이 두 계명에 모든 율법과 예언자들의 본뜻이 달려 있다.”(22:37-40) 이렇게 구약성서 전체를 요약 정리해 주신 것입니다. 다른 곳에서는 모세와 예언자, 또는 모세의 율법과 예언서와 시편 등으로 구약을 표현하기도 합니다.(16:29,31; 24:27,44; 1:45) 어쨌거나 구약의 가장 핵심적 가르침은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입니다.

예수께서 이렇게 말씀해 주신 내용이 바로 오늘 구약 본문인 신명기 5장에 있는 십계명의 요약입니다.

 하나님 사랑?

하나님을 사랑한다는 표현은 간단하지만, 그 내용은 그렇지 않습니다. 많은 사이비 집단들이 하나님의 위치에 그 교주를 내세웁니다. 자신이 성부, 성자, 성령 중 성령 하나님이라는 자도 있습니다. 어떤 의미에서 목사는 교인들에게 '교주'가 되어야 한다는 자도 있습니다. 이런 권위를 내세우며 권력을 누리고, 돈을 쓸어담고, 온갖 호사를 누립니다. 거기에 그루밍 성범죄까지 한몫합니다.

이단이 아니라 하더라도, 실제로는 부와 권력, 부귀영화를 가장 궁극적인 관심으로 삼으면서 무늬만, 껍데기로만 신자인 척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나 이런 것들은 하나님 사랑과 무관합니다. 아니 하나님을 거스르며 배반하는 일일 뿐입니다.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저는 성서 다음으로 신동엽 시인의 시들을 좋아했습니다. 1980년대 초에는 그의 시집을 끼고 살다시피 했습니다. 신동엽 시인은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라는 시에서 이렇게 노래합니다.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누가 구름 한 송이 없이 맑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네가 본 건, 먹구름

그걸 하늘로 알고

일생을 살아갔다.

 

네가 본 건, 지붕 덮은

쇠 항아리,

그걸 하늘로 알고

일생을 살아갔다.

 

닦아라, 사람들아

네 마음속 구름

찢어라, 사람들아,

네 머리 덮은 쇠 항아리.

 

아침저녁

네 마음속 구름을 닦고

티 없이 맑은 영원(永遠)의 하늘

볼 수 있는 사람은

 

외경을

알리라

 

아침저녁

네 머리 위 쇠 항아릴 찢고

티 없이 맑은 구원의 하늘

마실 수 있는 사람은

 

연민(憐憫)

알리라

 

차마 삼가서

발걸음도 조심

마음 조아리며.

 

서럽게

아 엄숙한 세상을

서럽게

눈물 흘려

 

살아가리라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누가 구름 한 자락 없이 맑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이 시에서 신동엽 시인은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라고 문제를 제기합니다. 충남 부여에 있는 신동엽문학관 관장인 김형수 시인에 따르면, 이 시가 나오게 된 스토리가 있다고 합니다. 어쨌거나, 여기서 시인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스스로 모든 것을 깨우쳤다고 하지만 실상은 먹구름과 쇠 항아리라고 하는 선전과 선동, 이데올로기로 물들어 있는 우리 생각, 그리고 거기에 안주하며 탐욕에 찌들어 있는 우리 시대의 거짓 의식 아닐까요? 마치 니들이 게맛을 알어?”라는 광고 카피처럼 말입니다.

그러므로 여기 나오는 아침저녁 / 네 마음속 구름을 닦고 / 티 없이 맑은 영원(永遠)의 하늘 / 볼 수 있는 사람이 알 수 있는 외경(畏敬)’이란 두려워하며 공경하는 것 아닙니까? 신학적 용어로 말하면 영성, 하나님 사랑이라고 하겠습니다. 진정으로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은 하나님 앞에 자신의 부족함을 내어놓고 조용히 무릎을 꿇는 일입니다.

 이웃 사랑?

 이웃을 사랑한다는 표현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범위를 스스로 정합니다. 어떤 경우에는 가족, 또는 교회 테두리 내로 그 사랑의 대상은 한정됩니다. 그리고 자신이 임의로 정한 범위 밖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든 상관하지 않습니다. 아니 출신지, 연령, 학력, 피부색, 빈부, 지위, 또는 결혼 여부, 성적 지향 등을 이유로 상대방을 멸시하고, 차별하고, 박대하면서 스스로 진정한 그리스도인이라 자처하기도 합니다. 진정한 의미의 공감이 없습니다.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라는 시에서 첫 번째의 외경과 함께 아침저녁 / 네 머리 위 쇠 항아릴 찢고 / 티 없이 맑은 구원의 하늘 / 마실 수 있는 사람이 알 수 있는 연민이란 시어가 나옵니다. 이를 달리 표현하면, 공감, 이웃 사랑, 연대성, 영어로는 empathy, solidarity라 생각합니다. 그 외경과 연민이 마음 깊은 곳에 자리잡고 실천한다면 그것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께서 요구하신 율법 정신의 구현이라 하겠습니다.

