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이가 들면서 제가 발견한 현상 하나는, 옛날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주어서 ’영원‘할 것 같은 이야기도 세월이 흐르면 사람들에게 잊혀진다는 것입니다. 검색으로 찾아내기 쉽지 않다는 것이 그 방증(傍證)이겠지요.
영문학자 장영희교수님이 소개한 그런 이야기를 겨우 찾아내 나눕니다.
샌프란시스코에는 다리가 많은데 샌프란시스코 시내에 직장을 둔 사람이 차를 타고 다리를 건널 때 1달러가량의 통행료를 내야 한다. 가끔씩, 크리스마스나 추수감사절 같은 명절날, 어떤 때는 무슨 특별한 날이 아닌데 재미있는 일이 벌어진다고 한다. 톨게이트에서 어떤 기분 좋은 운전자가 2달러를 내면서 “내 뒷사람 것까지요” 하고 가면 징수원이 뒤차 운전자에게 “앞차가 내고 갔어요”라고 말한다. 뒤차 운전자는 자신이 준비했던 1달러를 내면서 “그럼 이건 내 뒷사람 겁니다”라고 말한다. 그래서 때로는 하루 종일 “내 뒷사람 겁니다”가 이어진다는 것이다. 한 사람이 시작한 선의가 릴레이식으로 다음 사람에게 전달되고, 똑같이 1달러를 내면서도 꼭 내야 하는 통행세가 아니라 내가 주는 선의의 표시가 되고, 그래서 “내 뒷사람 겁니다”라고 말하는 사람마다 얼굴에 밝은 미소를 짓는다는 말이었다.
2.
한 사람의 선의가 릴레이로 이어지면서 그 다리를 지나는 운전자들에게 준 것은 “생기”(生氣) 아닐까 싶습니다. 답답한 일상에 잠깐이나마 숨통을 터주는 것이지요. “refresh” - 다시 신선해졌다고 할까요?
이러한 역할을 한 사람이 오늘 본문(빌레몬서 1:4-7, 새번역)에 나오는 빌레몬입니다. 상당수의 영어 성경에서 마지막 절의 ’생기‘ 부분을 ’refresh’로 번역하고 있습니다.
나는 기도할 때마다 그대를 기억하면서,
언제나 나의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나는 주 예수에 대한 그대의 믿음과
모든 성도에 대한 그대의 사랑에 관하여 듣고 있습니다.
그대의 믿음의 사귐이 더욱 깊어져서,
우리 안에 있는 모든 선한 일을 그대가 깨달아
그리스도께 이르게 되기를 나는 기도합니다.
형제여, 나는 그대의 사랑으로 큰 기쁨과 위로를 받았습니다.
성도들이 그대로 말미암아 마음에 생기를 얻었습니다.
3.
살아온 날들을 뒤돌아보면 우리 주위에서 생기를 주었던 빌레몬 같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숨 막히는 일상에서 지금 그런 역할을 하시는 분들도 계시고요. 예수님부터 시작한 ‘생기 릴레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셔서 생기 누리고 생기를 주는 성도 여러분되기를 소망합니다.
[주] 오늘 새벽기도회 말씀새김입니다.