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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스턴형(型)

신솔문 (전북동노회,임실전원교회,목사) 2024-07-25 (목) 08:30 9개월전 201  



1.

요즘 <MBTI>라는 성격유형 검사가 유행하면서 ‘무슨 형’이라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이전에는 혈액형(型)이나 “햄릿형(型)과 돈기호테형(型)” 정도였었는데요.

하지만 뇌과학과 생명과학이 발달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모범으로 여겨야 할 인간 유형은 랭스턴형(型)입니다.

2.

랭스턴(Raymond Langston)은 미국 드라마 “CSI: 과학수사대”에 나오는 수사관입니다. ‘소도둑놈’처럼 생겼지만 외과 의사이자 병리학자, 법의학자입니다. 흥미롭게도 서울이 고향입니다. 아버지는 주한 미군이고 어머니는 한국 여인이었지요.

한때 주요 임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이는 그의 아버지는 제대 후에 자신을 잘 통제하지 못합니다. 알코올중독이면서 공격성이 강했습니다. 랭스턴은 이러한 아버지의 학대를 받으며 자랍니다. 하지만 그는 아버지의 모습을 수동적으로 학습하지 않고, 반면교사로 삼습니다. 탈옥한 연쇄살인범을 체포한 후 수사기관으로 압송하지 않고 다시 풀어준 후 격투로 처단하면서 랭스턴은 살인범의 귀에 이렇게 속삭입니다. “나도 너처럼 옆방에서 아버지가 어머니를 때리는 소리를 들으며 자랐다. 하지만 그때마다 책상에다 이렇게 썼지. ‘나는 저렇게 살지 않겠다’. 연쇄살인범이 된 것이 환경 탓이라는 핑계를 대지 말라는 것이지요.

의대에 진학하기 전, 랭스턴은 자신에게도 아버지의 공격적인 성격이 있다는 것을 성찰한 것으로 보입니다. 면접에서 왜 의사가 되려고 하느냐는 질문에, 준비해놓은 답변 대신 솔직한 고백을 합니다 - “의사로 남을 도울 때는 남을 해치지 않을테니까요”. 자신의 공격성이 발현되지 않게 하는 환경이 의술이라고 여겼던 것이지요. 의사가 되어서는 유전자 검사도 해본 것 같습니다. 아버지와 자신에게 “공격성”를 갖게 하는 유전자가 있음을 알게 됩니다.

연쇄살인범(유죄 판결 후 수감 되었다가 탈옥했으나 다시 랭스턴에게 잡혀 죽게 됨)이 법정에서 자신이 특정 유전자와 가정 폭력의 피해자라고 강변하자 랭스턴은 증인석에 나와 이렇게 말합니다. “저도 피고와 같은 유전자를 가지고 있고 피고와 비슷한 환경에서 자랐습니다”.

3.

뇌과학(신경과학)과 생명과학에 의하면 우리 인간의 삶은 유전자나 뇌의 활동에 근본적인 영향을 받습니다. 지금 행동에 영향을 주는 아주 먼 과거의 트라우마를 파악했을 때 그 후유증을 조절할 수 있듯이, 우리의 삶을 ‘배후조종’하는 이러한 요인을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우리 삶이 이것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다양한 ‘환경’ 요인이 무시할 수 없는 변인(변수)이 되며, 심지어 환경을 통해 뇌나 유전자가 변화되기도 합니다.

이 원리를 알고 자신의 삶을 가꾸어가는 새로운 인간형이 바로 “랭스턴형(型)”입니다.

[註]

(1) 7월 14일 주일 말씀새김에 있는 일부 내용입니다.

(2) 랭스턴의 발언이 정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의미는 맞고요.

(3) 이 내용은 “결정론/자유의지론”이라는 철학의 오래된 논쟁과 관련 있고, <심리철학>에서 파생된 쟁점에서 다루어지곤 합니다. 매우 묵직한 주제입니다.

(4) “중독”에 맞서는 초기 대처는, 하고 싶은 것이 “나의 소망”이 아니라 “뇌의 메커니즘”이라는 것을 “인지”하는 것입니다. 요즘 젊은이들에게 나타나는 심각한 현상이 “도박중독”과 “마약중독”입니다. 입문하기가 어려웠던 옛날과 달리, 스마트폰을 통해 삐끗하면 중독의 미끄럼틀로 떨어집니다. 사역자들이 가끔 예방주사를 놓아야 합니다.

(5) 선(禪)불교의 수행 방식이 랭스턴형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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