 

김민기, “아하 누가 그렇게

 얼마 전 "학전 그리고 뒷것 김민기"라는 SBS 다큐멘터리 등을 통해 작곡가이며 가수인 김민기 씨의 근황이 전해졌습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한동안 잊고 있었던 그의 삶을 다시 알 수 있었습니다.

그의 노래 가운데 <아하 누가 그렇게>(1971)가 있습니다. 저는 그 낮은 목소리로 부르는 이 노래 가사에 그의 삶의 관심과 지향이 녹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연에서 이렇게 노래합니다: “아하 누가 푸른 하늘 보여주면 좋겠네 / 아하 누가 은하수도 보여주면 좋겠네 / 구름 속에 가리운 듯 애당초 없는 듯 / 아하 누가 그렇게 보여주면 좋겠네이 가사를 신동엽 시인의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와 대비시켜 이해하면 어떨까 생각해 봅니다: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 누가 구름 한 송이 없이 맑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신앙적으로 해석하면 이 첫째 연은 사람과 하나님과의 관계를 노래한다고 하겠습니다.

이어지는 둘째 연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노래합니다: “아하 누가 나의 손을 잡아주면 좋겠네 / 아하 내가 너의 손을 잡았으면 좋겠네 / 높이 높이 두터운 벽 가로놓여 있으니 / 아하 누가 그렇게 잡았으면 좋겠네.”

셋째 연은 어떤 내용일까요? 바로 사람과 자연과의 관계입니다. “아하 내가 저 들판에 풀잎이면 좋겠네 / 아하 내가 시냇가에 돌멩이면 좋겠네 / 하늘아래 저 들판에 부는 바람 속에 / 아하 내가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네.”

자연에 대한 인간의 책임은 이웃에 대한 책임을 시간적으로 확대한 것과 다름 없습니다. 우리들의 탐욕을 채우기 위해 자연을 훼손, 파괴한다면, 이는 미래 이웃들에 대한 책임의 방기에 해당합니다. 특히 기후변화에 대한 전세계적인, 그리고 국가와 기업, 개개인의 책임을 다시 새겨야 합니다. 기후변화대응지수라는 인덱스가 있습니다. 67개 주요국을 평가한 결과 우리나라는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아랍에미레이트연합 등 산유국 셋을 제외하고는 최하위인 64위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미래 이웃들의 생존권 문제 아닙니까? 저 들판의 풀잎이나 시냇가의 돌멩이와 자신을 동일시할 정도로 자연에 대한 책임을 새겨야 합니다.

제 해석으로는 김민기의 <아하 누가 그렇게> 노래에 담긴 주제들이 이처럼 성서의 기본적 관심들과 상통합니다. 그래서 그는 지금까지 돈 안되는 일을 해온 것 아닐까요? 김민기 대표의 암 투병을 응원합니다.

 

성령 안에서

 오늘 요한복음서는 예수께서 우리와 영원히 함께 계실 보혜사 성령을 보내주시도록 아버지께 구하실 것을 말씀하십니다. 진리의 영이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시도록 하시려는 뜻입니다. 우리가 성령 안에 있으면, 예수 그리스도의 계명을 지킬 수 있습니다.

오늘 읽은 사도행전 2장이 그처럼 성령 안에 있는 초대교회 공동체의 모습을 잘 그려주고 있습니다. 하나님처럼 되고자 했던 바벨탑 사건으로 흩어졌던 인류가 성령 안에서 다시 하나가 됩니다. 그리고 각자 태어난 지방의 말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듣고 또 전하게 되었습니다.

오늘 우리도 그 성령의 능력을 받아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해 받은 사람들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제 우리 모두가 성령 안에 사는 참다운 그리스도인이 되어야 합니다. 바르게 깨닫고 힘차게 실천하는 공동체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라 하신 하나님의 계명을 지켜나가고, 이를 통해 하나님 나라를 실현하는 일에 앞장서 나가는 모든 그리스도인들 되기를 간절히 축원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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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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